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의 꼬리가 사라진다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이 여관 4층 창문에는 가느다란 빗금이 그어져 있다 어딘가로 사라진 꼬리를 찾느라 길게 늘어난 사내의 팔 어지러운 모래를 헤치며 빗금에 가 닿는다 창문 속 잘게 찢어진 살을 만지며 전율하는 사내 네 몸을 몇 번이나 넘어야 찾을 수 있니 초원으로 가는 마지막 부장품 난 집으로 가야 해 울먹이는 사내의 팔이 씀벅씀벅한 모래 무덤들을 헤집는다 창문처럼 납작해진 여자가 등을 돌리고 쿨럭거린다 4층은 너무 높아요 이곳을 거쳐간 사내들의 꼬리는 모두 녹아버렸어요 그들은 모두 집을 잃고 이 방으로 숨어들어요 모두 이곳에 번뇌를 두고 사라져요 빗금이 가득한 여자의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서 방 안을 들여다본다 108번째 사내는 창문 속으로 손을 넣는다 골목을 떠돌던 바람이 여자의 길게 휜 척추를 쓸어내! 며 전생을 부른다 먼 곳에서 사막의 회오리가 서서히 여관으로 몰려온다 사내의 모래 눈물이 낡은 벽을 타고 3층으로, 2층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창문에서 비릿한 피냄새가 퍼진다 사내의 마지막 꼬리가 108번째 빗금을 긋는다 네 등을 넘을 거야 헐떡이는 숨 소리를 내뱉으며 사내가 여자의 뜨거운 척추를 남겨둔다 108번째 사내
108번째 사내
108번째 사내
이영주
사내의 꼬리가 사라진다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 이 여관 4층 창문에는 가느다란 빗금이 그어져 있다 어딘가로 사라진 꼬리를 찾느라 길게 늘어난 사내의 팔 어지러운 모래를 헤치며 빗금에 가 닿는다 창문 속 잘게 찢어진 살을 만지며 전율하는 사내 네 몸을 몇 번이나 넘어야 찾을 수 있니 초원으로 가는 마지막 부장품 난 집으로 가야 해 울먹이는 사내의 팔이 씀벅씀벅한 모래 무덤들을 헤집는다 창문처럼 납작해진 여자가 등을 돌리고 쿨럭거린다 4층은 너무 높아요 이곳을 거쳐간 사내들의 꼬리는 모두 녹아버렸어요 그들은 모두 집을 잃고 이 방으로 숨어들어요 모두 이곳에 번뇌를 두고 사라져요 빗금이 가득한 여자의 얼굴이 허공에 둥둥 떠서 방 안을 들여다본다 108번째 사내는 창문 속으로 손을 넣는다 골목을 떠돌던 바람이 여자의 길게 휜 척추를 쓸어내! 며 전생을 부른다 먼 곳에서 사막의 회오리가 서서히 여관으로 몰려온다 사내의 모래 눈물이 낡은 벽을 타고 3층으로, 2층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창문에서 비릿한 피냄새가 퍼진다 사내의 마지막 꼬리가 108번째 빗금을 긋는다 네 등을 넘을 거야 헐떡이는 숨 소리를 내뱉으며 사내가 여자의 뜨거운 척추를 남겨둔다 108번째 사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