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울면서 사과하네요

쓰니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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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십대 청소년입니다. 엄마랑 일이 있었는데 조언 듣고 싶어서 글 써봐요.
상처되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많이 맞기도 맞았어요. 등교준비할 때 맞아서 학교가서 하루종일 울고 집어던진 물건에 맞고 주먹으로 배랑 얼굴도 맞아보고...
어릴 때는 평범하게 등짝이나 손바닥 같은 데를 때리다가 어느 순간 때리는 부분이 달라졌어요. 머리채도 잡히고 주먹으로 막 두들겨 맞은 일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요.
한두번도 아니고 꽤 흔하게 맞았어요.
근데 올해 들어서는 더 자주 싸우거나 맞고 욕설도 들으면서 진짜 반년정도 매일 울고 자살시도도 해보고 그냥 내일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매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엄마가 진짜 너무 싫고 좋았던 감정이 싹 사라지면서 맞을 때마다 저도 막 악담을 퍼부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엄마가 너무 혐오스러웠고 끔찍했어요. 맞을 때 전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감이 너무 비참했고 그럴 때마다 죽고 싶은 충동이 계속 들었던 거 같아요.
아빠한테도 몇 번 말해 봤는데 그냥 방관하시다가 나중엔 귀찮아하는 거 같아서 말하기가 꺼려졌어요.
무엇보다 보수적인 분이라 그런지 훈육하다 보면 좀 때릴 수도 있지 다 니 잘못이야 라고 말하는 거에도 상처 많이 받았어요.
엄마는 아빠한테 맨날 제 험담만 하시고...그래서 그냥 될 대로 되라 자포자기 심정이 됐던 거 같네요.
그러다가 최근에 상담도 받고 좀 쉬고 그러면서 요즘은 꽤 괜찮아졌어요.
근데 아직도 엄마랑 한 공간에 있으면 무섭고 엄마랑 관련된 화제로만 이야기하면 눈물이 나고 문 쾅 여는 소리, 이쪽으로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만 들려도 화들짝 놀라네요...

그래서 성인되면 바로 독립해서 집 나가자, 그때까지만 버티자 다짐하면서 버티는 중이었어요.

아무튼 엄마랑은 형식적인 인사만 하는 안 좋은 사이인데 최근에 갑자기 저한테 제가 생각나서 샀다고 간식도 주고 어투도 묘하게 친절해지고...그래서 전 저한테 잘해준다고 득 될 것도 없는데 왜 이러나 생각했어요.

사실 불안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엄마랑 관계가 개선될 거 같아서 좋았던 거 같아요. 동시에 조금 잘해준다고 이렇게 마음이 금방금방 바뀌는 제가 너무 싫었어요.

근데 오늘 갑자기 할 말이 있다고 방에 들어가자고 하더니 그동안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잘못한 게 이제야 눈에 보인다면서 잘못했다고 무릎 꿇고 사과하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복잡해졌어요. 사과 받아주고 싶긴 한데 엄마한테 그렇게 상처도 많이 받고 그렇게 아팠는데 다시 가깝게 지낼 엄두는 도저히 안 납니다.

사과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 할까요?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미처 생각 못한 부분도 많을 거 같네요. 조금만 상냥한 댓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