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절부터 봐온 아주버님의 철없고 대책없고
부모님(시부모님)께 당당하게 손벌리는 모습이 너무
꼴보기 싫었어요. 사람 쳐놓고 무섭다고 도망가다 결국 뺑소니로
잡혀서 징역살뻔한거 아버님이 합의금 물어줘서 겨우겨우
나왔단 소리 들었을땐 한심하다 생각도 했구요.
그러다 저희가 먼저(둘째) 결혼하게 되었고
그에 조바심이 났던지 한달이 멀다하고 데려오는 여자들이라곤
돈보고 달려드는 철없는, 나이차이 많이나는 20대 초반인
어린애들 뿐... 심할땐 가게 알바하러 온 고딩들도 있었네요.
그러다 한 여자애와 꽤 관계가 깊어져 집에까지 인사시키고
'이런걸 형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걱정도 했었는데
결국은 애 임신하고 젊은 나이에 엄마되는게 무서웠던지
겁먹어 낙태하고 도망갔더랬죠... 시부모님은 그저 쉬쉬...
그러다 지금의 형님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요,
정말 말도 안되게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교육자에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외모도 깔끔하고 집안도
나쁘지 않은,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싶을만큼 좋은 사람이요.
알고보니 아주버님, 배경 싹 갈아엎었네요.
본인 이름으로 된 다 망해가던 가게(실은 아버님이 차려주신)
싹! 처분하고 이미 잘 되고있는 아버님 밑으로 들어가 성실한척,
사업도 성공한 척 배경 싹 갈아 엎었었네요.
꾸미는데 재주있고 말재간이 좋아 그런가 연애는 성공적...
사실 전 형님이 와서 좋아진게 많습니다.
혼자 몇년을 챙기던 집안의 대소사, 형님이 끌어주니 편하고
워낙 똑부러지고 주변 잘 챙기고 재미있는 성격이라
만나서 놀면 함께있는 시간들이 너무 재밌고 좋아요.
문제는 아주버님...
제가 이미 과거를 다 알고있고
형님은 아주버님한텐 진짜 복에 겨울만큼 훌륭한 사람인데
곧 죽어도 자기는 결혼 잘했다 인정 안합니다.. 하
그거야 뭐 개소리하네 넘길 수 있지만
형님한테 막대하고 부려먹는 모습이 정말 꼴보기 싫네요..
형님네 아이가 이제 막 돌 지났습니다.
그런데 매일 사업핑계대며 육아는 안중에 없습니다.
사실 아버님이 다 하고 계시고 본인은 거드는 것밖에 없어서
출퇴근 끝나면 시간이 널널한데도 육아하러 집에 가지않고
친구들 만나 게임하고 놉니다. 형님한텐 거래처 사람들 만난다,
일의 연장이다 핑계대구요...
(저랑 신랑도 아버님 밑에서 같은일 하는중이라 압니다)
가족들 다같이 모이는 자리에서도,
아주버님은 매일 피곤하다 어쩐다 핑계대며 안방으로 들어가
자는지 게임하는지 무튼 혼자 쉬고있습니다. 그럼 어머님은
형님 눈치가 보이는지 애기 봐주신다며 안고 놀아주고 하십니다.
가게일이 많이 피곤하겠지 어쩌구 하는데 진짜 옆에서 보고있는
저는 속으로만 기가찹니다. 형님은 혼자 애 보며 전전긍긍
하고있는데 아주버님은 누워 뒹굴거리는것 보면 짜증납니다.
한번은 애기 시어머님이 봐주시고 형님이랑 밥을 먹는데
제가 답답해서 "형님도 같이 일하는 입장인데, 아주버님이
육아 안하고 형님한테 이거저거 시키는거 화나지 않아요?"
물었습니다. 그러자 "나는 그래도 가장은 아니잖아. 가장의 어깨가 제일 무겁지" 합니다. 옛날 우리시대 어머니 마인드입니다.
좋은게 좋은거다...
만행을 확 일러줘버릴까 싶다가도
그럼 집안 풍비박살나는 꼴 될까 무섭고
애기도 있는데 형님이 너무 불행해질까봐 그것도 무섭네요..
그냥 묻고 살아야 하는데 형님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깝고 아주버님은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 꼴보기 싫네요...
그냥 푸념이라도 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