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도에 일하다가 한 살 어린 남편을 만나 저따위가 뭐 좋다고 구애를 거듭하고 결국 16년도에 결혼했어요.
서로 부모도 없고 돈도 없어서 원룸에서 결혼식도 없이 살기 시작했어요.
전 학교도 특수학교를 졸업했고 어릴때부터 홀로 키워주던 아빠도 15년도에 당뇨합병증으로 영산으로 보냈어요.
학교다닐때 선생님의 폭력으로 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왔고 사랑이 뭔지 예의가 뭔지 메너가 뭔지도 모르며 그저 아무 인생 목표도 없이 지냈죠.
그런 제게 느닷없이 나타난 이 남자..
듣지 못하는 저와 살겠다며 수어까지 독학했어요.
근데 성격이 어찌나 꼼꼼한지 같이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배우지 못한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가르쳐주더군요.
데이트 할 때 제가 떨어져 걷고 손잡지도 않으면 그렇게하는건 예의가 아니라며 가르쳤지만 전 귀찮다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어요.
그럴때마다 너무 서글퍼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또 남편이 일끝나고 집오면 전 인사도 안하고 그냥 폰만 봤어요.(그때는 괜찮은 줄 알음)
혼자 살아온 시간이 길었기에 부부가 서로 다투고 제 일상이 변화되는 것도 싫어 혼자가 좋았어요.
제가 결혼생활 힘들다며 자주 하소연하는걸 잘 들어주던 회사에 일하는 언니의 가스라이팅(이혼조장)에도 빠져 아이를 두고 집을 나오기도 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언니는 애정결핍자로 본인이 저랑 같이 살고싶어했던거였어요. 저도 철이 없었던거죠.
당시 남편은 제발 다시 돌아와달라며 무릎꿇고 빌었어요.
아이에게 본인 팔자 되물림 할 순 없다면서요.
전 혼자 나오는게 너무 편해 딸아이 두고 약 1년간 별거를 했어요.
이 외에도 팔랑귀라 사기도 당하고...
전 정말 철부지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였어요.
그럴때마다 남편은 제게 "당신은 백지도화지 같은 여자, 거기에 스케치를 하는건 내 몫이다" 라며 백지도화지처럼 맘이 착한데 못배웠을 뿐이라며 저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어요.
이렇듯 제 행동 하나하나에 잔소리하던 남편이 질리기도 했지만, 최근 첫째아이 초등학교를 보내고 정말 느끼는게 많네요.
계속 살면서도 남편이 얘기해주던게 전부 옳은 말임을 느끼기도 했구요.
남편은 신혼 때 맞벌이 하며 산후조리도 못하고 산후풍에 시달리던 제게 속상하다며 미안하다했죠.
맞벌이 수입도 채 400이 넘지 못했어요.
반드시 본인이 열심히 벌어서 외벌이로 바꿔내겠다고 하더니 어느새 지금은 전 워킹맘 졸업하고 남편 혼자 야간에 13,14시간 개인사업을 뛰며 이제는 맞벌이 때보다 3배는 더 벌어다주고있어요.
남편도 어릴때부터 상처가 많았고, 그저 오손도손 화목한 가정 꾸려서 밤에 손잡고 티비보는게 소원이었데요.
가족들이 차타고 함께 마실나가는게 그렇게 부러웠다며 꿈을 이루고 싶다고 노력하더니 신혼때 타던 경차도 이젠 7000이 넘는 SUV로 바꾸고 가족들 태우고 휴일마다 데리고 놀러가는데 남편이 너무 행복해해요.
술도, 담배도, 외박도, 게임도 한번 안하고 오직 가족들만 행복하면 자기는 당장 죽어도 여한없다는 남편에게 요즘 미안함이 참 많네요.
일때문에 손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그저 괜찮다는 남자.
학교가는 아이를 위해 준비할 것도 많은데, 듣지못하는 저를 위해 휴일엔 본인이 직접 학교제출 서류부터 준비물까지 다 준비해주고..
돈관리도 다 꼼꼼하게 해주고..
저를 사람만들어준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요즘입니다.
마치 아빠가 보내준 선물 같습니다.
남편에게 진지하게 사과하고 고맙다고 전해주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