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별속 그녀와 저의 특별한 이야기

바뿌지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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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이별한지 8년이 되어가지만 잊혀지지 않고 여전히 기억나는 8년동안 만났던 저와 그녀의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저와 그녀가 처음 만난 건 2007년쯤(?) 그 당시 유행이었던 ‘와우’라는 게임 속이었습니다.

전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 당시 유명했던 ‘와우’라는 게임을 시작하였고, 그 속에서 길드라는 게임 속 그룹에 들어가서 같이 길드원들과 채팅도 하며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 길드 속 길드원 중 한명인 그녀와 여러 번 레벨업이나 사냥 등을 같이 하며 지냈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열심히 쫒아다니면서 저를 따라다니며 게임을 하였고, 그런 모습이 전 귀엽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든 어느날 전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고, 게임 속 그녀도 저와 같이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내가 있는 장소를 묻더니 같이 게임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전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일단 장소를 이야기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그런 그녀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단아한 키에 귀여운 얼굴을 한 외모였습니다.

그녀와 난 그렇게 피시방에서 가끔씩 만나 같이 게임도 하고 같이 군것질도 하면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가 같이 영화도 보게 되면서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다 ‘너를 친구처럼, 연인처럼, 누나처럼, 엄마처럼 생각한다’라는 고백이라고도 할 수 없는 내용으로 그녀와 난 좀 더 가까워졌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난 시간만 나면 같이 붙어있게 되었고, 그녀가 하고 있는 온갖 짜잘한 일들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고 여러 가지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시고 그녀는 어떤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자라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녀의 주변 지인에 대한 사항 등등입니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아주 안타까운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일반적인 출산과정을 겪지 못하고 일반 얘기들보다 빨리 세상에 나온, 이런바 조산을 하는 바람에 그녀의 장기는 제대로 성장을 못하여 (어떤 상태인지 자세히는 알진 못하지만) 평소에도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안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항상 고통을 없애기 위해 프로00(일명 우유주사)를 일정량 맞고 다니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일과 중 하나는 그 약물을 구하는 것과 그 약물을 맞으러 가는 것이었습니다.

전 그것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의 고통과 그녀의 몸상태를 아무리 알고 싶다고 해도 본인이 아니면 그 고통과 몸상태를 잘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서 물어보는건 별 가치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나를 볼 땐 밝고 경쾌한 얼굴로 나타나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또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와 그녀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오랜 시간을 같이 하였습니다.

보육원과 어린이집에 가서 그녀와 그녀 지인이 돌보는 아이들을 보기도 하고, 그녀에게 사기를 친 사람의 사무실을 방문하거나 소송에 필요한 증거자료를 만들기도 하고, 피시방에 가서 몇 시간동안 그녀와 게임을 하기도 하고, 그녀와 같이 바닷가에 가서 바닷바람을 쐬기도 하고, 맛집을 찾아 방문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한 8년동안 제가 살았었던 삶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들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녀의 집은 부자에 속하는 편이었으며, 그녀의 지인들도 모두 부유한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어 그들의 삶에 대해서 그녀에게서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나에게 재미있는 이야깃거리였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8년이란 긴 세월을 같이 했지만 그 흔한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사진 찍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런거에 매달리지는 않았어서 그 흔한 사진 한 장 없는 것은 좀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오랬동안 지속되었던 무의식적인 그녀와의 만남은 저의 직장 변경에 의해서 깨어지게 되었습니다.

직장 변경에 따라 전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가게 되었고, 그녀는 이제 저와 같이 못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녀와 전 자연스럽게 이별을 하게 되었고, 우리는 그 어떤 이별 행사도 없이 자연스럽게 연락을 안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어떤 결과를 가지게 될지 서로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녀와 나, 우리는 서로가 평생을 함께 할 수가 없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요양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언뜻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 문득 그녀가 생각나고, 또한 안부를 알고 싶어서 전화를 했었지만 차마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가 그녀인지 확인도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내가 그녀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 또 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없으면 여기서 끝내는게 좋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 후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그녀는 가끔씩 나의 머릿속에 추억으로 돌아가 나타납니다.

전 아직까지 그녀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그녀의 안부가 궁금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 그녀에 대해 아무 것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살았다면 그녀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싶고, 죽었다면 그녀에게 꽃 한 송이를 바치고 그녀의 안녕을 빌고 싶습니다.

전 그녀와의 오랜 기억을 이렇게 글로 남겨 우리의 추억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의 오랜 친구 박00아.

부디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렴.

 포항에서 이00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