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배우들이 말하는 영화 첫 촬영의 압박감

ㅇㅇ202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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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촬영이 다가올 수록 너무 힘들다.

3주 전부터 죽고 싶다.


하고 싶어서 하기로 했는데 그 시기가 되면

'내가 미쳤지,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 라는 생각이 막 든다.




 


<굿바이 싱글>같은 경우도 

'하필 제일 못하는 게 코미디인데 너 어쩌려고 한다고 했니'라며

엄청난 걱정을 했다. 


많이 준비를 했는데도 대책 없이 무섭고 그렇더라.


혼자 미친듯이 한탄을 하다가 감독님을 만나고 배우들을 만나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얘기한다.


근데 다시 집에 오면 밥도 안 넘어가고 눈물 나고

세상에 온갖 고민은 나에게 있는 것 같고

내가 없어져야 이 고민이 끝날 것 같고 그렇다.



 

 


인터뷰를 하고 집에 들어가면

엄청 수다를 떨었으니까 배가 고프지 않냐.


한 상 차려놓고 밥을 먹는데

밥을 먹다가도 펑펑 울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내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는 것 아냐?'라는 생각디 들더라.


그 때를 떠올리니까 나 지금도 눈물날 것 같다.

밥이 있는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그러다가 촬영 2~3일 전에는 또 아무 생각 없다.

촬영 전 날 못 자면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자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못 자고 나간다.


감독도 그렇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누구나 괜찮은 척을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 촬영을 해봐야 한다.








회의 100번, 대본 리딩 1만번을 해도

촬영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그것을 따라갈 수가 없다.


내가 그 감정을 안다고 한들

실제 그 날의 내 감정이 어떨 줄 어찌 알겠냐.

내 컨디션은 나도 모른다.


잠 푹 잘 자고 나가도 연기가 안 될때가 있다.

컨트롤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개인적인 일은 일 할 때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나는 그렇다.

하지만 배우들은 누구나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


그 마음은 연기할 때

미세하게라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음 날 너무 중요한 장면을 찍어야 해서 잠을 자야 하는데

누우면 어떻게 해도 잠이 안 오더라.


'대본 한 번 더 보라고 잠이 안 오나?'라는 생각에 대본을 열심히 봤다.

그러다가 '아니야. 더 보면 감정이 신선하지 않을 것 같아' 라면서 다시 누웠다.




 


근데 그 때가 새벽 3시쯤이었는데

옆 방에서 이선균 씨가 막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선균 씨가 왜 그러고 있겠나.

불안해서 연기 연습을 하고 대본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아이ㅣ, 나도 해야 하나?'라면서 다시 일어나게 되더라.


강호 오빠?

한 잠도 못 자고 나온다.
















송강호

 

 




<사도> (2015)를 찍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촬영을 결정하고 시간이 두어 달 정도 남은 상황이었는데,

도저히 겁이 나서 안되겠더라.


왕 캐릭터도 처음이지만, 그 영화의 특징이 

여러 사람이 나와서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딱 부자지간 두 사람의 얘기만 한다는 거다.


그런 설정 자체가 내 마음 속에 잘 안들어오고,

나 역시 그 이야기 속으로 잘 못 들어가겠더라.


그래서 후배 한 명을 데리고 두 번에 걸쳐서 

개인적으로 몇 박 며칠로 연습을 떠났다.


첫번째 다녀와서 자신감이 좀 붙었는데

한 달이 지나니까 또 불안하더라.

그래서 다시 한 번 다녀오고, 그런 노력을 한다.



 



매번 <사도>때 처럼 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그런 식이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완성될 때 보면

그 영화의 분위기가 얼굴 표정을 통해 풍겨 나오는 것 같다.


그런 건 어느 한 순간에 나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젖어 들어가면서 만들어진다.













이병헌

 

 


이병헌도 매 작품의 첫 촬영 전에는 긴장을 한다고 털어놨다.


"선배님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나.

저 역시 정말 공감이 된다.

형식적인 답변이 아닐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매번 할 때마다 긴장과 고민의 형태가 다를 뿐, 

대부분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이병헌은 그러면서

"한국에는 연기를 잘하는 좋은 배우들이 유독 많은 거 같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배우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먼저 가진 재능이 타고나야 하는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