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에 의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말 외에는 해 본 적이 없었음. 대화란 걸 해 본 적이 없음.
필요한 말이 끝나면 대화가 없어서 집에 적막해 냉장고 소리가 크게 들렸음.
다쳐도 괜찮니?라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화만 버럭 내고 약 바르고 병원 데려가고 밥 먹고.
농담이 뭔지 장난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었음.
안 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음.
당연히 친구도 없고 뭐가 잘못된 것 같았지만 스스로 알아내기가 힘들었음.
다행히 공부는 그럭저럭 했음. 교과서에 나오는 말을 이해하는 건 문제없었음.
하지만 학교를 다녀와도 내게 뭘 물어보는 법이 없었고 친구랑 싸워도 잘잘못을 가려주는 법도 없었음.
그저 필요한 말은 했지만 친구랑 놀기 위해 말을 거는 법도 모르고, 대답하는 법도 몰라 늘 혼자 지냄.
그렇게 지내다 조금 크고 나서는
반에서 친구들이 떠드는 말들을 하나씩 귀담아 들으며 외워 나감.
사람에게 뭘 물어볼 때는 너 ~ 어떻게 하는지 알아?라고 물어보고, 부탁할 때는 ~ 할 줄 알아? ~ 좀 해 줄래?라고 물어보고, 다친 친구에게는 괜찮아? 라고 물어보고. 등 말하는 법을 곁눈질로 들어가며 하나씩 익혔음. 대답할 때는 어 나도 좋아 또는 아니 미안 안 될 것 같아.
명절에 먼 친척들이 집에 와서 하는 말도 외워놨다가 활용함. 오랫만에 보면 잘 지냈니?라고 말하고, 키가 많이 컸네, 예뻐졌네, 뭘 잘하는구나, 등 "칭찬"이라는 것도 알아두고.
농담같겠지만 진짜임.
집에서는 말을 배울 수 없으니 학교에서 밖에서 귀에 들리는 말들을 외워서 써 먹고 활용하고 했음. 반복되는 것을 활용하는 건 쉬웠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데는 누군가 말하는 걸 들어야 가능했기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음.
겨우겨우 기본적인 말을 하는 법을 알아갔지만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법은 너무나 어려움.
그 중 힘든 건 "병원 가기" 였는데 접수처에 가선 뭐라고 말하지? 그냥 이름 말하면 되나? 내 증상은 뭐라고 설명하지? 수 백번 대사를 머릿 속으로 고민해 만든 다음에야 병원을 방문 했음. 하지만 늘 돌발상황은 있는 법. 접수처 직원이 나를 보고도 아무 말을 안 하는데 어쩌지? 뭐라고 말을 하지? ...
이것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남들이 뭐라고 묻고 답하는지 보고 외웠음
그런 식으로 외우고 반복해 어느 정도 말은 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겪으면서 익혀나가야 할 말들은 많이 남았음
현재 힘든 것들은 옆사람이 아무 말이 없으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름. 늘 누가 먼저 말을 시작하면 그에 따른 호응만 했음. 하지만 늘 그럴 순 없지 않음. 기껏 말을 꺼내봐야 밥 먹었어? 뭐해?등 단답형 질문 밖에 못하고, 무슨 말을 꺼내야 대화가 이어지는지 모르겠음. 책을 찾아보면 공통관심사를 꺼내라, 가벼운 얘기를 꺼내라 라고만 되어 있지, 유아 가르치듯 ~라고 말하세요하고 대사 까지 써 있는 건 아니라서, 책 내용이 이해는 가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장을 내뱉어야 하는지 내게 너무 어려움.
옆 사람이 말이 없으면 적막해짐. 단답형 질문 말고 내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음. 대화라는 흰 도화지에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음. 머릿속으로 온갖 주제들이 떠다니지만 어떻게 말을 시작하고 이어나가야 할지 몰라 말을 못함.
또 하나는 화가 날 때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음 마음 속으로 화가 나는데 그렇다고 곰처럼 소리만 지를 순 없잖음.
뭐야?!!라고 해야 할지 너 뭐라고 했어!!라고 해야 할지 그냥 야!!라고 해야 할지... 그 때 그 때 나와야 할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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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어라, 약발라라 등 명령형의 말들 뿐이고,
필요에 의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말 외에는 해 본 적이 없었음. 대화란 걸 해 본 적이 없음.
필요한 말이 끝나면 대화가 없어서 집에 적막해 냉장고 소리가 크게 들렸음.
다쳐도 괜찮니?라고 물어보는 게 아니라 화만 버럭 내고 약 바르고 병원 데려가고 밥 먹고.
농담이 뭔지 장난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고 본 적도 없었음.
안 그래도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음.
당연히 친구도 없고 뭐가 잘못된 것 같았지만 스스로 알아내기가 힘들었음.
다행히 공부는 그럭저럭 했음. 교과서에 나오는 말을 이해하는 건 문제없었음.
하지만 학교를 다녀와도 내게 뭘 물어보는 법이 없었고 친구랑 싸워도 잘잘못을 가려주는 법도 없었음.
그저 필요한 말은 했지만 친구랑 놀기 위해 말을 거는 법도 모르고, 대답하는 법도 몰라 늘 혼자 지냄.
그렇게 지내다 조금 크고 나서는
반에서 친구들이 떠드는 말들을 하나씩 귀담아 들으며 외워 나감.
사람에게 뭘 물어볼 때는 너 ~ 어떻게 하는지 알아?라고 물어보고, 부탁할 때는 ~ 할 줄 알아? ~ 좀 해 줄래?라고 물어보고, 다친 친구에게는 괜찮아? 라고 물어보고. 등 말하는 법을 곁눈질로 들어가며 하나씩 익혔음. 대답할 때는 어 나도 좋아 또는 아니 미안 안 될 것 같아.
명절에 먼 친척들이 집에 와서 하는 말도 외워놨다가 활용함. 오랫만에 보면 잘 지냈니?라고 말하고, 키가 많이 컸네, 예뻐졌네, 뭘 잘하는구나, 등 "칭찬"이라는 것도 알아두고.
농담같겠지만 진짜임.
집에서는 말을 배울 수 없으니 학교에서 밖에서 귀에 들리는 말들을 외워서 써 먹고 활용하고 했음. 반복되는 것을 활용하는 건 쉬웠지만 새로운 걸 배우는데는 누군가 말하는 걸 들어야 가능했기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음.
겨우겨우 기본적인 말을 하는 법을 알아갔지만
여전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법은 너무나 어려움.
그 중 힘든 건 "병원 가기" 였는데 접수처에 가선 뭐라고 말하지? 그냥 이름 말하면 되나? 내 증상은 뭐라고 설명하지? 수 백번 대사를 머릿 속으로 고민해 만든 다음에야 병원을 방문 했음. 하지만 늘 돌발상황은 있는 법. 접수처 직원이 나를 보고도 아무 말을 안 하는데 어쩌지? 뭐라고 말을 하지? ...
이것도 병원에서 기다리는 시간에 남들이 뭐라고 묻고 답하는지 보고 외웠음
그런 식으로 외우고 반복해 어느 정도 말은 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겪으면서 익혀나가야 할 말들은 많이 남았음
현재 힘든 것들은 옆사람이 아무 말이 없으면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름. 늘 누가 먼저 말을 시작하면 그에 따른 호응만 했음. 하지만 늘 그럴 순 없지 않음. 기껏 말을 꺼내봐야 밥 먹었어? 뭐해?등 단답형 질문 밖에 못하고, 무슨 말을 꺼내야 대화가 이어지는지 모르겠음. 책을 찾아보면 공통관심사를 꺼내라, 가벼운 얘기를 꺼내라 라고만 되어 있지, 유아 가르치듯 ~라고 말하세요하고 대사 까지 써 있는 건 아니라서, 책 내용이 이해는 가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문장을 내뱉어야 하는지 내게 너무 어려움.
옆 사람이 말이 없으면 적막해짐. 단답형 질문 말고 내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음. 대화라는 흰 도화지에 뭘 그려야 할지 모르겠음. 머릿속으로 온갖 주제들이 떠다니지만 어떻게 말을 시작하고 이어나가야 할지 몰라 말을 못함.
또 하나는 화가 날 때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음 마음 속으로 화가 나는데 그렇다고 곰처럼 소리만 지를 순 없잖음.
뭐야?!!라고 해야 할지 너 뭐라고 했어!!라고 해야 할지 그냥 야!!라고 해야 할지... 그 때 그 때 나와야 할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함.
말하는 것에 대화하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고 싶음.
나 같은 사람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