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막말한 시아버지

ㅇㅇ2023.02.01
조회14,702

남편과 함께 보겠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최근 성인이 된 큰애가 시댁에 새해첫날 인사를 드렸는데, 수련회참석으로 오후2시에나 전화를 드린거예요.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퍼부으시더니 다짜고짜 너는 인간쓰레기고 니네 엄마도 쓰레기, 니네 식구 다 인간쓰레기들이다! 라며 소리를 치고 끊어버린겁니다.
며칠만에 집에 온 아이얼굴이 너무 안좋길래 물었더니, 놀라고 서럽고 무서웠다고 저에게 울먹거리며 이 얘길하네요.
친구들 옆이라 표정관리가 안되더라며..

20년째 며느리인 저한테 막하시고 전화문제로 고통을 주시더니 이젠 큰 아이한테까지 막말을 하시네요.

어릴때 시집와서 너무 무섭고 독재적인 시아버지께 나름 순종하며 살았습니다. 일주일마다 전화 드렸더니 삼일에 한번 하라고..했더니 하루에 세번씩 하라고..
다른집 며느리는 끼니마다 한다구요.
서서히 줄여서 근래엔 한달에 한두번만 드려요.

결혼생활 내내 저희집의 상황이나 모든걸 알아야 하시고 사사건건 통제하려고 하셨어요.
셋째아이를 가졌다고 말씀드리니 그때부턴 임신5개월이 넘어서까지 매일 전화로 아이 낙태하라고..
화냈다가 회유했다가 결국엔 제가 말을 안듣자 새벽 6시에 쫓아오셨구요. 너희는 나중에 우리를 부양해야되니까 셋째까지는 너무 많으니 수술하라고.

매주 주말마다 오라고 하시니 그땐 무서운 마음에 반항도 못하고 아이둘을 업고 매고 버스타고 한시간 가까이를 혼자 갔어요.
남편은 자영업자라 주말엔 일을 했거든요.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원 다니랴 공부하랴 바빠서 점점 가는것도 뜸해졌습니다.

여전히 통화할때마다 전화하라고 한시간씩 잔소리를 하시고, 얘기하다가 본인 화가 주체가 안되면 끊었다가 다시 하고 또 끊었다가 다시 하는걸 하루종일 반복하셨구요.
틈만나면 니네 부모 전화번호 대라 딸 교육 따져야겠다..그럴땐 저도 반박하고 따지기도 했지만 그때 뿐이구요.

시어머니도 제 편은 아니셨고..저만 보면 뉘집 며느리는 어느 좋은 대학 나와서 얼마를 벌고 능력이 있는지아냐 면서 저를 무시하셨어요.
시어머니께 감사한것도 서운한것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시어머니라고 생각하고 넘겼었구요.

한번도 그동안의 제 고충과 희생을 인정하지 않고,
저한테 막말하실땐 잘 참고 외면했던 남편이
이번엔 아이와 가족에 대한 막말에 화를 내더군요.
다신 전화도 안하고 찾아가지도 않겠다,
내가 가족을 보호하겠다며 분개하더니,
그 일 있은지 딱 한달만에 저한테 하는 얘기가
시아버지가 갑자기 치매랍니다. 요즘 점점 이상했다나?
시어머니하고 치매로 말을 맞췄더군요.

그러니 저하고 우리 애들은 참고 넘어가라는거네요.
본인 아들 곧 생일이니까 같이 밥먹자구요.

헛웃음이 나오네요.

인간쓰레기라는 한마디로 제가 그동안 너무도 잘못 살아왔다는걸..멍청했다는걸.. 망치로 얻어 맞은듯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참기만 하던 나때문에 내 새끼까지 무시를 당하는구나..
울분이, 모든 감정이 쏟아져 나와서 감당이 안돼요.

치매라서 20년 넘게 나한테 고통을 준거냐 하니,
그럼 평생 안볼꺼야? 너보고 같이 밥먹자고 안했어.
물어본다고만 했지.. 방패는 커녕 또 나한테 책임을 떠넘기네요.

그동안 힘들어도 내편 아닌 남편과 자식을 셋이나 낳은죄로 우울증에 홧병에 공황장애까지 떠안고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다 무너집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줄 알고 나만 참으면 된다..멍청하게 살았네요.

내 아이한테까지 막말하는 시아버지를 언제까지 봐야합니까?
비슷한 사람, 전화 벨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멎고 숨을 쉴수가 없는데요.

남편은 저한테 그럼 아버지 돌아가시면 향내나 맡으라고 소리치며 나갔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