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애인이랑은 헤어진 지 한 달 반 정도 됐어.
난 20대 중반이고, 연애 경험이 꽤 많은 편이야. 하지만 줄곧 상대가 더 좋아하거나 가벼운 연애만 해왔어. 그래서 그동안은 이별할 때 큰 타격이 없었고. 제일 슬퍼했던 게 당일 울고 만 것? 딱 그뿐이었어.
그러다 2년 전 처음으로 내 외적/내적 이상형과 딱 맞는 사람을 만났어. 키, 외모, 스펙, 성격 등등... 정말 내가 꿈에 그리던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난 거지. 거기에다 기적 같게도 그 사람의 외적/내적 이상형도 나와 일치해서 우리는 3개월의 썸 끝에 사귀게 되었어.
하지만 난 누군가를 이 정도로 좋아해 본 게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좋아하는 마음만 커서는 그 사람을 힘들게 했던 것 같아. 자꾸만 집착하고, 연락하고, 재촉하고... 그 사람도 처음에는 나를 좋아하는 티를 내주었는데, 난 거기서 더 욕심을 부렸고, 그 사람 입장에선 그게 큰 부담이 되었나 봐. 그렇게 우리 사이엔 금이 가기 시작했어.
의견 충돌도 많아서, 사귀는 동안 내가 한 번, 그 사람이 한 번 이별을 고했는데 둘 다 서로 설득해서 무산되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리 서운할 일도 아니었는데 자꾸 그 사람에게 욕심을 부리고 무언가 바랐던 것 같아.
결국 한 달 반 전에 그 사람이 이별을 고했어.아무리 생각해도 우린 안 맞는다... 나도 더 너에게 맞춰줄 생각이 없고, 너도 나한테 맞출 필요 없다... 이 관계에 더이상 애정이 생기지 않고, 내가 널 좋아하는 것보단 네가 날 좋아하는 마음이 큰 것 같으니 이쯤 하자.
난 당연히 붙잡았지... 근데 붙잡을수록 자기만 힘들어진다며 제발 그만 하자더라. 그래서 결국 놓아줬어.
그리고 이별 한 달 뒤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주 전에 내가 먼저 연락을 했거든? 붙잡으려고 연락한 건 아니구, 끝내더라도 제대로 사과는 하고 싶어서 말이야. 그래서 그 사람한테 맘고생 시킨 거 미안하고 상처 주어 미안하다 사과하고, 내가 너였어도 헤어지자 했을 것 같다 말했어. 그러니 그 사람도 내 마음 잘 알겠다고, 나도 미안하다고,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 말하고 그렇게 정말 정리되는 듯 했지.
근데 홀가분함도 잠시, 다시 그사람 생각이 나더라. 정말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었고, 배려심 많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난 왜 그걸 몰랐을까...
종종 그사람 인스타 염탐하러 가면 다른 친구들이랑 만나서 좋아하는 공연이나 영화도 보고... 취미생활도 즐기고... 정말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더라.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사랑해본 건 처음이라 많이 힘들어... 그동안 사랑 노래 가사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도 가볍게 넘기곤 했는데 이젠 전부 공감되는 것 같아. 상대가 아닌 내 실수 때문에 너무나도 좋은 사람을 잃어서 아마 오래도록 후회 속에 살아가지 않을까 싶어. 시간이 약이라지만... 도대체 언제쯤 괜찮아질까... 다시 그런 사람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