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남편 이야기를 할께요 이번에도 반말로 하니 화내지 마세요~
나보다 6살 연상인 남편이랑은 23살에 만났다. 남편이 먼저 날 좋아했고 남편의 구애에 우린 연애를 시작했다. 연애를 할수록 반신반의했던 내 마음은 유머러스하고 젠틀한 남편에 어느새 내가 더 좋아한거 같다.그냥 이사람이 너무 좋았다.
일년 연애를 하다가 남친이였던 남편은 갑자기 지방으로 이직하게 되었고 그렇게 장거리연애가 시작되었다.
한달에 한번씩 내가 4시간 걸려 남편에게 갔고 또 한번은 남편이 차를 끌고 나에게 왔다. 한달에두번 봤고 같이 있던 시간은 꿈처럼 좋았다. 공주공주 해주던(지금은 절대 안불러주는) 그애칭도 좋았고 같이 보고 같이 걷던 모든것들이 좋았다.
헤어질때마다 울며 배웅해야 했고 울며 버스에 올라야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더는 힘들어서 결혼을 서둘렀다. 결혼식이나 신혼집이나 예물 가전 가구 이런것들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사람이랑 매일 같이 있을수 있어서 좋았고 이사람이 내꺼라서 좋았다. 내가 살던 고향 직장 친구 다 두고 남편이 있는 지방으로 갔고 신혼집을 꾸미고 결혼식도 마쳤다. 신혼여행...이보다 더 좋을순 없었다.거기가 어디든 남편만 내 옆에 있음 되었다. 그렇게 우린 신혼여행지에서 첫아이를 가졌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아이먼저 가져버렸다.
아직 어린나이고 신혼을 더 즐기며 직장도 다시 갖고 싶었는데...나에게 와준 내아기...기뻤지만 마냥 기뻐만 할순 없었는데 남편은 너무 좋아했다.
난 그걸로도 좋았다.
임신상태로 취업은 할수 없었고 전업으로 남편에게 다 해주고 싶었다. 첫아이를 낳고 둘째도 낳고...
난 집에서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다 해내고 싶었다.
남편 퇴근전 아이들의 놀이 목욕과 저녁식사까지 다 마치고 남편을 맞았다.하루종일 일하고 온 남편 밥은
편하게 먹게하고 싶었다. 밥을 먹고나면 언제나 아이들과 열심히 놀아주었다. 피곤하니 그만하라고 해도 애들이 원하면 끝까지 놀아주던 착한아빠였다.
이제 아이들이 제법 컸을때 전업이던 나도 소일거리를 찾아 조금씩 일을 했고 그때도 집안일은 시키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은 아빠의 놀이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집안일은 나를 원했다.
버릇이 되었나보다. 집안일을 할생각이 없으니...
이제는 완전히 맞벌이 인데도 그랬다. 해달라는건 해준다 근데 해달라고 해야한다.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분담을 하기로 했고 서로서로 맞춰 집안일을 하게 됐다
20년을 살면서 권태기한번 안왔음 거짓말이다.
불만이 생겼을때 찾아왔던 권태기...
어느날 남편이 밥을 먹을때 나는 소리가 거슬렸다.
"오빠 왜 그렇게 소리내면서 먹어?" 라고 했더니
남편이 했던말을 잊을수가 없다
"너가 이제 내가 싫어졌나 보다" 눈물이 날뻔했다.내가 정말 사랑하는 남편인데...그말한마디로 극복이 된거같다
물론 부부싸움을 하기도 한다. 일년에 한번 싸워도 스무번은 싸웠겠지.사실 일년에 한번도 잘 안싸운다.
그래도 아이들 앞에서 싸운적은 한번도 없다.
남편은 내 요구도 잘들어주고 내 얘기도 잘들어준다
덜렁거리는 나한테 잔소리하지도 질책하지도 않는다. 어디든 함께 하고 함께 가고싶어한다.
그리고 우리는 대화가 잘통하는 부부다. 같은취미로
또 술친구로 아이들 고민이나 직장일(같은 직종)도 같이 터넣고 고민한다. 그리고 남편한테 위로도 많이 받는다.
하루는... 일과 사람관계가 너무 힘들고 지치고 마음이 울적했던 퇴근길에 쳐져있던 내목소리를 전화넘어 듣고는 남편이 술한잔 하자며 집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근데 남편의 얼굴을 보자마자 내 마음이 다 풀려버렸다.
그날 그 생소했던 기분또한 잊을수가 없다.
신기했으니까...
그렇게 존재 자체가 위로가 되주는 사람이다.
나이가 더들어 흰머리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도 이사람이랑은 행복을 꿈꾸게된다.
50대 아저씨는 지금도 아재 개그를 한다.
나는 그 코드랑 잘 맞나보다. 빵빵 터진다
그리고 아이들한테 얘기한다
"아빠 너무 귀엽지 않냐" 180에 90키로 거구인데 귀엽다.
쓰다보니 긴 글이였네요. 판을보며 저도 남편이야기를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쓰면서도 지난과거가 주마등처럼 다 스쳐가네요
다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아쉽기도 하고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정말 한때였던거 같기만 했는데...
그러다 어제 저녁을 차리며 아이들 불러 밥을 먹는데 문득 지금도 나중에 보면 그리워지는 한때일거라는...정신이 번뜩 들더라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남편 이야기
ㅇ2023.02.18
조회4,097
댓글 1
ㅇㅇ오래 전
역시 대화가 잘 통하는 부부가 행복하게 잘 사는것 같아요. 행복해 보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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