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없는 인생이 의미가 있을까

쓰니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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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때 엄마가 버리고 간 집에서
폭력을 일삼던 아빠, 나몰라라 하던 오빠
그 두명의 가족과 함께 초중고 학창시절을 보냈어

다행히도 성격은 강해서 애들 사이에서 밝은 성격으로 잘 버텼지만
집에 오면 늘 썩어가는 쓰레기 사이에서 코골고 자는 아빠를
보며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매일 밤 울었어

성인되고서 알코올중독자 아빠를 버리다시피하고
오빠랑 나는 각자 서로의 집을 구해 나갔고
그렇게 자연스레 멀어졌어

엄마는 외로이 살기 싫어져 오빠를 다시 찾아왔고
난 더이상 엄마도 오빠도 가족으로 느껴지지 않았어

그들은 내게 매 명절 연락 오지만,
2시간이나 걸려 찾아가야 할 정도로
보고싶음이 느껴지지 않아 한번도 간 적이 없어

가더라도 진심으로 행복한 가족의 기분이 든 적이 없어
그냥 남들이 다 하는거 잠깐 해보니 난 별거 없더라..

엄마는 이제와서 다 큰 딸로서의 효도를 원했고
난 가족의 그늘 아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가족이라고 다 효도해야해? 난 그럼 왜 안도와줬어?”라고 되물었고 늘 엄마는 그때마다 ”넌 너아빠 닮았어“라고 해

나를 조금이라도 봐온 주변 사람들은 꼭 묻더라

넌 왜 가족들 이야기를 안해?
넌 가족들 자주 안봐?

그냥 ”사는게 바쁘니 어쩔 수 없네” 라고 해

사실, 난 아무 도움 없이 살아가야만 하니까
남들보다 더 악착같이 살아가고 있는 건 맞아

근데 사실 그렇게 살다보니
무너져내리면 걷잡을 수가 없더라

매일 황무지에 혼자 발가벗겨진채로 버려진 기분이 들고
어두워

좋은 일, 행복한 일 있어도 그냥 불안해
이것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좋은 사람이 곁에 와도 불안해
이 사람도 언젠가 날 떠날 것이 무서워서

이 따가운 가시밭 위에서 누군가 날 조금이라도 누르기만 하면, 겨우겨우 참아내던 피고름이 기다렸단 듯 터져버리는 느낌

가족이 너무 필요해

좋은 일 있다면 같이 축하해 줄 사람
슬픈 일 있다면 같이 울어줄 사람
좋은 사람이 생기면 소개시켜 주고 싶은 사람들
내가 뭘하든 든든한 울타리처럼 날 지켜줄 무언가

그게 없는 사람은
진짜 살기가 너무 힘들다

이게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