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는데

ㅇㅇ2023.05.10
조회649
내가 평생 동안 듣고 싶었던 말이었을 것 같아.
그 때는 심지어 모르고 지나쳤던 것 같아. 아니면 네 말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걸 알아서 지나쳤던 것 같기도.

야 너는 어떻게 마음도 안 담고 그런 말을 하니.
그래서 네가 예의가 없는 거다.
다른 사람들은 적어도,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쉽사리 하지 않아.
정이 없는 것 같아도 사실은 그게 더 따뜻한 거지.
그 마음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았을 때 상처 받을 내 마음도 고려한 거니까.
좋은 말만 해도 뒷감당이 다 되는 세상이면, 왜 못하겠어.

근데도 내가 널 좋아했던 이유는 아마도 이 말 때문이었겠지. 그래? 네가 있어?
아, 이 세상에 나만 혼자 남겨진 건 아니구나.
거지 같은 세상에 잘못 태어난 게 아니었구나. ​

나 누구를 좋아한다는 게 무언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야 나 너는 엄청 좋아했던 것 같다.

왜? 뭘 했는데? 하면 모르겠거든?

근데 너 그 사람 좋아했었니? 하면
어. 엄청나게. 절대 부정할 수 없이.

너를 너무 좋아했어.

널 참 좋아했다.

근데 그만큼 잘 해 준 것 같지는 않아.
네가 잘 해 줄 만한 사람은 아니었긴 한데, 내 마음 못 표현했던 게 아쉬워.
네가 뭐라고. 너쯤 좋아하는 건 별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작았을까. ​

이제는 4년 전인데. 넌 아직도 너무 선명해.
나 이제 너 길가다가도 볼 수가 없네.

어제도 너 꿈을 꿨어. 사실 요즘 많은 사람들 꿈을 꾸긴 해서 일편단심이라곤 못하는데,
근데 내가 아직도 너만 생각하면 그건 정신병 아니겠니. ​

야 너가 어제 꿈에서 사과하더라.
우리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네가 운전해주면서. 네가 다정하게 미안하다더라. 그래서 우리 잘 풀었어.내려서는 네가 네 친구들한테 나 소개도 해 줬어. 우리 드디어 화해했다고. ​

나는 아직도 수많은 친구 추천에 너부터 있는지 보고
길고 긴 명단에서 너 이름부터 찾고
그래.
난 그냥 아직도 그래.
난 아직도, 내 인생의 아주 조그만 몇 퍼센트는, 너 때문에 살아.
너 생각으로 가끔 버텨.
난 그래. ​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