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개비 고정애 아이가 들고 간다빙빙 도는 바람개비쉬임 없이 내 안, 내 살갗 안에도바람이 더운 김을 돌리고 있다 할머니는 물레바퀴 빙빙 돌리셨다하얀 목화솜 더미로 쌓아놓고저 남쪽 인도의마하트마 간디 옹도노상 물레질로 올실을 뽑았다 세월이랑 사연이랑꼬이며 당겨가는 날줄을 베었다, 얼레에 감았다얼레를 빙빙 돌려 당겼다 풀었다잡았다가 통줄 주어 꼭지연을 띄웠다윗바람에 둥둥 하늘에서 춤춘다 하늘 막은 물꼬 튼다내려오는 낙수물로 물레바퀴 돌린다이가을에 찹쌀 묍쌀 방아로 곱게 찧어누군가 맞을 채비 서둘러 하고 있다
가을, 바람개비
가을, 바람개비
고정애
아이가 들고 간다
빙빙 도는 바람개비
쉬임 없이 내 안, 내 살갗 안에도
바람이 더운 김을 돌리고 있다
할머니는 물레바퀴 빙빙 돌리셨다
하얀 목화솜 더미로 쌓아놓고
저 남쪽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옹도
노상 물레질로 올실을 뽑았다
세월이랑 사연이랑
꼬이며 당겨가는 날줄을 베었다, 얼레에 감았다
얼레를 빙빙 돌려 당겼다 풀었다
잡았다가 통줄 주어 꼭지연을 띄웠다
윗바람에 둥둥 하늘에서 춤춘다
하늘 막은 물꼬 튼다
내려오는 낙수물로 물레바퀴 돌린다
이가을에 찹쌀 묍쌀 방아로 곱게 찧어
누군가 맞을 채비 서둘러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