무제

쓰니2022.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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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이 어설픈 때
그리하여 모든 것들을 서서히
문을 열고 자비할때

아무도 모르게 아주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게 아주아주 조심히
허나, 실속은 빛보다 빠르게
정신없이 내 마음을 헤집으며
폭, 하고 살며시 녹아들어왔다.

그것은. 달콤하고도 간지러운 봄날의 바람 같기도,
어스름하고 씁쓸한 온 세계를 휩쓸고 다니는 태풍 같기도 하였다.

그 고요하고도 달콤한, 말랑말랑하고 짧은 밤이
훅, 불면 남은 자리에는
씁쓸하고 텁텁한 저릿함을 가진 태풍만이 남겨져
내 몸 구석구석을 휩쓸고 다니었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 아주 달콤하고 씁쓸한,
봄 한 접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