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신도 귀하던 시절

신은없다2023.04.09
조회2,468
제가 직접 겪은 일만 올립니다. 사기 꺾지 마시길 바랍니다. 직설적으로 비추누르지 말란 말씀.

비추누르는 인간은 대대손손 ○○○○, ○○것. 명심.

제가 글재주가 없사오니 잘 읽어보시고 잘 이해해보시길 바랍니다요~

이제는 나이도 나이니 만큼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형, 누나는 중학생, 고등학생이라 다들 읍내 친척집에서 하숙했거든. 자동차가 별로 없던 시절인데다가 우리동네는 비포장에 꼬불꼬불 산길이라 자동차는 커녕 자전거도 못다니는 그런 도로? 그냥 산길이었어. 지금으로 치면 사람들이 취미로 다니는 등산이 우리는 일상이었지.

집에서 학교까지는 걸어서 3시간? 4시간? 새벽4시에 일어나서 밥먹고 학교가면 맨날 지각.

중학교, 고등학교는 읍내에서도 차타고 한참? 더 가야되는 그런 동네였어.

집에는 아부지, 엄마, 나 그리고 대형견(흰색, 이름은 메리. 암놈이던 숫놈이든 무조건 메리. 그리고 고양이 두마리. 고양이 이름은 두놈다 나비).

우리집은 소가 많아서 분뇨 치우는건 가족들이 번갈아 했었는데 아부지하고 둘이서만 하다보니까 분뇨 치우는게 하루일과가 됐지. 주말이나 돼야 가족상봉. 처음에는 형, 누나 없으면 죽는줄 알고 눈물나고 그러더니 어느순간 익숙해지더라고.

그때가?...

국민학교 11살때쯤이었을꺼야.
여름에는 소몰고 다니느라 친구들하고 놀시간도 거의 없었어.

학교 파하면 도중에 친구들하고 개천에서 물고기 잡거나 다마치기, 딱지치기 하던 그시절이 좋았는데.

가을걷이 다 끝나고 소여물로 콩깍지, 볏짚, 쌀겨) 등등 창고에 채워놓고, 겨울에 소들 바닥 차지않게 깔아주는 보릿단까지 창고에 쟁여두면 그해 겨울 나는거야.

겨울 김장하고 남은 배추 우거지나, 무청 시래기 말려놨다가 여물 쑬때 넣어서 끓여주기도하고 사람도 먹고(찌개나 볶음, 조림 등)

예전에 우리집은 장아찌나 김장을 종류별로 많이했어. 오며가며 같이 식사하다가 동네사람이 맛있다고 하면 엄마가 싸주기도 하고 그랬거든. 엄마 18번이 "싸가"야. 입맛에 맞아요? 싸줄게요, 싸가싸가, 이거야. 물론 바리바리는 아니고 한두끼 먹을 정도?

슬슬 선선해질 무렵 쯤 산에는 먹을거리가 넘쳐나거든. 잣, 대추, 돌배, 으름 등등, 그걸 먹어보겠다고 친구들하고 산속을 헤집고 다녔지.

그날도 어김없이 학교 파하고 친구들하고 마루에 가방 집어던지고(우리집이 동네 중간쯤 친구들 집은 산꼭대기) 산에 놀러 갈려는데.

평소에는 볼일(대소변)볼때 외에는 집밖에 잘 안나가고 광(곡식을 저장해두는 곳)에서 지내면서 쥐도잡고 벌레도 잘잡는 녀석, 유독 나처럼 겁많고 소심한(나처럼 멸치과)녀석이 그날따라 쫄래쫄래 따라오는거야 귀찮게.

어차피 집도 잘 찾아 가겠다 볼일보고 들어가겠지 싶어서 따라오던지 말던지 친구들하고 산으로 달려갔지.

신나게 저거 내나무다 내꺼다 내가 먼저 맡았다, 하면서 열매를 따서 먹고 노는데 어디서 카악카악? 웅웅? 푸다닥푸다닥? 암튼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런 소리가 들렸어. 친구들한테 너도 들었어? 했더니 무슨소리? 못들었는데? 다들 그러는거야.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신나게 열매를 따고 있는데 친구들은 야, 빨리 집에 가야겠다, 숙제해야돼. 그러더니 산을 막 내려가는거야. 그렇게 친구들 먼저 가라고 하고 잘익은 열매만 골라서 계속 땄지.

나는 어차피 조금만 내려가면 집이고, 어두워지기전에 내려가면되니까 계속 열매를 따서 옷 앞섶에 담아서 내려갈려는데 그 소리가 또 나는거야. 좀전에 들었던 소리가...

그래서 혹시 산토낀가? 멧돼진가? 귀신??? 이런생각 하니까 발이 안떨어져(겁은 많은데 자존심은 무진장 강해). 그렇게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버티면서 실눈으로 소리나는쪽을 봤어. 그랬더니 아니 글쎄 이 3ㄲ, 아니 이녀석이 올무에 뒷발이 걸려서 푸다닥 거리는거야.

할수없이 빼줄려는데 철사라 끊어지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고 돌로 철사를 내리치니까 고양이가 놀라서 손등을 할퀴는거야. 이3ㄲ가 미쳤나?!! 주인도 몰라보고? 하도 발버둥을 쳐대서, 이래도 저래도 안되길레 포기하고 헐레벌떡 내려와서 아부지하고 다시 올라갔더니 발목에 피철철 나고 허연 뼈가 드러나있는거야.

아부지가 뺀치로 철사를 끊고 발목에는 뺀치가 안들어가서 못끊었어. 강제로 밀어넣다가 더 다칠까봐. 집에가서 가위로 짤라야겠다, 하면서 고양이 목덜미를 잡을려는데 고양이가 놀랬는지 쏜살같이 도망가더라고.

혹여라도 위험할까봐 나무에 걸려있는 남아있는 철사를 제거할려고 아부지가 뺀치를 갖다 대는데, 갑자기 이게 뭐냐? 하시는거야? 나는 뭐가 잘못됐나? 하고 아부지를 처다보는데 이거 산삼이다!! 산삼이야!!! 하는거야. 어릴때라 산삼이 뭔지 모르고 산삼이 산나물 이름인줄 알고.

아부지는 지금 나물이 중요해? 나비가 다쳤는데?!! 했더니. 아부지가 하시는 말씀이 귀한 약초야 조심조심 캐야돼. 너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그냥 가만히 있어. 그러더니 주변에 꼬챙이로 별로 힘도 안들이고 산삼을 한무더기 캤어. (지금 같으면 몇뿌리냐고 했겠지만, 머리로는 시중가 계산).

그때는 그게 뭔지 먹는건지 바르는건지 관심도 없었어. 단지 나비가 다쳤는데 빨리가서 철사끊고 아까쟁끼 발라줘야겠다는 생각뿐.

그렇게 집에와서 광에 숨어있는 고양이 잡아서 엄마는 못움직이게 붙잡고 아부지는 철사끊고 약바르고 방닦을려고 안버리고 모아둔 낡은 아부지 난닝구를 짤라서 감아주고 광에다가 들여놨지.

우리도 아껴먹는... 말릴려고 매달아놓은 생선을 구워서 아이고 이놈 식겁했겠네, 하면서 보양하라고 가시까지 발라서 주시더라고.

저녁 먹을려고 밥상에 둘러앉아서 식사를하는데 마침 아부지가 나뭇잎으로 곱게싼 산삼을 보여주시니까 엄마가 보더니 눈이 휘둥그레 지면서, 이게??? 뭐더라??? 그...?? 하시는거야.

아부지하고 엄마는 식사하시다 말고 풀뿌리같은걸 펼쳐놓고 한참을 상의를 하시는데 누구주고 누구주고 어쩌고 저쩌고 하시더라고. 그러더니 한뿌리는 산꼭대기에 혼자사시는(내외분이 사시다가 할머니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께 드려야겠다는거야.

그러면서 너 내일 학교끝나고 갖다드리고 오너라, 그러시는거야.

다음날 학교끝나고 집에가서 엄마, 고양이는? 했는데, 조금 절긴하는데 밥도 잘먹고 잘놀더라, 그러시더라고. 안심하고 엄마, 산삼 드리고 올게. 하니까 안가도 된다. 니아부지가 아침에 가져다드린다고 가셨는데 뭔일있나? 아직 안오시네, 하시더라고.

그런가보다 하고 숙제할려고 공책펴놓고 방바닥에 엎드려서 졸고있는데.

아부지가 집에 들어오시더니 큰일날뻔했다, 하시는거야.

엄마가 왜그러냐고 했더니 아부지가 하시는 말씀이 그집 방문을 열었는데 뭔가 썩는 냄새가 나더라는거야.

밭에갔다가 넘어져서 집까지는 기다시피 왔는데 아침에 몸을 일으킬려는데 움직여지질 않더라는거야. 그렇게 며칠을 밥도 못먹고 굻으면서도 대소변을 방에서 보고 주변에 있던 옷가지로 덮어놔서 그 냄새가 났던거지.(주택이 띄엄띄엄 한참 떨어져서 소리 질러봤자 소용없어). 옛날집은 문턱, 문지방이 높아서 일어서지 않으면 넘어가질 못해.

조금만 늦었으면 송장 치를뻔 했다고... 동네 어른들하고 병원에 모셔다 드리고 오는길이래. 뼈가 부러진게 아니고 근육이 놀래서 조금만 움직여도 아팠던거라고.(근육이 놀란다고 움직이기 힘들정도로 아픈가?)

그 후로 산삼은 형, 누나가 하숙하는 친척들 집에 한뿌리씩, 주변에 몸이 부실하거나 병자들한테 한뿌리씩, 우리집에 한뿌리. 나는 맛도 못봤어. 먹었는지 어쨌는지 기억은 안나. 여태까지 잔병치레 없는걸 보면 먹은걸수도.

나비는 허연 뼈가 보이던 다리가 다 낫고, 약간 절뚝거리기는 하지만...

우리집이 동네에서 중간지점이라 장날이나 읍내에 다녀오시는 주민분들이 물도 마시고 끼니때는 가족처럼 식사도 하고 가실때가 많았는데 동네 주민분들 누구나 할것없이 그러시는거야.

산삼을 팔았으면 돈벌었을텐데 왜 그냥 주셨냐고. 그럴때마다 엄마는 빙그레 웃기만 하셨어.

어느날 너무 궁금한거야. 그래서 여쭤봤지. 엄마, 산삼 돈되는거야? 가게 갖다주면 하드고 사탕이고 공책도 바꿀수 있어? 하면서 큰 기대를 하면서 대답을 기다렸지.

그랬더니 아부지한테 물어봐라 그러더라고???

아부지 산삼 많이 캐면 좋은거예요?(속으로는 산삼 캐서 과자 바꿔먹는 상상 중)했더니,

아부지 하시는 말씀이...

산삼은 욕심내면 눈앞에 나타났다가도 숨어버린다, 혼자 먹으면 안된다, 약으로 쓰라고 산신이 내려주셨는데 금전으로 바꿀려고 하면 산삼이 죽어버린다,
욕심부리면 니들(자식들)이 해를 입는다. 등등 한시간을 조언? 충고? 만 듣고 산삼캐는 꿈을 접었어. 물론 그때는 무슨뜻인지 알아듣지도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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