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수선방 신씨

럽이200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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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수선방 신씨

박우담

따끈한 입술이 모여들고 있다
엽서가 중력을 잃고 있는 우체통 옆
신씨 구두수선방은 주름진 얼굴을 미처 내밀지 못한
구두가 기일을 놓친 독촉고지서처럼 기다린다
발의 지문은 벌써 잊어버리고
벽에는 환하게 웃지 않는 달력이 걸려 있고
그가 담배를 피우며 먼지를 털고 구두약칠을 하던
낮은 의자가 그 아래 놓여 있다
신용카드 돌려 막듯 손 바꿔가며 일하게 하던
밑창 만하게 닳아 가던 의자!

주위 사람들은
그가 어제 만취한 밤, 카드 빚에 짓눌려 딱 한 번뿐인
생애의 한쪽 끝
연옥의 연기 안으로 오르는 늪속을 향해 캉가루구두약 묻은
맨발로 들어가서 오지 않는다고 한다
지문은 새똥 같은 데 흘려 놓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