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2년 동안 직장 안다니고 돈 안버는 불성실한 아내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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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제 잘못을 적어보자면 알바해서 가정을 위해서가 아닌 주로 저를 위해서 소비했고, 큰 용돈을 받아가거나 사치를 부린건 아니지만 이거 쪼끔 해보고 안맞으면 그만두고 남편은 일상도 없이 바쁘고 힘들게 일하는데 취업한답시고 배우고 싶은거 배운다 하거나(종종 지원도 해줌) 정말 우울감이 누적된 특정 시기에는 집안일도 거의 안하고 집에서 누워만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결과에 책임감 없고 무능력 한 제 탓도 있어 마음이 무겁네요...
어떤 일이든 일방적인 잘못은 없는거니까요. 분명 좋은 점도, 저에게 따뜻하게 힘이 되어 준 적도 있던 사람인데 천하의 나쁜 새끼로 몰아 너무 욕 먹이는 것 같아서요.
알뜰살뜰 매일 같이 돈 모아가며 여유있게 살던 남편 인생에 떼기 힘든 혹이 된 느낌이라 스스로가 초라해지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남겨주신 댓글 읽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요.

너무 힘들어서 남편을 데리고 용하다는 점집에 찾아갔는데요, 남편보고 잠깐 나가라고 하시더니 저에게 빨리 이혼하라고 하더라구요.
믿기 어려워도 한 번만 믿어보라고. 이혼하면 너는 잘 먹고 잘 살거라고. ㅋㅋ 남편은 니 덕에 이 정도로 사는 건데 은혜도 모른다며 이혼하면 저랑 다르게 많이 외롭고 힘들게 살거랍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오빠가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도대체 사랑한다면서 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나싶어 너무 밉고 현재까지 알음알음 이어지는 과거의 기억들이 저를 괴롭혀도, 우리 사이를 어쩔 수 없이 이어주는 아이가 없더라도. 그래도 너무 상처많고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보냈던 사람이라 앞으로는 너무 힘들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어떤 분은 쟤 정신 못차렸네, 왜 저러냐 하실 지 몰라도 그냥 제 마음은 그래요.

무튼 안좋은 소리라 친구들한테 말하기도 미안하고 부모님께 구구절절 말씀드리기도 걱정되어 혼자서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긴 글 읽어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말로요! 이혼까지의 과정에서 저도 제 잘못을 많이 되돌아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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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사실 제목은 제 이야기 입니다.

저는 29살이고 2020년 26살에 결혼했습니다. 왜 이렇게 일찍 결혼했는지 궁금하시다면, 남편은 저보다 5살 연상인데 제가 대학생 때부터 계속 돌아다니면서 유학도 2번 정도 하고, 주거지를 의도치않게 옮겨다니다 보니 '정착'과 '안정감'에 갈증이 있었나봅니다.

결혼 얘기가 나왔을 때는 첫 회사에 입사한 지 반 년도 안된 상황이라 모은 돈이 없었고, 돈이 없어 못하겠다고 하니 본인이 모은 돈의 일부인 3000만원을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걸로 혼수를 하면 되니까 일단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저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에 듬직함을 느끼고 연애기간 동안 든든하고 정말 다정한 남편의 모습을 보며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3000만원은 안받았고 부모님이 혼수 해주셨습니다.)

결혼식은 10월이었는데 혼인신고는 7월에 했습니다.뭐 지금도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그 때는 정말 세상물정을 몰랐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멍청함 그 자체였네요.

7월에 혼인신고를 끝내고 그 때부터 남편이 서서히 변해갔습니다.모은 돈 없냐느니, 공무원인 남편(소방, 경찰직입니다)이 수직적인 직장 구조와 고리타분한 상사들, 많은 업무량, 왕복 약 2시간인 출퇴근 운전 등등... 문제로 거의 매일같이 짜증과 예민함, 화풀이를 일삼았습니다.

일례로, 아직도 너무 상처이고 서러웠던 일들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최근은 아니고 2-3년간 있었던 일들이예요)

1. 결혼 후 첫 생일날 본인이 힘들었고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제 생일상(사실 미역국도 없는 생일상이었어요. 그냥 냉장고에 있던 밑반찬 꺼내 먹은 게 전부)에서 실컷 짜증을 내고, 제가 왜 내 생일날 까지 그렇게 짜증을 내는지 서러워서 펑펑 우니 그대로 먹던 반찬들 다 싱크대에 버리고 화내고 혼자 자버린 일..

2. 자궁 쪽이 안 좋은 것 같아 결혼 완전 초반에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자궁경부암 1기 (상피내암 -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라고 해서 연차를 쓰고 복강경 수술을 받았습니다.수술 전 날 입원을 해야 한다길래 짐을 싸서 병원에 가기 2시간 전, 뭐 때문에 화가 났는지 병원 가려고 준비하는 저에게 또 짜증 섞인 화를 냅니다. 저는 항상 불만이었던 이 부분. 툭하면 짜증과 화를 내고 그것 까지는 이해한다고 쳐도 본인 감정이 우선인 것에 따졌죠.. 성격이 예민한 것은 알겠지만 상황을 좀 봐가면서 감정표현을 해달라. 그리고 계속 이럴거면 병원 안따라와도 된다. 정말 나 혼자가도 된다 라고 했더니 다 울려놓고 크게 싸워놓고 나서는 미안하다며 본인이 굳이 가겠대요.그런데 수술 당일 저는 링거 바늘 꼽고 누워서 잠도 안오는데, 다른 환자 보호자들 그리고 새벽에 혈압이나 피 검사 하러 들락날락 하는 간호사분들 때문에 본인이 잠을 못자겠다며 어김없이 짜증. 저는 또 거기서 눈치보게되고..

3. 신혼여행 때 본인이 나이가 더 많아서 본인 명의로 렌트카 보험을 들면 더 싸다고 들어놓고서는제주도가 넓다보니 운전 하는 게 예민하고 힘들었나 봅니다. 숙소에 들어가는 길은 숨 막히는 침묵, 숙소까지 캐리어를 들고가는데 무겁다며 저에게 짜증, 운전이 힘들다며 숙소에 들어가서는 한 마디도 안하고 그대로 앓는소리 + 징징거림 = 그럼 전 계속 눈치보며 우울해짐 심지어 4박 5일 일정 동안, 마주쳤던 커플 중에 딱 한 커플이 여자분이 운전하셨는데 그 분을 보며 여자가 운전을 해준다느니, 나도 안하고 싶다느니 눈치 줌.그럴거면 차라리 내 이름으로도 보험을 들어서 운전을 반반 하지... 저는 운전하는 거 좋아합니다. 그 이후로는 장거리 여행을 최대한 피하거나 했어요. 화풀이 대상이 되고 싶지 않아서요.

4. 제가 코 골아서 잠을 못잤다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경질을 내며 말 한마디 안 거는 것..본인은 이갈이가 너무 심하고 그 소리도 시끄러워서 온 가족이 그걸 알고 있음에도 저는 잠귀가 어두워서 문제 삼지 않습니다. 그럼 각방을 쓰던가... 한두번도 아니고 그런 날은 눈 뜨자마자 짜증을 받아주며 출근을 했습니다. 

5. 결혼 후 첫 크리스마스 때 집에 작은 트리를 놓으려고 사서 만들고 있는데 가루 같은 것들이 많이 떨어져서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청소기 조립이 좀 어렵자 저한테 다짜고짜 너는 뭐 이딴 걸 사와서 본인을 힘들게 하느냐 화풀이..

6. 화나면 무조건 '야, 너'를 일삼으며 정말 정말 화가 난 날에는 두어번 정도 저의 어깨를 손으로 밀치거나 기분이 나쁘다며 어깨빵을 치고 가더라구요.

7. 본인이 출근하기 싫고 너무 우울하다며 약 1년 간 아침마다 있는 짜증 없는 짜증 다 내며 세상 부정적인 말은 다 함. 세상 곧 무너질 표정으로 가기 전까지 밥상머리에서도 고개 푹 숙이며 안좋은 소리 내뱉고, 말도 안걸고. 그럼 저는 또 출근하는 길에 차 안에서 혼자 울고...우울해지고... -> 최근에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제가 많이 힘들어하니까요..

8. 회사 그만두고 싶다, 쉬게해달라 (제가 봐도 바쁘고 힘들긴 합니다) 공무원 조직은 썩었고 희망이 없고 등등등... 그리고 몸이나 마음이 힘든 날에는 말 한마디 없이 쪼그리고 앉아서 고개 푹 숙이고 눈 감고 있고 그래요. 알아달라는걸까요...? 아니면 눈치를 보라는 걸까요? 평소 같았으면 애교도 떨고 기분 안좋냐고 물으며 말도걸고 얘기 들어주거나 눈치보거나 했을텐데 최근엔 저도 무표정, 침묵으로 일관하니 갑자기 저한테 와서는 나 힘들어서 말을 안하는거지 기분이 안좋은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원래 힘들면 이렇게 까지 티를 내나요?... 차라리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방에 들어가거나 밖에 나가서 개인적인 활동을 하고 오지..

9. 시어머니에 대한 남편의 유별난 효심+애틋함으로 결혼식 전날, 신혼여행, 결혼생활 도중에도 본인 엄마만 챙기는 일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 지금은 이 문제로 하도 싸우고 본인도 느낀게 있는지 안그래요

10. 본인 피곤한데 오래 씻는다고 (용변+샤워=25분-30분정도 걸렸어요. 저 평소 샤워시간 10-15분 입니다. 화장 지우고 머리 감고 샤워하는데 이게 긴가요...?) '우리 샤워 시간 좀 줄여보자' 하며 피곤한데 왜 이리 오래 씻냐고 짜증냄.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무슨 샤워시간을 줄이냐. 여기서 뭘 더 어떻게 줄이냐고 했더니 그럼 그래~ 들어가서 한시간 씻어라 하며 비아냥 -> 화장실에 들어가서는 다 들리게 제가 뭐 말하는게 싸가지가 없고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열 받아서 화냄 -> 큰 싸움남   

이렇게 감정적인건 저한테만 그런건 아닙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 현지 사장님이 우리나라 돈으로 1원 정도 하는 돈을 거슬러주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가져가길래 남편이 따졌더니 그냥 쌩 하고 가시는 겁니다. 그랬더니 소리치면서 한국인들 다 있는데 가운데 손가락 날림.제가 여행까지 와서 그냥 좋게 생각하고 가자 왜 한국인들도 다 보는데 제대로 따지지도 못할걸 손가락 욕을 날리냐... 했더니 저한테 화나서 저 버리고 앞질러 가버림...

또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옆 차가 운전석 쪽으로 바짝 대긴 했어요. 그 상대차는 모든 창문이 다 열려있는 상태였는데 갑자기 남편이 문을 열더니 '아 ㅆㅂ' 이러는 겁니다.그래서 상대 차가 다시 멀찍이 대더라구요. 저는 이런게 이해가 안가고 스트레스 입니다.

불만인 부분을 말로 하면 되는데 왜 이런식으로 감정적으로 대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분명한 건 저의 잘못도 있습니다.결혼 6개월만에 직장을 그만 두고, 3개월만에 이직을 했는데 괴롭힘으로 한 달만에 그만두고, 경찰 공무원 준비. 그것도 6개월 만에 포기하고...그 이후 매일 싸우고 울고불고 하면서 집에서 반년 정도는 울며 우울하게 누워만 있었습니다. 뭘 배운다, 시작한다 하고 깨작거리며 금방 포기하고 뭘 해보려고 악착같이 하지않고.. 저도 문제가 참 많지요.

결혼을 했는데 어찌되었든 결과적으로 보면 가정보다는 저 개인만 생각했으니까요. 책임감 없이요.. 제가 가져다 준 돈은 2년 반 동안 다 끌어봐야 2000만원 정도 되겠네요. 그만 두고 1년간은 매달 30만원씩 용돈도 받았구요, 그 이후는 알바하며 제 용돈, 통신비, 집에 있으면서 반찬거리나 장 볼 때 쓰는 돈, 가끔 외식할 때 결제하기 정도만 했습니다. 

남편이 이렇게 해도 본성이 엄청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아요. 저 힘든거 들어줄 때도 있고.. 쓸 때는 저한테 돈도 아끼지 않습니다. 기분 좋을 땐 애교도 많고 화만 안나면 잘해주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이러는걸 듣고 놀래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로를 위해 이혼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제 잘못도 있지만, 저는 이렇게 감정적인 사람과 참고 사는 게 어려울 것 같아요.
3년 동안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은 제가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가진 건 없어도 항상 밝고 긍정적이었던 저는 상대방의 눈도 못 마주치고 자존감은 바닥을 쳤습니다.
남편이 조금만 감정적이거나 힘든 티를 내며 저에게 눈치를 주면 (정말정말 많은 싸움 끝에) 전이랑은 다르게 남편이 노력해서 덜 그러긴 하지만 괜히 예민해지고 우울해져요.
그러면서 매일 예전에 혼자 눈치보며 울고 맘고생했던 모든 것들이 떠올라서 오빠랑 사는게 너무 힘들다 라고 저는 계속해서 남편을 괴롭힙니다.

이미 제 인생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한 것 같아서요... 때로는 충동적인 생각도 드는데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다시 잘 살아보고 싶어요..
제가 당장 그래도 할 수 있는게 뭘까 생각해봤는데 카페 일이더라구요. 그래서 내일부터 스타벅스 출근도 하구요, 온라인 스토어에 물건도 파는데 열흘만에 첫 주문도 들어왔습니다!

저 내년이면 서른살인데 이혼해도 씩씩하게 다시 잘 살아나갈 수 있겠죠? 혼자가 된다는 게, 이혼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는 게 너무 두렵습니다. 그리고 이게 잘 하는 선택인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속 시원히 말할 사람도 없는데 이렇게 적는 것만으로도 후련하네요.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