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에 열한살 연상 남편과 친정부모님 말리는 결혼 할 때 제 발등 찍었지요.
3년이 지났지만 애도 없고 제 나이 아직 삼십대초반이니 새출발 하자고 스스로 위안 삼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남편이었습니다.돈도 벌 만큼 벌고, 가정정이고, 술 담배 안하고, 여자 문제 없이 일 밖에 몰랐어요.
저는 오랜 외국생활을 했고 한국 출장을 왔다가 남편을 만났습니다. 그 때는 너무 멋져 보이더라구요. 왠지 나보다 어른인 것 같고, 그 당시 제가 갖고 있던 고민을 척척 해결해주는 모습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때 남편이 어디갔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맞벌이부부입니다.
남편은 제가 화를 내면 '니가 돈 벌어온다고 나를 무시하냐'며 회사를 때려치라고 합니다.
조곤조곤 얘기를 하면 '나를 가르치려 드느냐'라고 합니다.
억울해서 제 입장을 말하면 '한 마디를 안 진다'라며 화를 냅니다.
어느 순간부터 대화가 아예 되지 않았어요.
본인과 의견이 다르면 저는 외국에서 오래 살아서 한국 정서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가스라이팅을 합니다. 제가 '페미'라서 보통 여자들은 그냥 고분고분 하는 것들에 항상 토를 달고 못마땅해한다고 합니다.
저 밥 못하고 청소도 잘 못합니다. 결혼하기 전에도 말했어요.본인이 잘하니 괜찮다고 했습니다.솔직히 하루종일 일하고 집 들어가면 뻗고싶은 생각 뿐입니다. 둘 다 혼자 살때도 그렇게 살았고요. 둘이 합의해서 배달음식이나 반찬을 사서 먹거나 가끔 음식을 하는데. 배달오면 손 하나 까딱 안하고 밥상 다 차려질 때까지 TV만 보고 있어요.그래서 배고프다고만 하지 말고 와서 좀 도우라고 하면 너 밥 안하는 것까지는 내가 양보했는데 이런거까지 잔소리하지 말라고합니다.왜 둘 다 일하는데 저한테 밥을 안 얻어먹는게 양보까지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밖에 나가는 것도 친구들 만나는것도 싫어하는데 제가 꾸역꾸역 한달에 두세번은 만나러 가는데 그 날은 하루종일 투덜투덜 트집잡습니다.저도 제 친구들도 알콜중독자라고 합니다.
본인이 어려움이 있으면 부부는 함께 모든걸 나누고 공유해야하는 사이지만 11살 차이나 난다며 모든 면에서 어른대접 받기를 원합니다.
1시간 정도 말 싸움을 하다가 나는 이러이러한 점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 오빠는 그럼 잘 못 한게 없어? 라고 하니 너만 바뀌면 된다고 하더군요.그 말에 아 이사람은 1시간동안 내 말을 한마디도 듣지 않았구나 싶었어요.그래서 이혼하기로 했습니다.근데 아무 감정이 없어요. 어제도 꿀잠 잤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일타스캔들 보고 이번주말에는 친구들이랑 캠핑이나 가려고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아서 실감이 안나서 그런건가...나중에 혹시라도 후폭풍이오거나 돌아갈 생각이 들면 읽어보려고 혼자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