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성의 노래

고부수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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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칼끝은 항상 정의만을 향해 빛나며,서늘한 날은 밝은 달과 차가운 계절조차 반으로 가릅니다.
세상 모든 것을 한 합에 벨 수 있으니 망설임이 없고,세상 모든 이가 다 제 칼 아래 고개 숙이니 두려운 것이 없습니다.
아니, 거의 없습니다.
제 처 말입니다. 제 처는 한평생 같은 이불을 덮고 살아도 저를 이해 못 합니다.
저는 무신의 길을 선택한 것에 한 점 후회도 없으나
제 처는 허구헌 날‘옆 마을 최 씨는 승지라는데 태평성대에 무관을 택했느냐’며 꾸지람을 합니다.
’나라를 지키는 것에 문무가 어디 있느냐‘고 내뱉자치면 제 처는 도깨비라도 된 것처럼 울그락 불그락이니 매일 밤이 괴롭습니다.
또,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칼을 부딪치고소매에 피가 묻어 돌아오는 쓸쓸한 날엔
잘 빠지지도 않는 피를 묻혀온다고 헛구역질하며 역정만 낼 뿐 서방 걱정 하나 하지 않습니다








이 봉선화처럼 붉어진 손을 봐주십시오.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찬물에 손을 넣고 빨래를 하는 것은 아리지 아니하나,집에 와도 기댈 곳 하나 없는 것이 너무 아립니다.
또 있습니다.
제 한 달 용돈이 5냥입니다.이것으로 말 여물과 끼니, 기타 비용을 모두 해결해야 합니다.그 5냥을 아끼고 아껴 말 안장을 비단으로 갈았습니다.
그러자 제 처가 무어라 하는지 아십니까?지금도 쓸만한데 왜 안장을 갈았느냐고 합니다.
살만한 걸 보니 앞으로는 용돈을 4냥으로 줄이겠다고 합니다.
저잣거리에서 피 구름을 몰고 다니고, 칼솜씨가 저기 구로파까지 전해진 제가 한 냥에 이리 서글퍼진단 말입니까.
사내로 태어나 한 여인을 사랑하는 것이 법도나, 이렇게는 살 수는 없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더군요.
허나, 검에 생을 바쳤음에도 물을 베기가 너무 어려워이 억울한 마음을 여기에 올립니다...
남겨주신 댓글은 저와 제 처가 함께 읽을 것이니, 부디 현명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주작이라는 분이 많아서 검객 인증합니다.)

 


감사합니다.
검성 고부수(高赴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