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나

OZ2023.01.15
조회5,126

안녕하세요.

 

1974년생은 여전히 40대 가테고리인가요? 아니면 50대 가테고리로 가야하나요?

 

얼핏 뉴스보니 2023년 중반부턴 생일까지 따져서 나이를 계산한다는 이야길 들은거 같아서요.

 

하여튼...

 

나이(age) 이야기가 나의(my) 고민과 같아요.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1인 여기에 있습니다.

  

1974년생이고 미혼이고, 지방 광역시 근교의 읍단위 시골에서 직장을 다니며 삽니다. 지금보다 더 젊은 시절에 더 나은 직장으로의 이직도 못(and/or 안)했고 아무래도 이렇게 있다가 나의 첫 직장이자 마지막 직장으로서 은퇴할 것 같아요. 그냥 조용히 제 업무나 잘 하다가 은퇴해야겠다는 생각합니다.

 

 

 

갑작스러운 체력 저하와 수면장애

 

거의 지난 10년간 일정한 체중을 유지했고 잠도 잘 잤습니다. 176cm에 73kg. 지금도 그 키와 몸무게는 여전하지만 근육이 녹아 지방으로 변하는거 같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회사만 다녀도 만성적인 피로에 너무 힘드네요. 이 병원, 저 병원, 대학병원 다 가봐도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혼자 사는 집인데도 엉망으로 변했습니다. 배민으로 음식 시켜먹고 치울 힘도 없어서 식탁 옆 바닥에 플라스틱 용기가 쌓입니다. 바닥에 내팽겨쳐진 채 일주일씩 쌓여 더 이상 바닥을 밟고 다닐 공간이 없어져야 버립니다. 세탁은 속옷이나 수건이 옷장 바닥을 드러내야 합니다. 갯수 헤아려보지 않았지만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확실한건 근래 2년간 세탁의 최소 주기는 한 달 이상이었던것 같습니다. 잠이 많고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라고 핀잔듣던 제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여 2년전부터 1년간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먹었습니다. 그 사이에 큰 차도가 없자 의사선생님은 항우울증 약까지 처방하길래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즉시 약을 완전히 끊고 오직 운동과 생활리듬조절로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한 번씩은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근력손실에 의한 체력저하와 수면장애가 복합적으로 얽혀 저의 생활은 단 2년만에 완전히 황폐화 되어버린거 같습니다. 3년 전만해도 이런 삶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자기 자신에 관해 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건만 한 순간에 무너진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지난날의 삶의 패턴을 회복해보려 하지만 도무지 안됩니다.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신체에 적응하여 새로운 삶의 패턴을 생성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쉽지 않네요.

 

 

부모의 병세와 나의 뒤늦은 성장 그리고 절망

 

연로한 부모님(80대초반, 70대후반)이 다 계십니다. 제가 비록 결혼해서 애를 키워보진 않았지만 내일 모래면 50인데 부모님이 저를 포함한 형제들을 키운걸 찬찬히 되돌아보면 나는 절대 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랑, 희생, 인내로 키우셨습니다. 형제들은 모두 늦게 결혼해서 어린 아이들이 있고 서울에 삽니다. 형제들간에 사이도 원만합니다. 하지만 부모님과 가까운 곳에 살다보니 두분의 생활에 많은 것을 제가 케어해야 합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중 부모님은 저의 2단계 老를 보고 계십니다. 위의 病은 자식된 도리로서 드러내는게 어려워 아직은 잘 숨기고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老는 보았고 病을 보는 단계입니다. 본인의 아버지는 갑작스런 내부출혈이 있어서 하반신이 마비되었고 연달아 중증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단 하룻밤만에 상황이 180도 달라졌지요. 78세에도 매일 자전거 타고 공립도서관 가서 책을 읽고 저녁에 귀가하시던 분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여 (결국엔) 119 불러서 병원을 가야했습니다. 그나마 부모님은 자식이라도 있어서 그러한 위기시 재정적 문제나 건강상의 결정을 당신들에게 최선이 될 법한 방향으로 대신해 줄 존재가 있지만 나의 경우 그런게 없어서 앞날을 어찌 대처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미리해보게 해줍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해도 아무런 대책도 안서지만 그래도 '나의 삶도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멈출 수 있다'는 생각에 미래에 관해 겸허해지게 됩니다. 이것은 부모님에게 일어난 불행을 통해 배움을 얻는 나의 내적 성장이자 한편으론 홀로 남을 자의 절망에 관한 것입니다. 만약에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도 마저 다 돌아가시면 나는 뭘 보고 사나…?! 하는 생각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말이지요. 몇 년간 그 생각은 내 머리를 떠나지 않고 맴돕니다. 바라보고 살 대상이 없다는거… 그게 어떠한 삶일지 모르겠습니다.



첨언 : 2023년 8월 14일에 또 다른 글을 쓰려다 동해 1월 15일 게시한 이 글에 일부를 삭제하였습니다. 개인적 심정털이와 별 상관도 없고 불필요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리라 여겨져 그리하였습니다.

댓글 20

쾌남오래 전

우선 단조로운 생활이 문제입니다. 에너지를 어딘가에 사용해야 되요. 본인 스스로 답을 알지만 행하지 못해서 문제입니다. 근육이 녹아서 지방된다고 했잖아요... 그럼 다시 근육으로 만들어야죠. 즉 운동을 해야되요. 그래야 수면 문제도 해결되고 우울증도 해결되요. 나도 지금 우울증 치료 받지만 운동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찾았고 10시30분 되면 꿈나라 갑니다. 꾸준한 운동 후 거울속에 비친 나의 모습이 점점 좋아지고 거기에 맞춰 패션도 신경쓰니 자신감 뿜뿜하게 되더라구요. 그냥 헬스장에 가서 PT 딱 3개월만 받아보세요. 그리고 부모님 문제는 누구나 똑같습니다. 모든 40대들의 고민이요. 누구나 닥칠 문제죠.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야 합니다. 글쓴 분은 지금 자신을 사랑하고 재미있게 사는 방법을 몰라서 그래요. 취미( 그림그리기, 프라모델조립, 피큐어수집, 페러글라이딩, 자전거... 무수히 많은 놀것들 )을 찾아서 에너지를 써야 이런게 삶이지를 알아요... 걍 집에서 멍때리지 말아요.. 그것이 문제!!

꽃내오래 전

동갑이네 친구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겠다 토닥토닥~~ 열심히 살았네 있지~ 1번 우선 집에 모든 쓰레기 싹다버리고 혼자하기 힘들면 청소아주머님 불러다 싹다 청소해~~~ 2번 책상에 오래 앉아있으면서 3끼 다먹고 시켜먹는음식은 너무 건강에 나빠 2 끼식만해봐 한달만 하잖아 몸이 엄청 가벼워질거야 3번째 구연산을 아침저녁으로 비타민하고 같이 먹어봐 몸이 엄청 가벼워져 티스픈으로. 물한컵에 타먹으면 되거든 그리고 저녁때 베드민턴같은 운동을 해봐 테니스랑~ 살짝 중독성있는 운동있지~~~~ 그럼 훨씬 삶이 가벼울거야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 잊지말고 ~~스스로에게 참 열심히 잘살았다 화이팅해주고~ 친구야~힘내고 오늘 널 위해 기도할게

ㅇㅇ오래 전

우리아버지가 나에게 하는 말. 뭐든지 때가 있다. 공부도, 결혼도, 애갖는것도 등등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40이 다 되어가니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했습니다. 쓰니는 공부는 해서 공무원 됐는데 그 다음 단계에서 모든게 올 스톱했어요. 그게 이유가 뭐가 있긴 하겠죠.

ㅇㅇ오래 전

지금도 앤이 없는데 다들 더 늙어서 앤 날수있다하는데 현실성이 없음

오래 전

체력이 넉넉해져야 행복이 비집고 스며들더라구요. 40대 이상의 행복은 체력이 관건입니다. 저는 비실대다가 건강검진하고 매번 비타민D부족, 고지혈증이라 해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들 그런거 아닌가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처방받는 영양제랑 고지혈증약 꾸준히 몇달 먹고 조금 정신차렸어요. 너무 체력이 떨어져서 그랬던 건지 제 상태랑 잘 맞는 약을 찾아서 그랬던건지 젊을때는 영양제 먹어봐야 그저그랬는데 컨디션이 좀 나아지더라구요. 체력회복에 도움되는 것음 무엇이든 해보세요. 없는 살림에 좁은 방이지만 도우미 아줌마도 한 번 불러서 리셋해본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세탁 어플로 세탁 맡기기도 하고. 집을 치워도 짐에 치이고 버릴지말지 고민되어서 창고서비스에 갖다맡기는 것도 몇달 해봤어요. 빈공간이 생기면 훨씬 정갈해지고 몸도 마음도 더 잘 쉴 수 있어요. 청소, 정리정돈이 아니라 집에 와서 쉴 공간에 빈틈이 있어야 조금 어질러져도 지치지 않아요.

오래 전

그래도 늦게 증상이 왔네요. 저는 마흔 여섯인데 40줄 들어서서 그랬었습니다. 운동하고 식단하고 이걸 일이년 하면 조금은 나아집니다. 걷기도 해보고 줄넘기도 해보고 필라테스도 해보고요. 젊을때랑 똑같이 살면서 컨디션 좋게 유지되지않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금 잠 안 와서 이러고 있는데요 좀 포기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해요. 집 깨끗하게 유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버리기였습니다. 버리고 또 버리고 또 버리고 또 비워내세요. 치우고 건사할 게 최소한으로 줄어들면 내 몸이 좀 나아집디다.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ㅎㅎ오래 전

40 중후반 넘어서 하는 운동은 생존을 위한 운동입니다. 꼭 하셔야 하고 나이가 어찌됬든 연애를 하셔야 인생에 에너지가 흐르지 않을까 싶네요.

ㅇㅇ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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