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글을 처음 써봐서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여기다 글을 쓰는게 맞는지도, 뭐 하나 맞는건지 틀린건지 모르겠어요. 저를 처음보는 분들한테 객관적으로 조언을 들으면 마음이 그나마 나아질까 싶어서 귀찮겠지만 의견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제 가정사 이야기예요. 저는 지금 고등학생인데, 오늘 막 아빠한테 연을 끊고 집을 나가 살겠다 말씀을 드리고 왔어요. 저는 제가 지금까지 좋지 못한 가정사에 남들보다 많이 시달렸다고 생각했고, 그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나 미성년자였기때문에 꾹꾹 참아왔습니다. 그러다 끝내 지쳐서 좀 이르게 아빠와 관계를 끊어버린 것 같아요
우선 저는 언니, 동생이 있고 한부모가정에서 자랐어요. 어머니가 다섯살때 집을 나가셨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아빠, 엄마, 할머니, 외가와 친가 어른들 사이를 자주 옮겨다니며 살았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를 때리지 않은 사람이 단 한명 없었습니다.
우리집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집안 분위기 자체가 폭력이 당연시되는 느낌이었어요 옷걸이나 줄넘기같은 물건으로 때리시거나..
물론 제가 잘못한 게 있으니 벌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은 중학생 쯤이 되니 저를 특별히 더 때리지도 않으셨기 때문에 중학생때까진 크게 반감도 없었구요.
원래 못사는 형편은 아니었는데, 어릴때 아버지가 하시던 일이 망하고부터 아빠를 볼 일이 적어졌어요. 엄청 바빠지셨거든요. 하도 사는 곳을 많이 옮겨다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우선 할머니가 저희를 키워주시다, 몇년만에 엄마를 만나서 엄마랑 같이 살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엄마 역시도 저한테 자로 손을 때리거나 하는 등 가벼운 체벌을 하셨고요.
솔직히 이때까지 전 굉장히 어린 나이였고, 딱히 뭐가 부당하다거나 화가 나지도 않았어요. 그냥 잘못했다고 빌기만 했어요. 제가 참지 못했던 건 언니가 저를 때렸던 것입니다.
엄마랑 살다 다시 아빠한테로 옮겨온 것도 그 이유였어요. 물론 제 잘못도 있는 걸 알지만, 어느 날 언니가 갖고 있던 스프링클 가루(알록달록한 베이킹용 장식) 가 너무 예뻐보였고 그걸 몰래 조금 훔쳐갔다가 언니한테 발로 밟히며 맞았어요. 어머니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고요. 도와달라 아빠한테 전화하겠다고 울면서 집전화를 잡으려 해도 번호를 다 누르기도 전에 언니한테 맞아 할 수 없었어요. 결국 엄마가 계시던 방으로 들어가 엄마 핸드폰으로 아빠한테 연락해 엉엉 울면서 아빠한테 가서 살고싶다 했어요. 근데 주무시고 계신 줄 알았던 엄마가 갑자기 저한테 뭐라 하시더라고요. 주무시고 계셨던 게 아니라 그냥 언니가 저를 때리는 걸 보고 계셨던 거였어요. 저는 그렇게 다시 아빠한테로 가서 살게 됐습니다.
저희 친가 분들은 화가 조금 많으신 성격이에요. 그런데 가뜩이나 혼자 저희를 키우시던 아빠가, 일을 하시고 와서도 집안일까지 해주셔야 하니 저희에게 화를 엄청나게 내셨던 기억이 있어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눈치도 많이 보였어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어머니께서 돌연 돌아가시게 되고 여러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아빠의 직장이 자주 바뀌고 아빠는 점점 집에 들어오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어요. 저는 거의 언니랑 둘만 살았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제가 청소를 잘 못하고 지저분한 편인데, 언니가 그걸 보고 화가 나서 저를 엄청나게 때렸습니다. 제가 혼자 일어나는 걸 잘 못해서 학교에 자주 늦는다는 것도 이유였어요. 언니랑 제가 같은 학교라 선생님들이 제 얘기를 한다며, 쪽팔리고 귀찮다는 이유였습니다. 옛날이랑은 폭력의 강도가 달랐어요. 머리채를 잡고, 벽에 머리를 찧게 하고, 뺨을 때리고 발로 밟는 식이었어요. 심한 욕설도 서슴치 않았고요. 언니는 제 핸드폰까지 압수해가고, 저는 방 안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그렇게 끔찍한 우울감을 처음 느껴봤어요. 분이 안 풀려서 그릇을 집어 던지고도 언니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몰라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역시나 얼마 뒤 언니가 다시 방으로 찾아오자 저는 커터칼을 들고 창문으로 떨어져 죽을거라며 오지 말라 소리쳤습니다.
그날 아빠는 새벽에 집에 들어오셨어요. 저는 아빠가 당연히 언니를 혼내고, 제 상태를 걱정해주실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빠는 언니에게 대충 상황을 듣는 듯 하더니 술에 취한 상태로 제 방 문고리를 미친듯이 흔들며 야 죽었냐? 하고 말씀하셨어요. 걱정해주시는 건 아니었어요 술에 취해서 꼬이는 발음으로 비아냥거리듯이 말씀하셨거든요. 잠긴 문을 억지로 열려 하시는 걸 애써 막으니 그 다음부터는 그냥 주무시러 가셨고요
언니의 폭력이 잦았던 건 아니지만 언니는 그 일이 있은 후 말을 서슴치 않고 했습니다. 죽여버린다 어쩐다, 욕과 협박만 잔뜩 늘어놓았어요. 저는 그런 언니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화가 굉장히 났어요. 저를 걱정해주시지 않던 아빠도, 언니한테 듣던 욕과 폭력도 끊임없이 생각났어요. 옛날이었으면 공포심에라도 말을 잘 들었겠지만 이젠 그렇게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집을 더 안 치우고 학교를 더 안 가게 되었습니다.
말을 싸가지없이 했다는 이유로 또 한번 언니한테 맞아 눈 밑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아빠는 그걸 보며 웃기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할머니댁으로 보내셨어요.(걸어서 10분 거리)
끝없이 아래로 추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에 있어도 편하지가 않고 항상 무섭고 두려워 온 세상에 제가 살 수 있는 집이 존재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주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버려진 느낌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때부터 자해도 하기 시작했어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아빠와 언니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와도 굉장히 많이 싸웠습니다. 집이 더럽거나,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럴수록 저는 더 반항하며 학교를 나가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있었습니다. 엄청난 우울감과 방대한 감정에서 숨어버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언니와 아빠에게 그렇게 욕하고 때려서는 내가 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아빠는 제가 언니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사는 걸 보며 웃기다 하셨고, 언니가 저를 대놓고 욕하든 때리든 막아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언니를 시켜서 저를 벌세우고 때리게 하신 적도 있습니다. 단소로 손을 맞아 손이 퉁퉁 부어오르고 소리를 지르며 울어도 그걸 지켜보기만 할뿐 절 도와주진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할머니댁에 가고, 집으로 돌아오고를 반복했습니다. 아빠는 많은 여자를 만났고 그분들은 하나같이 아빠 성격을 못 이겨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욱 더 많이 혼났습니다. 학교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제 학교를 안 가는 게 버릇이 되어 더이상 어떻게 등교를 해야하는지,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언니가 기숙사학교를 가고 아빠가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되며 저는 거의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언니한테 맞고 경찰에 신고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 주의를 준다며 넘어갔고, 저만 이상한 애가 되어있었습니다. 경찰관 아저씨를 붙잡고 제발 도와달라 해도 별 거 아닌 듯 넘기시며 아빠와 언니와 함께 저를 두고 비웃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큰 경찰서에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던 건지 아빠도 언니도 난리가 났습니다. 온 친척들한테 연락이 왔고 제가 끝까지 합의를 안 한다고 하자 아빠는 굉장히 화를 내셨습니다. 저를 이제는 못 키우겠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변호사를 고용해 기록을 없애버리셨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제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는 가까스로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언니와의 갈등을 한번 더 겪은 뒤 아빠가 자취방을 구해주셔서 그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미 학교를 수없이 많이 빠졌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학교를 늦고 빠지고 하루에도 여러번 선생님과 아빠의 부재중전화가 찍혀있었습니다.
1학년을 아슬아슬하게 졸업하고, 1학년 말 아버지께 자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학교를 가면 하루 온종일 눈치만 보며 지냅니다. 제 모습이 너무 바보같고, 일분 일초를 긴장하고 후회하며 남들과 비교했습니다. 친구들이 무섭고 은연중에 서열이 나뉘는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들과 함께 자퇴 후의 계획을 말씀드렸으나 아버지는 결사 반대하셨습니다.
2학년에 올라오고서도 역시나 적응이 되지 않아 두어번 자퇴 이야기를 정중하게 꺼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라 하는데 당장 찾아올 내일이 두려워, 교실에 앉아있는 일분 일초가 무서워서 죽고싶었습니다.
끝끝내 찾은 방법으로 대안학교 위탁을 가려 했지만, 아빠는 그 계획을 비웃고 그 말을 꺼낸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최악의 선택이라 하셨습니다. 제 친구들 중 자퇴를 희망하던 친구들은 이미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도 났고 서러웠지만 연신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니라며 차분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위탁 면접 하루 전, 아빠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아빠는 또 위탁을 가지 않으면 안되냐며 안 좋은 선택이라 하셨고, 말을 하다 욱해버린 나머지 아빠와 한참 말싸움을 하다 결국 위탁을 안 가겠다고 말해버렸습니다. 그럼 어쩔거냐 물으시길래 자퇴를 한다 하였고요.
자퇴를 한다 하니 아빠는 제 자취방을 빼겠다 협박성으로 통보를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올 거니까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집이 사라지면 갈 곳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화요일에 자퇴 처리를 하고 왔습니다. 그렇게 하고싶었던 거였는데 막상 자퇴 서류를 작성하는 아빠를 보니 제가 패륜아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생각했습니다. 제가 오버하는 것 같다고요... 누구나 겪는 시련인데 저만 너무 엇나가고 게으른 것 같다고요. 아빠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탓이니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아빠와 집을 어떻게 할거냐 이야기를 하고, 내가 연락을 끊고 나가서 살겠다 하면 보내줄거냐 물었습니다. 아빠는 그렇다고 했고 이번달까지 짐을 싸서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제 잘못도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억울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제가 자초한 일 같기도 해요...
제가 궁금한 건 정말 아빠 말처럼 다 제 탓인지, 제가 너무 남탓만 하고 있는지, 제가 자초한 일들인지... 제가 과민반응을 한 건지 객관적인 판단을 듣고 싶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능하시다면 꼭 조언 부탁드려요
방금 부모님이랑 연 끊은 미잔데 제가 과하게 행동한 건지 말해주세요
제 가정사 이야기예요. 저는 지금 고등학생인데, 오늘 막 아빠한테 연을 끊고 집을 나가 살겠다 말씀을 드리고 왔어요. 저는 제가 지금까지 좋지 못한 가정사에 남들보다 많이 시달렸다고 생각했고, 그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으나 미성년자였기때문에 꾹꾹 참아왔습니다. 그러다 끝내 지쳐서 좀 이르게 아빠와 관계를 끊어버린 것 같아요
우선 저는 언니, 동생이 있고 한부모가정에서 자랐어요. 어머니가 다섯살때 집을 나가셨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아빠, 엄마, 할머니, 외가와 친가 어른들 사이를 자주 옮겨다니며 살았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를 때리지 않은 사람이 단 한명 없었습니다.
우리집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집안 분위기 자체가 폭력이 당연시되는 느낌이었어요 옷걸이나 줄넘기같은 물건으로 때리시거나..
물론 제가 잘못한 게 있으니 벌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어른들은 중학생 쯤이 되니 저를 특별히 더 때리지도 않으셨기 때문에 중학생때까진 크게 반감도 없었구요.
원래 못사는 형편은 아니었는데, 어릴때 아버지가 하시던 일이 망하고부터 아빠를 볼 일이 적어졌어요. 엄청 바빠지셨거든요. 하도 사는 곳을 많이 옮겨다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우선 할머니가 저희를 키워주시다, 몇년만에 엄마를 만나서 엄마랑 같이 살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엄마 역시도 저한테 자로 손을 때리거나 하는 등 가벼운 체벌을 하셨고요.
솔직히 이때까지 전 굉장히 어린 나이였고, 딱히 뭐가 부당하다거나 화가 나지도 않았어요. 그냥 잘못했다고 빌기만 했어요. 제가 참지 못했던 건 언니가 저를 때렸던 것입니다.
엄마랑 살다 다시 아빠한테로 옮겨온 것도 그 이유였어요. 물론 제 잘못도 있는 걸 알지만, 어느 날 언니가 갖고 있던 스프링클 가루(알록달록한 베이킹용 장식) 가 너무 예뻐보였고 그걸 몰래 조금 훔쳐갔다가 언니한테 발로 밟히며 맞았어요. 어머니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고요. 도와달라 아빠한테 전화하겠다고 울면서 집전화를 잡으려 해도 번호를 다 누르기도 전에 언니한테 맞아 할 수 없었어요. 결국 엄마가 계시던 방으로 들어가 엄마 핸드폰으로 아빠한테 연락해 엉엉 울면서 아빠한테 가서 살고싶다 했어요. 근데 주무시고 계신 줄 알았던 엄마가 갑자기 저한테 뭐라 하시더라고요. 주무시고 계셨던 게 아니라 그냥 언니가 저를 때리는 걸 보고 계셨던 거였어요. 저는 그렇게 다시 아빠한테로 가서 살게 됐습니다.
저희 친가 분들은 화가 조금 많으신 성격이에요. 그런데 가뜩이나 혼자 저희를 키우시던 아빠가, 일을 하시고 와서도 집안일까지 해주셔야 하니 저희에게 화를 엄청나게 내셨던 기억이 있어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눈치도 많이 보였어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어머니께서 돌연 돌아가시게 되고 여러 안 좋은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아빠의 직장이 자주 바뀌고 아빠는 점점 집에 들어오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어요. 저는 거의 언니랑 둘만 살았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였어요. 제가 청소를 잘 못하고 지저분한 편인데, 언니가 그걸 보고 화가 나서 저를 엄청나게 때렸습니다. 제가 혼자 일어나는 걸 잘 못해서 학교에 자주 늦는다는 것도 이유였어요. 언니랑 제가 같은 학교라 선생님들이 제 얘기를 한다며, 쪽팔리고 귀찮다는 이유였습니다. 옛날이랑은 폭력의 강도가 달랐어요. 머리채를 잡고, 벽에 머리를 찧게 하고, 뺨을 때리고 발로 밟는 식이었어요. 심한 욕설도 서슴치 않았고요. 언니는 제 핸드폰까지 압수해가고, 저는 방 안에 덩그러니 남겨졌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그렇게 끔찍한 우울감을 처음 느껴봤어요. 분이 안 풀려서 그릇을 집어 던지고도 언니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몰라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역시나 얼마 뒤 언니가 다시 방으로 찾아오자 저는 커터칼을 들고 창문으로 떨어져 죽을거라며 오지 말라 소리쳤습니다.
그날 아빠는 새벽에 집에 들어오셨어요. 저는 아빠가 당연히 언니를 혼내고, 제 상태를 걱정해주실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아빠는 언니에게 대충 상황을 듣는 듯 하더니 술에 취한 상태로 제 방 문고리를 미친듯이 흔들며 야 죽었냐? 하고 말씀하셨어요. 걱정해주시는 건 아니었어요 술에 취해서 꼬이는 발음으로 비아냥거리듯이 말씀하셨거든요. 잠긴 문을 억지로 열려 하시는 걸 애써 막으니 그 다음부터는 그냥 주무시러 가셨고요
언니의 폭력이 잦았던 건 아니지만 언니는 그 일이 있은 후 말을 서슴치 않고 했습니다. 죽여버린다 어쩐다, 욕과 협박만 잔뜩 늘어놓았어요. 저는 그런 언니가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화가 굉장히 났어요. 저를 걱정해주시지 않던 아빠도, 언니한테 듣던 욕과 폭력도 끊임없이 생각났어요. 옛날이었으면 공포심에라도 말을 잘 들었겠지만 이젠 그렇게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집을 더 안 치우고 학교를 더 안 가게 되었습니다.
말을 싸가지없이 했다는 이유로 또 한번 언니한테 맞아 눈 밑에 시퍼렇게 멍이 들고, 아빠는 그걸 보며 웃기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할머니댁으로 보내셨어요.(걸어서 10분 거리)
끝없이 아래로 추락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에 있어도 편하지가 않고 항상 무섭고 두려워 온 세상에 제가 살 수 있는 집이 존재치 않는 것 같았습니다. 우주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버려진 느낌에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때부터 자해도 하기 시작했어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다시 아빠와 언니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빠와도 굉장히 많이 싸웠습니다. 집이 더럽거나,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어요. 그럴수록 저는 더 반항하며 학교를 나가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있었습니다. 엄청난 우울감과 방대한 감정에서 숨어버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언니와 아빠에게 그렇게 욕하고 때려서는 내가 더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아빠는 제가 언니에게 찍소리도 못하고 사는 걸 보며 웃기다 하셨고, 언니가 저를 대놓고 욕하든 때리든 막아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언니를 시켜서 저를 벌세우고 때리게 하신 적도 있습니다. 단소로 손을 맞아 손이 퉁퉁 부어오르고 소리를 지르며 울어도 그걸 지켜보기만 할뿐 절 도와주진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할머니댁에 가고, 집으로 돌아오고를 반복했습니다. 아빠는 많은 여자를 만났고 그분들은 하나같이 아빠 성격을 못 이겨 도망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욱 더 많이 혼났습니다. 학교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제 학교를 안 가는 게 버릇이 되어 더이상 어떻게 등교를 해야하는지,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언니가 기숙사학교를 가고 아빠가 거의 집에 들어오지 않게 되며 저는 거의 혼자 살게 되었습니다.
언니한테 맞고 경찰에 신고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 주의를 준다며 넘어갔고, 저만 이상한 애가 되어있었습니다. 경찰관 아저씨를 붙잡고 제발 도와달라 해도 별 거 아닌 듯 넘기시며 아빠와 언니와 함께 저를 두고 비웃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큰 경찰서에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던 건지 아빠도 언니도 난리가 났습니다. 온 친척들한테 연락이 왔고 제가 끝까지 합의를 안 한다고 하자 아빠는 굉장히 화를 내셨습니다. 저를 이제는 못 키우겠다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변호사를 고용해 기록을 없애버리셨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이제 간략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는 가까스로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언니와의 갈등을 한번 더 겪은 뒤 아빠가 자취방을 구해주셔서 그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미 학교를 수없이 많이 빠졌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학교를 늦고 빠지고 하루에도 여러번 선생님과 아빠의 부재중전화가 찍혀있었습니다.
1학년을 아슬아슬하게 졸업하고, 1학년 말 아버지께 자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학교를 가면 하루 온종일 눈치만 보며 지냅니다. 제 모습이 너무 바보같고, 일분 일초를 긴장하고 후회하며 남들과 비교했습니다. 친구들이 무섭고 은연중에 서열이 나뉘는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들과 함께 자퇴 후의 계획을 말씀드렸으나 아버지는 결사 반대하셨습니다.
2학년에 올라오고서도 역시나 적응이 되지 않아 두어번 자퇴 이야기를 정중하게 꺼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라 하는데 당장 찾아올 내일이 두려워, 교실에 앉아있는 일분 일초가 무서워서 죽고싶었습니다.
끝끝내 찾은 방법으로 대안학교 위탁을 가려 했지만, 아빠는 그 계획을 비웃고 그 말을 꺼낸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최악의 선택이라 하셨습니다. 제 친구들 중 자퇴를 희망하던 친구들은 이미 1학년 때 자퇴를 하고 학교 밖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도 났고 서러웠지만 연신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니라며 차분히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위탁 면접 하루 전, 아빠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아빠는 또 위탁을 가지 않으면 안되냐며 안 좋은 선택이라 하셨고, 말을 하다 욱해버린 나머지 아빠와 한참 말싸움을 하다 결국 위탁을 안 가겠다고 말해버렸습니다. 그럼 어쩔거냐 물으시길래 자퇴를 한다 하였고요.
자퇴를 한다 하니 아빠는 제 자취방을 빼겠다 협박성으로 통보를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집을 보러 올 거니까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집이 사라지면 갈 곳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화요일에 자퇴 처리를 하고 왔습니다. 그렇게 하고싶었던 거였는데 막상 자퇴 서류를 작성하는 아빠를 보니 제가 패륜아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생각했습니다. 제가 오버하는 것 같다고요... 누구나 겪는 시련인데 저만 너무 엇나가고 게으른 것 같다고요. 아빠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탓이니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아빠와 집을 어떻게 할거냐 이야기를 하고, 내가 연락을 끊고 나가서 살겠다 하면 보내줄거냐 물었습니다. 아빠는 그렇다고 했고 이번달까지 짐을 싸서 나가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제 잘못도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억울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돌아보니 제가 자초한 일 같기도 해요...
제가 궁금한 건 정말 아빠 말처럼 다 제 탓인지, 제가 너무 남탓만 하고 있는지, 제가 자초한 일들인지... 제가 과민반응을 한 건지 객관적인 판단을 듣고 싶어요.
여기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능하시다면 꼭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