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결혼푸념글

살고싶다2023.02.27
조회4,222
어리다면 어린 23살에 지금 남편을 만나 혼전임신으로 불안하던 나에게 본인이 책임지겠다며 같이 잘 키우자고 울며불며 아이지우자는 나를 다독여주고 지켜주던 당신을 믿었다.

나보다 5살많았던 당신이 왜 이렇게 커보이고 듬직하던지

그래서 양가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밝히고 화내던 우리 엄마
앞에서 당당히 어머님딸 책임지겠다고하던 당신

우리 엄마도 그 모습보고 흔쾌히 알겠다며 결혼을 허락하셨지

그렇게 우린 결혼식을 올리고 내 나이 24살에 귀여운 천사와
만났어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결혼생활과는 다르게 무척 힘들었고,
모은 돈도없이 결혼했던지라 금전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지

그래도 잘 버틸수있을거란 생각으로 하루하루 보내는데 당신은 점점 밖으로 나가더라 나는 가족이 아니었나봐

나보다 아이보다 더 소중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와중에 둘째아이가 찾아왔어 이대로는 도저히 안될거같아 큰아이를 데리고 친정에 가서 눈칫밥먹으며 밤에는 아이 맡기고 알바하며 나와 아이는 친정살이를 했어

당신은 내가 연락하지않는이상 연락도, 만나러 오지도 않았고
이대로 우린 끝이겠구나 했는데 막상 둘째아이가 태어나니 당신이 변하더라? 이대로면 우린 행복하지않을까? 나만 다시 변하면될까 싶어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 어린이집에 맡겨두고 나도 맞벌이에 뛰어들었지

이제 좀 나아지는거 같았어 당신도 이젠 좋아진줄 알았어

당신 직업특성상 집에 자주 오지못하는거 알아서 가끔 집에오면 도와달란 말도 못하고 나혼자 끙끙거리는 모습에 아이들이랑 시간보내려고 노력하는 모습, 집안일도와주려는 당신 모습에 아 이제는 갠찬아졌구나 이젠 진짜 가족이 되었구나하면서 안심했던 내가 바보였나봐

술만 마시러 나가면 연락두절 일찍 오겠다고 나가면 새벽에 만취해서 들어오는 당신 볼때마다 나는 무너지고
다음날 잘해주려는 당신모습보면 다시 마음 다잡던 나는
그냥 어린 바보였어.

죽어라 일하고 육아하고 살림하다 셋째가 왔을땐 세상이
무너지는줄알았어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하고있던
일이 너무 재밌고 좋았거든.

근데 당신이 기뻐하는 모습에 나는 또 나를 버렸어.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내가 나를 죽였어.

큰아이와 둘째아이는 아닌척하지만 동생생긴거에 질투하고있었고, 막내는 엄청 까다로운 아이라 힘들었거든

근데 당신은 오늘도 나에게 일찍 들어온다 밥만먹고 올게라며
나갔고, 둘째아이가 열이나 전화했더니 또 전화를 안받네

그러고 달랑 카톡으로 늦는다 먼저 자란말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이들 앞에선 울지도 못해 추운 이 날씨에 배란다에서
소리도 못내 울고 들어와 아이들을 재우고나니

내가 참 바보같고 멍청한거같아

믿지말아야할사람을 계속 믿었고, 그 믿음이 아이들을
불행하게 한거같고 또 나라는 사람도 죽였으니 말이야

참 나만 놓으면 되는데 그거면 되는건데 그게 왜 이렇게
힘들까.

제발 시간을 돌릴수있다면 당신을 만나지않을텐데

당신을 믿지 않을텐데 그럼 우리 아이들이 다른 부모에게로가
다 사랑받고 행복했을텐데

누구에게도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며 울기만하는 내가
나무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