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버리기

2023.01.11
조회1,325

안녕 오빠
우리 헤어진지도 이제 딱 두 달이 되어가네.

나이도 찰만큼 찬 두 사람이 참 열정적으로 만났어 우리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더는 못할 것 같은데
그 때 그 열정이 문제였을까, 이별조차 빠르게 다가왔지.

사실 나는 아직도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
그 일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어 결국 이별까지 했어야 했던걸까
그 이유를 모르니까 지금껏 날 차단하고 한번을 돌아보지 않는거겠지만

한 동안 많이 힘들었어.
왜 고작 두달도 못채우며 짧게 만난 사람을 쿨하게 놓지도 못하고
궁금해하며,
수많은 재회영상을 보며 기대도 해보고 좌절도 하고
심지어 만난시간보다 헤어지고서 더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이러고 있는지 내 스스로가 한심하더라

솔직히 오빠가 한 번은 연락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갖다가
이제 오빠는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고 내맘대로 단정짓고,
나와 연애할때보다 더 열정을 다해 만나고 미래를 꿈꾸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제서야 난 진짜로 이별을 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애매하게 굴지 않고 단호하게 차단 풀지 않고 지내줘서 고마워
덕분에 나도 술김에라도, 감성이 과한 날에도 연락해버리는 실수를 요만큼도 할 마음이 들지조차 않더라, 너무 무서웠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든 오빠 마음을 아프게 했겠지
오빠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그럼에도 끝까지 배려해주려고 노력했던 거 알아
그래서 지금은 원망이나 미움보다는
오빠가 한 때 내게 좋은 추억과 영향을 남겨준 사람이라 고마워

그동안 오빠의 연락처와 카톡 말고는 못지우고 있던 사진들까지 아쉽지만 오늘 전부 다 지우려고 해. 후회하더라도 그러려고.

이제서야 놔줘서, 오빠의 뜻을 존중해주지 못해서 미안했어
그러고보니 내가 제대로 된 사과도 못했더라
그래도 연락이 반갑지 않을 것 같아서, 이렇게 인사하고 가.

나는 사실 내 꿈도, 그 꿈을 위해 노력해온 게 너무 소중해서 그 동안 정체하고 있던 노력을 뒤쳐진 만큼 얼른 따라 잡아야해서
이제 뒤를 돌아볼 여유가 조금도 없을 것 같아.

오빠 말대로 둘다 중요한 시기라서
함께 하기엔 둘다 너무 자존심이 센 사람들이라서
대신에 그 짧았던 기억으로 양분으로 삼아 더 치열하게 살아보려해.
더 힘들어지기 전에 빠르게 결단 내려준 오빠한테 다시한번 고마워. 그럼 정말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