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동생이 그리워

ㅇㅇ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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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26살인데 동생이 나 스무살때 죽었거든.

그때 동생은 고3이었어. 기숙사에서 갑자기 사라졌고, 다음날 아침에 옛날에 살던 집 근처 아파트에서 투신했어.

동생이 되게 똑똑하고 공부도 잘 하는 애였는데, 그 외에는 요령이 없었거든? 그래서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버릇이 있었어.

나는 여자치고도 좀 작은 편이고, 동생은 남자 평균신장을 살짝 웃돌 정도로 큰 편이어서, 엄마가 그러고 돌아다니는 거 보면 웃기다고 얘기하신 적도 있어.

근데 그렇게 항상 뒤에 있을 것 같던 애가 정말 갑자기 사라졌더라.

유서도 뭣도 아무것도 안 남겨서 왜 죽은걸까 하고 우리 가족은 아직까지 추측밖에 해볼 수 없어. 근데 동생 죽은 직후에는 진짜.. 온 동네에서 다 걔 죽은 이유를 멋대로 떠들어대서 미칠 것 같았어.

그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 얘기겠거니 하고 떠들었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그게 얼마나 스트레스인데. 우리 엄마는 미용실 갔다가 거기 원장이 마음대로 떠드는 걸 들으셨대.

그 얘기 듣고 미칠 것 같아서 그 미용실 찾아갈 생각도 했었거든. 엄마가 그때 다니던 미용실은 거기 한 군데밖에 없어서 나도 잘 아는 곳이었고.

근데 그러지도 못했어. 우리 동네 되게 작아서, 소문이 금방 퍼지거든. 나 혼자 여기 살면 괜찮았겠지만 내가 그러는 걸로 우리 부모님 관련한 안 좋은 소문 퍼질 것 같았어서.

그 뒤론 그냥 어떻게든 살았다고밖에 얘기 못할 것 같아. 나는 2년 가까이 시체처럼 누워서만 지냈고, 엄마는 갑자기 울고 하셨어. 아빠는 동생 따라가려고 하셨다가 엄마랑 내가 잡아서 지금까지도 살아계시고.

시간이 그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아직 동생이 그리워. 나보단 부모님이 더 그리우실 거고, 그래서 앞에는 티 안 내지만 동생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그냥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져.

동생 납골함 들고 걸으면서 어떻게든 잘 살 거라고 다짐했었는데, 그게 너무 힘들어.

그냥.. 오늘 동생 기일이라 익명으로나마 뭐라고 써 봤어. 이젠 동생 생각해도 눈물도 안 나더라. 차라리 울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