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이혼사유가 될까요?

ㅇㅇ2023.04.23
조회25,251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도 가해자의 편인건지
제가 공감능력이 너무 부족해서인건지
이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알고싶습니다.

혹시 몰라서 많은 부분 생략 축소해서 말합니다.

남편과는 결혼한지 꽤 됐습니다.
10년까지는 안됐구요.
아이는 없습니다.

몇년전 제 친척이 뉴스에 나왔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남편과 결혼하고나서 조부모님 팔순에 결혼식이며 장례식과 집들이를 포함한 자잘한 집안행사들이 연달아 생기면서 명절포함 일년에 5회이상씩 남편도 그 친척과 만났습니다.

사는곳이 멀지도 않았고 둘의 공통점도 있어서 둘이 따로 몇번 술자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 사건 소식을 듣고 저도 충격이었지만 남편도 충격이었고 뉴스에 나오는 사건 내용을 들으면서도 내내 충격이었습니다.

집안 분위기는 엉망이 됐고 같이 앉은 자리에서 비슷한 뉴스라도 나오면 저는 자리를 피했습니다. 의미없는 사과도 남편에게 여러번 했습니다. 남편에게 죄스러웠고 많은것이 미안했습니다. 친정집안 행사가 있거나 할때 분명 그 얘기가 화두에 오를테니 남편없이 저 혼자 참석했고 시댁에도 더 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름조차도 거론하기 껄끄럽던 그 친척얘기를 이젠 서로 지나가듯 할만큼이 되었고 그냥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이제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 친척의 가족들도 집안행사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고 굳이 떠올리지 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몇년은 별다른 일없이 잘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갑자기 살이 빠지고 부쩍 예민한 모습을 보이길래 걱정했더니 술을 많이 먹고 들어온날 얘기하길 저와 이혼하고 싶답니다.

저로 인해 그 사람과 인연을 맺었고 서로 이름을 부르고 지냈던 시간들이 고통스럽답니다.
문득문득 그 사람과 나눴던 대화들이 떠오를때면 치가 떨리고 그 얼굴이 생각날때마다 토할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다가 최근에는 실제로 토하기까지 한답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이제와서 왜 더 괴로운지는 모르겠다고 합니다. 오히려 처음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생생해지고 같이 음식을 나눠먹었던게 순간순간 생각나서 식욕도 생기질 않는답니다.

자신은 너무 고통스럽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는건 저랑 이혼하는거랍니다. 제 얼굴을 볼때마다 그 친척이 생각나고 저만 아니었으면 그 사람과 전혀 일면식도 없이 살수있었을거라는 생각때문에 너무 괴롭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런 친척을 둔것만으로도 제 유책사유라고 합니다. 법으로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도의적으로는 제가 책임을 느끼고 유책배우자가 되는게 맞다고 말합니다.
그냥 단순히 이혼하자가 아니라 유책사유를 따지면서 이혼하자는데 솔직히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그런 친척을 둔것에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재산을 절반이상 분할해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정말 솔직히는 제가 남편에게 죄스럽고 미안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건 맞지만 이혼사유가 될 정도로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반대의 경우라고 해도 그 일은 그 일이고 남편과는 별개라고 생각될것 같은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가정하는것이니 남편도 그래야한다는건 아닙니다만 이혼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괴로운것이 다 이해가 되지는 않네요.

남편의 괴로움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제 탓도 있는건가 싶고 이걸 이혼사유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금 이렇게 이혼얘기가 나왔는데 남편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혼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봉합하거나 해결해줄수 없는 부분에서 괴로워하는걸 해결할수 있는 방법은 제가 생각해도 이혼뿐인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