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새벽밥 먹고 숨차게 달려와 옷깃에 묻은 상큼한 바람 한 줌씩 털어 놓는 가벼운 술렁거림에 맞춰 갓 건져올린 생선처럼 미끌어지는 햇살, 눈부신 손길을 따라 밤새 새우잠을 자고 난 책상들이 올망졸망 살아 꿈틀댄다. 간밤의 안부를 확인하며 의자들도 평등하게 네 다리를 뻗고 구석진 교실 한 귀퉁이에서 다 찌그러진 주전자 하나 샐쭉 입을 내밀 때 드르륵-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지각대장이 늠름하고 당당하게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제 곧 종소리가 울리고 빈틈없는 하루가 시작되리라. 스무 평 좁은 공간 속을 풀풀대는 분필가루쯤 익숙하게 들이마시며 선생님 몰래 발가락도 꼼지락거리며 작은 희망 하나씩 거느리고픈 너희들의 팔딱이는 가슴 사이로 후드득, 힘겹게 날개치는 소리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오리라.
아름다운 교실·4
아름다운 교실·4
- 아침을 열며
박일환
너희들
새벽밥 먹고 숨차게 달려와
옷깃에 묻은 상큼한 바람 한 줌씩 털어 놓는
가벼운 술렁거림에 맞춰
갓 건져올린 생선처럼 미끌어지는
햇살, 눈부신 손길을 따라
밤새 새우잠을 자고 난 책상들이
올망졸망 살아 꿈틀댄다.
간밤의 안부를 확인하며
의자들도 평등하게 네 다리를 뻗고
구석진 교실 한 귀퉁이에서
다 찌그러진 주전자 하나
샐쭉 입을 내밀 때
드르륵-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처럼
지각대장이 늠름하고 당당하게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제 곧 종소리가 울리고
빈틈없는 하루가 시작되리라.
스무 평 좁은 공간 속을 풀풀대는 분필가루쯤
익숙하게 들이마시며
선생님 몰래 발가락도 꼼지락거리며
작은 희망 하나씩 거느리고픈
너희들의 팔딱이는 가슴 사이로
후드득,
힘겹게 날개치는 소리
오늘도 어김없이 들려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