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싶어요

힘들어2023.04.07
조회7,764
대학선배로 만나 10년을 친하게지내다가
우연한 계기로 급 가까워져서
(이유를 쓰게되면 남편이 알꺼같아서 이유는 안쓸게요)
연애를 하게됐어요

연애 몇개월만에 덜컥 임신을 하게됐는데
저는 원래 비혼주의자였기때문에
졸업하고 취업해서 모은돈으로 외국유학을 다녀오느라
모아놓은돈이 하나도 없었기때문에
어떻게해야할지 너무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임신했다는 얘길 듣자마자 일초도 고민없이
결혼하면되지 라고 대답하는 남편을 보면서
책임감은 있는사람이구나 싶어 결혼을 결심하게됐습니다

꽤 오래전이었지만
선후배 사이일때 오빠는 왜 결혼안하냐고 물은적 있었는데
본인이름으로 집도있고 벌이도 나쁘지않아서
여자만있으면 결혼하면 되는데
여자가 없어서 못한다는 얘길 들은적이있어서
혼수만 부모님께 부탁드리면 결혼하는데 문제는없겠다고
생각하고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결혼을 준비하다보니 집은커녕
모아놓은돈도 하나 없었고
시댁에서도 도와줄 형편도 되지않아
모든 결혼준비는 카드로 해결하고
집을 구할수없어 시댁에 들어가서 살게됐습니다


만삭때까지 편하게 누워서 티비한번 못보고
시부모님 두분다 일을하셨기때문에 집안일을 다 제가 해야했어요
(회사가 시댁에서 편도로 한시간반 거리여서 출산까지 회사는 쉬었습니다)
그땐 그런 생활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다지 불만도 없었어요
그렇게 만삭때까지 시댁에서 살다가
감사하게도 시댁에서 두분이 사실건데 큰집이 필요없다하시며
작은 집으로 이사하시고 남는돈 5천을 주셔서
분가를 하게됐습니다
(물론 대출을 훨씬 많이받아서요)

아이가 11개월쯤 됐을 때 저는 복직을 했고
그때부터 10년동안 계속 일했습니다
중간에 몇달 일을 쉰적 있었는데
혼자버니까 생활비 감당이 안된다고 찡찡거려서
몇달동안 식당 알바를 하면서까지 최선을 다해서 일했어요
결혼생활 내내 생활비는 무조건 반반씩 냈고
각자 월급관리를 했어요
거기에대한 불만은 크게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면 되니까요

얘기가 길어졌네요...

이혼하고싶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교통사고가 나서 몇달동안 일을 못하게됐습니다
퇴직금으로 반반씩 생활비를 내는게 한동안은 가능했지만
점점 퇴직금은 떨어져갔고
더이상 생활비를 반반 낼 수 없게됐을 때 남편에게
이제 퇴직금을 다써서 생활비 반반 내려면
대출받아야한다고 말했어요
지금까지 쉬지않고 일했는데 다쳐서 일을 못하고 있는 사람에게
생활비를 계속 반반 내라고하는건 너무하지않냐고요
그랬더니 나도 지금까지 한번도 안쉬고 일했는데?라고 하더군요
그말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게 가장이라는거라고 우리아빠도 평생 한번도 안쉬고
혼자벌어서 우리 다 키웠다고 그게 당연한거 아니냐했더니
왜 꼭 남자가 벌어야하냐는겁니다
여자가 벌고 남자가 살림하는집도 있다면서..
더이상의 대화가 의미가 없어서 그대로 얘길 끝내고
저는 다시 취업하기 전까지 생활비를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취업해서 일하면서 대출갚고있구요

문제는 그날 이후로 남편이 너무 꼴보기가 싫어요
맞벌이여도 집안일을 8:2정도로 제가 더많이 해왔는데
남편이 가장이니까 제가 집안일을 더하는거에대한 불만이 크게없었는데
그날 이후로 생활비는 반반 내는데 집안일은 왜 내가 더해야되지?
내가 훨씬 적게먹는데 식비를 왜 반반 내야하지?
이런 사소한문제들이 점점 더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예전과 달라진게 없는데
그날이후로 전엔 괜찮았던 일들이 다 불만이되어버렸습니다

다툼이 점점 잦아졌고
대화가 점점 줄어들다가 최근엔 아예 대화가 단절이돼버렸어요

더이상 남편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지않아요
내가 암에걸려서 일을 못하게돼도
보험금 받은거로 생활비 반반내라고 할 사람같고
도무지 의지가 되지않아요

이런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한다는게 너무 끔찍해서
이혼을 하고싶은데
딸이있어서 망설여집니다
우리 둘의 문제인데 그로인해 딸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돼요

이혼하지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