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방송 보고나서 내가 남혐이 아니라 도태남혐오인걸 깨달았어

ㅇㅇ202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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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남혐인줄 알았어
그런데 알고보니 도태남혐오였어

초등학교 등굣길에 성추행한 아저씨.
초등학생 때 교실에서 성추행당한 적 있는 사람 손~ 했을 때 손 들었다가 그뒤로 나한테 성추행당했었냐고 히죽히죽 쪼개던 같은 반 남자애.

싫다고 하는데도 하트 손동작 날리는 동료남.
싫다고 하는데도 손잡는 동료남.
20분 전부터 지켜보면서 따라왔다고 번호달라는 번따남.

이 남자들 입장에서는 장난이고 애정표현이겠지만 나는 신변의 위협을 느낄만큼 공포였다는 걸 알까?

그냥 자기가 성추행 안 하고 언행 조심하면 아무일 없을 일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남자들
그 남자들은 그냥 길거리를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죽을까봐 불안해하며 사는 여자 마음을 평생 모르겠지
나도 평생 사회적강자로서 안전하고 큰 혜택받고 살면서 사소한 걸로 역차별 당하고싶네

심지어 난 비겁다자 정관 잘 박힌 관용신이라서 남자가 내 인생에 도움을 주고 남자덕을 많이 본다고 나오는 사주인데도 공포스러운 상황이 많이 있었어

내 경험의 극히 일부만 적어도 서론이 너무 길었네
어쨌든 나는 그때부터 '최대한 남자와 엮이지 않고 살아야지' '남자는 집착적이고 음침하고 작은 호의를 주면 큰 위협으로 돌아오는 생물' 정도로 여김.

남사친이었던 애들 연락 싹 끊고 여자 지인들과는 살갑게 잘 지내지만 남자와 있을 때에는 최소한의 말만 하고 무뚝뚝하게 대하고
사회에서 만난 남자에게 개인적인 연락이라도 오면 아예 대화창 눌러보지도 않고 싹 무시하고
내 인생에 '남자'라는 존재를 지운 생활을 해왔어

(남성을 향한 범죄는 저지른 적 없고 그냥 한남과 안 엮이려고 애쓰기만 함)

그런데 장도방송을 보고나서부터야 "아 장도같은 남자분들도 계시구나. 도태남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설치고 다녀서 그랬구나." 깨달음

나는 '모든 남자들은 결국은 여자 먹을 생각밖에 안한다 어쩌고저쩌고~'하는 도태남들의 남성 일반화때문에 젠틀한 남자도 다 마음속은 도태남같을줄 알았어

사람이 맑아보이는 남자조차 경계하고 만만한 약자로 안 보이려고 연기하느라 나를 더 피곤하게 만든 적이 많네

세상에 장도같은 남자들이 많았으면 여자들 비혼률 출생률도 지금과는 달랐을거라 확신함

장도덕분에 "아.. 나는 남혐이 아니라 도태남혐오였그나" 깨달았어

찐남혐이었으면 장도도 혐오했어야하는데 나는 장도에게는 고마움을 느끼거든

난 남자라는 생물 자체를 혐오하는 게 아니라 그냥 도태남들의 도태남스러운 도태사고방식이 징그럽고 싫은거였어

도태남이 싫어
똑똑하고 정의로운 남자에게는 고마움과 배우고싶다는 존경심까지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