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한 칸 높아졌다 바람, 가볍게 산을 넘는다 침묵이 숨 한 번 주고받는 사이 가을이 왔다 줄기 하나에 꽃 한송이 피우는 구절초 구릉은 하늘빛으로 환하다 다시는 너를 볼 수 없겠다 저렇게 투명한 가슴속에는 함부로 뛰어들 수도 끝까지 밀고 갈 수도 없는 절벽이 있는 거다 목울대를 밀어 울컥 쏟아지는 꽃말, 마지막 소리들이 공중으로 흩어진다 어느 먼 곳을 떠돌던 고통처럼 비, 발목을 휘어 감는다 온 산 삽시에 피멍 들겠다 그것이 너의 대답이었나 피보다 붉은 울음, 무궁으로 가는 길 출렁 보인다
가을산을 넘는다
가을산을 넘는다
손현숙
하늘 한 칸 높아졌다
바람, 가볍게 산을 넘는다
침묵이 숨 한 번 주고받는 사이
가을이 왔다
줄기 하나에 꽃 한송이 피우는 구절초
구릉은 하늘빛으로 환하다
다시는 너를 볼 수 없겠다
저렇게 투명한 가슴속에는
함부로 뛰어들 수도 끝까지 밀고 갈 수도
없는 절벽이 있는 거다
목울대를 밀어 울컥 쏟아지는 꽃말,
마지막 소리들이 공중으로 흩어진다
어느 먼 곳을 떠돌던 고통처럼
비, 발목을 휘어 감는다
온 산 삽시에 피멍 들겠다
그것이 너의 대답이었나
피보다 붉은 울음,
무궁으로 가는 길 출렁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