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엄청 괴롭게 죽어야만 아빠가 알까요?

글쓴이2023.03.30
조회233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8살때부터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아빠, 그리고 5살 차이나는 여동생이랑 셋이서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자살기도를 해서 급성폐렴으로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아팠다가 살아났습니다. 처음도 아니고 물론 우울증을 진단 받아 약물치료, 상담치료를 햇수로 5년째 받고 있습니다.

아빠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책임져야하는 가장으로서 저희 두 딸을 키우며 힘드셨을거 압니다. 정서적 교류가 너무나도 적었어요. 그로 인해 강요도 있었지만 자처해서 엄마역할 언니역할을 함께한 것 같습니다.

항상 동생을 먼저 챙기라는 아빠 교육방식에 동생을 저보다도 먼저 챙겨왔고 당연시해오며 살아왔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동생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하교는 물론 준비물 챙기기, 학부모 상담 등도 제가 가기도 했습니다. 여자로서 엄마의 부재를 크게 느낀 적이 많았기에 동생은 부족함 느끼지 않게 안간힘 쓰며 나름대로 노력 많이 했어요.

아빠는 개인화물로 트럭일을 해오셨습니다. 육체노동이니만큼 체력소모가 컸겠죠. 그래서 퇴근을 하면 항상 배고픔에 짜증을 많이 내셨고 집안 어지르는 것에 화도 많이 내셨습니다. 도어락 소리에 어릴적부터 동생과 저는 자유가 끝났단 생각에 후다닥 뛰는 소리를 내며 집안 치우기가 일상이었고 안한 것에만 항상 화를 내셨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밥짓기, 밥 차리기를 했는데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아빠가 가부장적인 면도 많았거든요. 본인이 집에 오면 밥상을 차려서 받쳐야한다는 둥 배고픔을 전혀 못참는 사람이며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반주를 하십니다.

술을 매일 드시다보니 감정적일때가 많습니다. 화도 쉽게 내고 분노조절을 못하며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니엄마랑 똑같다는 둥, 어렸을때는 내가 왜 밥상을 당연시 차려야하는지 왜 받쳐야한다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살아가야하는지 대들고 싸우기도 하였습니다.

학창시절때 나름 공부욕심도 있어서 어느 순간 떨어지는 수학 영어 사교육 붐 시절에 학교 수업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서 저 또한 아빠한테 학원 요청을 부탁드렸으나 능력이 안된다며 거절당해 점점 성적과 의욕 모두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 진입시에는 듣도보지도 못한 대학교를 간다며 극대노를 하셨고 의논 끝에 그럼 저도 공부를 더 하고싶다며 재수학원을 다니기로 했습니다.

재수학원 상담도 아빠와 동행하였고 등록하면서 고등학교 재학중이라 하교하고 수업끝난 자료들로 자습하며 학원을 다녔습니다. 졸업 후에 학원 수강료를 내야하는 시점에 아빠는 내가 언제 재수학원 다니라 했냐며 화내며 능력이 안된다며 지원을 안해주셨고 그로인해 저는 남들 자습시간에 호프집 알바를 다니며 평일 주말을 뛰어다녔습니다.19-20살 넘어가는 순간부터 경제적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식비, 교통비, 학원비 뭐 하나 충족되는 것이 없었고 그때 열심히하는 모습에 인정해주는 줄로만 알았던 영어선생님이 접근하셔서 밥 한끼도 제대로 못먹고 다니던 저에게 밥도 사주고 이뻐해주시며 학원비는 걱정말라던 영어선생님이 다가왔습니다. 악의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는걸 어리고 성에 대해서 무지했던 저는 늦게 알게되었네요. 그렇게 첫경험을 날리고 매일 이유 모를 더러움에 괴로워하며 울며 결국 재수학원과 공부를 포기하고 알바만 미친듯이 다니며 돈벌기에 올인했습니다.

사교육이 너무 필수였던 시절이라 동생에게는 저처럼 안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부족함 없이 공부하기를 바라며 얼마 안되지만 사교육을 홀써빙 알바나 직원으로 다니면서 지원해주었습니다. 근데 저도 지치더라구요. 일을 그만두며 지원을 못해줬는데 동생은 아빠가 바톤터치 받아서 지원해주더라구요. 동생은 지금 어딜가도 인정받을만한 회사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너무 대견하고 정말 질투 없이 저도 너무 뿌듯합니다. 약간 제자식 키우는 듯한 기분이네요. 아직까지도 동생은 성인이어도 제가 뭐든 해주고 싶고 어려보이고 하니까요.

근데 이렇게 살면서 제인생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밖에서 방황 아닌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일도 인생도 인정 욕구가 강했고 술먹고 주정부리며 폭언하는 아빠보다도 좋은 말만 해주는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맘을 더 많이 주다보니 상처 받는 일도 많이 생기더라구요. 그러던 중 알바사장님한테 강간을 당해서 고소하면서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되어 그때부터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치료를 받다보니 비단 이 사건만이 문제가 아니더라구요.

아빠는 부모라기보다 제가 자처한 탓도 있겠지만 밥도 항상 차려줘야 먹고 술먹고 일을 안나가는 날도 많고 하나부터 열까지 떠먹여줘야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사람입니다. 성인되어서 백수일때도 어디를 가서 가족외식을 하면 제가 계산하는 일이 대다수였고 목돈을 드리며 도와드린 적도 있습니다.


아빠와는 어릴적부터 저도 모르게 원망감이 커왔던 것도 크고 작고 큰 갈등과 다툼이 너무나도 많은 탓에 더이상은 희생하는 삶을 살기 싫어 작년부터 제가 인문계 고졸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무직 경리등으로 조금씩 다닌 경력으로는 일어설 수 없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전문직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집중하기 위해 앞으로는 남은 돈은 꼭 나만을 위해 쓰겠다며 가족을 끊어내다시피하고 독립을 하게되었습니다.

미워도 가족이라는게 그나마 울타리가 되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같이 살때는 같이 사는 괴로움에 자살기도를 해도 아빠는 외면했지만 늘 제 목숨을 살려주는 동생이 있었는데 밖에서 홀로서기가 잘 안되어 또 타인에게 잠시 의지했다가 이도저도 못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 또 자살기도를 하게되었네요. 어찌저찌 지인이 응급실에 데려가주었는데 이번엔 정말 죽을 수 있었는데 또 살아나게 되었네요. 보호자인 아빠가 오게되었고 호흡조차 제대로 못하는 제 모습을 보고 이제야 제가 많이 힘들었구나 심각성을 알게 되신 것 같습니다.

저 사건이후로 본집에서 한동안 지내게 되었는데 역시나 일시적이더라구요. 몸이 안좋으니 아빠가 집안일은 되도록 안시키려 노력하신 것 같은데 가족끼니를 또 제가 챙기면서 예전과 같이 돌아가는 것 같더라구요.

결국 아빠랑 다투게 되었고 '내가 너한테 뭘 바라고 시키길 했냐'라며 감정적으로 대하는 아빠한테 저는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항상 힘들어하는 하소연을 하며 저에게 눈치를 많이 주지 않았냐 나는 아빠 힘든 모습 보기 싫어 해준 것들이었는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니가 천성이 그래서 해준거라는 둥 이런 말은 진짜 아니다'라며 화를 내며 다투게되었습니다.

아빠랑 이렇게 다툴때마다 호흡 곤란이 올 정도로 숨이 턱막히는 기분이고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여주고싶습니다. 그래야만 제 힘든 것을 알아주고 죄책감을 가질까 싶습니다.

동생한테는 많은 것을 해주고도 뿌듯하며 행복합니다. 가끔 비교되어 힘들때도 보상심리 같은 못된 마음 가질때마다 몇번이고 마음을 되잡으며 반성합니다.

하지만 아빠는 부모인데 아빠는 이런 제게 여지껏 미안한 마음까지 바라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짐을 더 주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빠의 하소연들도 제가 더 이상은 못 들어주겠습니다. 이제는 여지껏 나이값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도 안좋고 이제는 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아빠가 존중해줄듯이 하는 모습에 그러기로하고 자취방도 내놓은 상태인데 몇일전 싸운 후 자살충동을 제 자취방에서 겨우겨우 참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여태껏 저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나 그 잠시동안 또 아빠의 앓는 소리에 제 공부를 위한 돈에서 작지도 않은 금액을 또 내주었네요. 이나이 먹고 돌봄을 바라는 것도 양심없는 짓인데도 자꾸 힘들어하고 기댈곳을 찾는 저는 상담치료를 받으며 매번 마음 다잡으면서도 쉽지가 않네요.

요 몇일도 술먹고 전화로 제탓만 하며 자기 힘든 울분만 쏟아내는 아빠 전화땜에 정말 죽고싶단 생각이 수없이 드네요. 저는 뭘 그렇게 잘못하며 살아온 걸까요? 마음을 자꾸 다잡아도 계속해서 무너지며 아무것도 하기가 싫으며 삶을 포기하고 싶단 생각에 사로잡히네요. 앞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한 충고도 조언도 받아들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