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 결혼후 발견한 나의 단점. 고쳐지질 않아요.

친구사이2023.02.13
조회40,158
안녕하세요.
댓글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입장에 있으신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계시는구나 싶어서..그리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려져서 울컥해서 울기도 하고.. 또 위로해주시는 댓글들에 감사함을 깊이 느꼈어요.

여태껏 내가 만났던 친구들은 나랑 다른 결을 가진 사람들이였지만..
댓글을 보면서 좋은 사람도 정말 많구나. 라는게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해지더라고요.

조언해주신 얘기들 하나하나 적용해볼려고 노력해볼게요.
의욕이 떨어져 다시 힘이 빠지고 다시 나의 그 약점들이 올라오면
다시 들어와 댓글을 읽어보면서 다시 힘을 내서 이겨낼려고 노력해볼게요.

그게 남편이 나에게 보여준 사랑에 대한 보답이자 마음과 에너지를 써서 제 얘기 들어주고 정성껏 조언 달아준 분들에 대한 보답이지 않을까 싶네요.

좋은 조언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러면 행복한 하루되세요.


—-

안녕하세요. 누구에게도 이 얘기를 꺼내지 못하겠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사실 오후에 똑같은 글을 올렸는데.. 해주신 조언이 정말 좋았지만 더 많은 조언을 얻고자 다시 한번 글을 올려요.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생활을 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남편을 만나면서 내가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람인지 알게되면서 현타가 와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어렸을적 부모님 사이가 최악이였고..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맞고 사는 엄마.
엄마는 아빠가 집에 안계실때 제가 아빠랑 닮았다는 이유로 저를 많이 때리셨어요.

그러면서도 밤이 되면 미안하다고 엉엉 울면서 저를 끌어안곤 하셨어요.
저희 아빠도 술에 취하시면 저한테 네 엄마가 딴놈이랑 붙어먹어서 네가 생긴걸거다. 라고 하면서 칼로 위협하시다가 술이 깨거나 기분이 좋으시면 엄청 잘해주셨어요.

이런 환경에서 자랐다보니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끼리 끌리는건지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일진 같은..가정 환경이 안좋아서 반항기가 가득한 친구들과 학기초에 항상 친해지더라고요.

그런데.. 도저히 그 친구들이 하는 술담배나 다른 아이들 괴롭히는 일은 못하겠어서 못하겠다 말하고 멀어지고 2학기엔 그 친구들의 타켓이 되어 제가 왕따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나서 엄마가 저에게 감정적으로 많이 의지하셨어요.
엄마가 감정적으로 힘들면 새벽3,4시까지 들어주고 엄마의 부정적인 얘기를 들었어야했습니다.
아빠가 너를 낙태할려고 했었다. 하지만 내가 너를 지켜서 낳았다. 너때문에 사는거다.와 같은 말을 들으면.. 뭔가 숨이 막히고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제가 힘들때 옆에 있어주고 울어주고 했던 친구들 역시
제가 가정환경이 안좋고 돈이 없어서 학원을 아예 못다녀서 악기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걸 알면서도
“너 피아노 어디까지 칠수있어? 아참~ 너 못치지? 기죽지마~ 왜 그렇게 기가 죽어있어 ㅋㅋ”, “ 너 수학 엄청 못했잖아."
”너 예전에 엄청 뚱뚱했었잖아. 나 그 사진 내 남편한테 보여주니까 엄청 놀래더라 ㅋㅋㅋ너 아닌줄 알았대ㅋㅋ“
"너는 나중에 남자친구 생기면 남자친구를 더 좋아하고 니가 다 맞춰줄거 같애ㅋㅋㅋ" 와 같은 미묘하게 무시하는거 같은 말을 들어도 아니야. 내 착각일거야 라고 생각하며 넘어갔었어요.

그리고 무슨 일이 생길때마다 내가 미안하다. 내가 예민했다. 내가 배려심이 부족했다라고 사과하면서 그 친구들과의 관계를 이어갔고
부모님께도 그렇게 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남편이 정말 좋은 사람이여서.. 결혼생활 몇년이 지났지만.. 이렇게 가정적인 사람을 만났다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남편과 처음 결혼한다는 얘기를 친구들에게 하니까 그 남자는 좋은남자가 아닌거 같다. 딱봐도 안다 하면서 뜯어말렸다가 결혼후에 제 남편앞에서 노출이 엄청 심한 옷을 입고 애교를 부리면서 네 남편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OO씨가 제 이상형이에요. 라면서 제 남편 주위를 계속 맴돌았던 친구,

결혼식은 바빠서 못갈거 같다. 라고 하면서 결혼후에도 정기적으로 연락와서는 너 남편이랑 여전히 행복하냐고. 남편이 잘해줘? 누구누구는 이혼했다더라. 너도 네 남편 바람안나게 간수잘해라. 라고 체크하는 친구,

네 남편 너무 차가워보인다. 그러면 주위에 사람 없어. 하면서 비꼬는 친구..

이렇게 친구들이 저의 행복을 전혀 기뻐하지 않는걸 보면서 아.. 진정한 친구들은 아니였구나 싶어 한명 한명 조용히 거리를 뒀어요.

그런데.. 이렇게 옛친구들을 정리하고보니.. 제 주위에 친한친구가 없어지더라고요.

그리고 결혼후에 남편이 말해줘서 알게된 저의 약점.
바로.. 어딜가나 누굴 만나든 항상 저자세로 눈치보면서 을의 자세를 취하는 저의 단점을 알게되었어요.

남편이 결혼 몇년간 지켜보고나서 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해주더라고요.
너무 자기자신이 없다. 너의 감정, 생각도 중요한데.. 다른 사람과의 갈등이 싫어서 무조건 참고 다 맞춰주고 희생하는게 옆에서 보는게 조금 답답하다.
이제 그만 조금은 이기적으로 너를 보호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요.

그 말이 진짜 맞는거 같아서.. 노력중인데.. 진짜 잘 안되네요.
사고방식 자체가 그냥 저를 낮추고 손해보는게 그냥 편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게 참 힘들어요.

그리고.. 조금은 외롭네요.
남편이 좋은 사람이라고는 하는데.. 제가 너무 남편만 의지할까봐 무섭기도 하고..
옛날 친구들을 다 잘라낸게 나 살만하니까 다 잘라내는건가 이기적인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리 이상한 직장 상사를 만나더라도 질질 끌려다니는 나를 보면서도 너무 답답하고..
제가 한번씩 구제불능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괴로워요.
나도 이 외로움과 자기비하를 이겨낼수있을까? 라는 의구심때문에 참 힘드네요.

이런 성향을 이겨내신분들은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너무 횡설수설했다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