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냥 좀 따로 살고싶다...

쓰니2023.02.23
조회26,476


원래 남편은 꿈이 있어보였던 남자였다.어디사는지 밝히진 못하겠지만 우리가 임신을 해서 결혼을 하고 이곳으로 올 당시이곳은 ㅇㅇ살이의 붐이 일기 바로 직전이었다. 완전 시골같은 이런 곳에 와서 살자고하는 남편의 눈에는 꿈이 있어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너무 멋져보였고 실행하는 그 사람이 부러웠다.
저렇게 나도 살아가야지.
하지만 아마도 일이 생각처럼 안돼서 그런지점점 남편은 생기를 잃어가고, 일끝나고 집에오면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핸드폰만 봤다.그런지가 벌써 수년이다.지금은 그때보다 남편의 일하는 환경이나 급여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전혀, 전혀 생활이 바뀐 것이 없다.얼굴에는 여전히 생기가 없고,일끝나면 힘들다는 핑계로 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
재밌는건, 시아버지의 삶과 사고방식이 정말 비슷하다.이래서 어른들이 집안보고 결혼하라고 하는건가 싶기도 했다.
처음엔 남편이 돈때문에 힘들어한다고 생각해서 나도 일을 했다. 아이들 때문에 많이는못벌었지만 내 용돈, 공과금, 대출금이자, 간간히 쓰는 현금을 충당할 정도는벌었다. 150~200정도.
하지만 남편은 그깟 돈 이라고 나에게 표현했다.

나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저렇게 찌든 아빠의 모습, 그냥 마치 돈벌다가 죽을 것 같은 삶의 모습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내가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나는 돈벌어오라는 얘기 한적이 없다.나의 삶 자체가 가난했지만, 가난 때문에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지 못할 것은 없었었다.시간이 좀 걸릴 뿐이었지. 그래서 나는 내가 돈을 벌 때, 엄마한테 이만큼의 돈이 있는데,전기요금, 수도요금을 내고나면 이만큼 밖에 안남아서 사고싶은 것은 아껴서 다음달에사자고 이야기하곤 했다.
아이들은 그런 공유를 좋아했다. 그리고 아는 척을 하며 엄마를 도와주자고 하기도 하고.
막내를 임신 했을 때는 낳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다시 그 육아지옥에 빠져 나도 피곤에 쩔어서 큰아이들에게 웃음을 보여주지 못하는게제일 두려웠다.남편이 낳자고 했다. 자기가 잘하겠다며.
개뿔.
그래. 자기가 뱉은 말이 있어서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여전히, 똑같다.
아이들이랑만 있으면 그저 재밌다. 복작복작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의논하고,내가 짜증내면 자기전에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아이들 역시 나한테 그렇게 한다.이런 과정들이 재밌는데남편이 끼면 집안에 마치 먹구름이 끼는 것 같다.
굳이 나는 끼라고 한적도 없는데 아이들과 내가 주섬주섬 챙겨서 나가는 걸 보면자기도 나가야하는 의무감인지 굳이 같이 다녀오고나서는,아 오늘 스케쥴 많았다 하며 마치 일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면 가지를 말던가. 안가도 되는데. 왜 굳이.. (물론, 이전에는 같이하자고 했지만. 진짜.. 그 표정, 말투, 행동을 보면 뭐랄까,내가 진짜 한번 해준다~ 하는 그런 식이었어서, 더이상 같이 뭔가 하자고 안함)
돈이 없다 그러면 내가 돈을 벌려고 했고아이들 반찬에 대해서 뭐라고 하면 오히려 남편을 챙겨주려고 노력했지만돌아오는 대답은니네 엄마는~ 하며 비하하고 빈정대는 농담뿐이다.
이혼할 절차에 들어가는 에너지 쓰는 것도 정말 귀찮다.
그동안 내가 하던 일도,남편의 말때문에 다 그만뒀다. 말을 따라주면남편의 생기가 좀 돌아올까 싶었지만
전혀, 인간은 고쳐쓰는게 아니다.
내 돈줄도 남편이 다 잘랐다.
자세히 쓰기에는. 왠지 연결될 것 같아서..생략..
솔직히 아들들을 생각해서, 나중에 얘들이 결혼하면 존중받길 원해서그냥 남편 말을 많이 따라줬는데딸을 낳고 나서는, 나를 보고 자란다고 생각하니결혼 시키고 싶지 않다.
물론 나에게도 불만은 있을거다.자세한 이야기는 여기 적을 수 없지만,난 적어도 노력은 했고,자기 삶에 참견하지 말라는 남편은내가 하는 일에는 사사건건 참견이다.다행인건. 그래, 생활비 걱정은 안시키는 거?
그래, 그러면 차라리. 그냥 서로 돈벌어오고 애키우는 그런 관계면뭐하러 유지하겠는가.말그대로 돈만 벌어다주고 애만 키워주면 되지.
다시 돈벌어서그냥 이 집을 나가고싶다.제발 좀 따로살고싶다
저 구겨진 면상 보고싶지 않다 진짜..
이혼이고 뭐고. 귀찮다. 그냥 내가 집 구해서 나갈거다.

너무너무 답답해서
이렇게라도 토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