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는 당하는 사람이 바보입니다

ㅇㅇ2023.03.22
조회1,065
상품 설명에 써져있는 '정품' 믿지 마세요
4줄 요약:1. 온라인에서 정품이라고 판매중인 가방을 구매2. 가품인게 너무 뻔히 보여서 감정신청 결과는 역시나 가품3. 판매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자 물건값 환불 처리를 해줬으니 더 이상 책임 없다.4. 경찰서, 특허청, 한국 소비자원 등등 문의 결과 환불 해줬으니 처벌 못한다. 해당 몰은 계속 영업중.

가품을 정품으로 판매하면서 가품을 눈치챈 구매자들에게만 환불을 해주면 계속 판매도 가능하고 모든 법적 책임, 조사를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이러면 정품 파는 사람이 바보 아닌가요?

안녕하세요. 얼마 전 동생 생일을 맞아 좋은 선물을 해주고 싶어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둘러보던 중,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던 명품 가방을 발견했습니다.
상품 설명란에 정품 및 국내 백화점 AS도 가능하다고 적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판매자에게 따로 문의를 하여 정품이 맞다는 것을 이중으로 확인하였습니다. 
(후에 경찰에 '판매자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이 없냐'고 문의하니 판매자가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을 정품으로 믿었을 수 있으니 법적 책임을 입증시키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배송을 받은 후 동봉되어있던 영수증에 제가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예를들어 저는 10만원을 지불했는데 영수증엔 환전 시 10만원이 넘는 100유로가 적혀있던 상황)이 적혀있어서 가품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감정원에서 정식으로 감정을 받았고 가품 소견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특정이 가능한 상품 명 및 이름은 지웠습니다.)

 

 


이후 고소를 진행하려 하는 상황에서의 대화를 재현해보겠습니다.
---------------경찰과의 대화----------------
나: 가품을 정품으로 판매한 사람을 사기죄로 고소하려 한다. 상세 설명에 정품이라고 기제되어있고, 직접 1:1 문의에서도 정품이 맞다고 답변을 받았다.
경찰관: 그건 선생님 주관이고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고의성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판매자는 자신이 판매하던 물건이 진품이라고 믿고 판매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사기죄 성립이 어렵다.
나: 같이 보내온 영수증에 내가 지불한 금액보다 큰 금액이 적혀있었는데 (예를 들어) 15만원에 물건을 구매한 뒤에 관세, 배송비 합해서 10만원에 판매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영수증도 위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고의로 판매했다고 볼 수 밖에 없지 않냐.
경찰관: 물건을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걸수도 있지 않느냐.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얼마에 판매하던지 판매자 마음이고 그런 걸로는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 판매자와 대화는 나눠봤냐.
나: ..??? 아직이다. 사기죄로 고소 진행할거라고 알리기만 했다.
경찰관: 합의를 보실 수도 있으니 대화 나눠보고 다시 오시는게 좋겠다.
---------------사기꾼과의 대화--------------
나: 가품 판정으로 고소 진행중이니 연락주세요
판매자: 업체가 바뀌어서 문제가 생긴 거 같습니다. 반품 처리 도와주겠습니다. (반품 처리)
나: 반품이 아니고 고소 했다니까요? 연락주세요.
판매자: 하지만 저희는 이미 환불을 해드렸는데요?
(이후 전화 통화를 몇 번 했지만 합의 의사가 없다고 판단. 고소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경찰과의 대화----------------
나: 합의가 안돼서 사기와 상표법 위반으로 고소하고 싶다. 근데 판매자가 물건을 환불처리 해버렸다.
경찰관: 환불 받으셨으면 더 이상 처벌이 불가능하다
나: 환불과 합의는 별개 아니냐, 합의 전까진 형사 책임이 남아 있는걸로 알고있다.
경찰관: 형사 책임이 남아있는건 맞지만 환불을 받은 시점에서 재물 손괴가 인정이 안되기 때문에 고소를 해도 사실상 처벌을 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나: ..??? 그럼 상표법 위반은 고소 가능한지 알고싶다.
경찰관: 일단 접수는 하는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다. 

이렇게 상표법 위반만 고소를 접수하고 위조 상품 신고를 처리하는 기관들에 문의를 해봤습니다.

-한국 소비자원
나: (상황 설명)
한국 소비자원: 저희는 환불, 반품, 수리만 도와드릴 수 있기 떄문에 환불을 받은 경우 도와줄 수 없다.

- 특허청(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 및 담당자)
나: 위조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를 신고하고 싶다. 정품임을 명시하고 판매했고, 아직도 판매중이다. 피해자가 이미 많을걸로 예상되고 지금도 양산되고 있다. 근데 경찰측에선 환불을 이유로 고소를 진행할 수 없다고해서 민원을 넣고싶다.
특허청: 환불을 받았으면 판매가 아니라 '양도'로 취급되어 가품 판매에 대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없고, 선생님은 환불을 받은 순간 피해자가 아닌 '가품 제작'에 피해를 입은 해당 브랜드에 대한 참고인으로 밖에 인정이 안되어 신고를 받아도 검찰로 기소가 안된다.
나: 그럼 내가 사기를 친다고 생각해봐라. 가품을 진품으로 판매하면서 가품임을 눈치챈 구매자들에게만 환불을 진행해준다면 법적으로 처벌을 안받느냐
특허청: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 제도상의 한계다. 우리도 여러 방법을 고심중이다. 양해 부탁드린다

우리나라가 아직까지 정의롭고 권선징악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던 사람으로써 조금 마음 아픈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이틀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제가 가품을 구매한 그 페이지와 상품 설명에 적혀있는 '정품만 취급' 그대로 계속 판매중이었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어 '해당 상품'만 일시적 구매 정지를 걸어놓은 상태이며, 해당 판매자는 해당 상품 이외의 물건들을 아무런 문제없이 계속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전 그나마 한국 사람에게 구매했기에 반품이라도 받을 수 있었지만 여기 분들은 판매자 정보(이름, 사업자등록번호, 주소, 쇼핑몰 이름)등등을 꼭 확인하시고 현명한 쇼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판매자가 정품임을 명시하더라도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셔야할 거 같습니다.

댓글 1

MuZi세대오래 전

우리나라는 애초부터 가해자는 보호해주고 피해자 한테는 더 가혹한 나라입니다.

닉네임을 다르게 변경할 수 있어요!
 님이
ㅇㅇ님에게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