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타임용 무서운이야기(네번째)

무소유2023.05.15
조회5,325
본 이야기는 킬링타임용 이야기,반말의 글로 쓰여진다.
진중함은 내려놓고,가벼운 마음으로 보시길 부탁하며,시간적
여유를 갖고 보길 바란다.서두는 짧게 줄인다.


국딩 2학년의 기점으로 개인적인 삶의 변화가 생겼다.
지극히 평범한 아이였지만, 지극히 그러하지 못한 삶이었다.
그 시절을 구태여 표현하자면 완전 불안정한 유년 시설이라고
표현하고 싶다.참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친할머니와 아시는 몇몇의 관련자들에 정신교육을 받았다.
받아드려야 하는 것은 받아드리고 현명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 낮선 이방인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순 없었다.
무속인이 될 팔자도 아니요,그렇다고 평범하지도 못했던 현실은
늘 나에게 무거운 족쇄가 되었다.
적응이 안되는 비현실적 괴리감은 사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국딩 고학년에 이르러 아버지가 하시는 일들이 시기적절한 경제
적 순풍은 만나서 예상치 못한 큰 평수의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비록 연혁이 오래 된 건물이었지만,따로 주차장도 있고
창고를 포함한 방 3개,화장실이 무려2개나 되는 역대급 건물
이었다. 물론 주변에 술집이 밀집한 상가형 주택이었지만,
큰 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가족적,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당연하게도 창고로 쓰이는 공간이 내 방이 되었다.)

공부쟁이(?)형과 함께 방을 쓴다는 게 얼마나 큰 곤욕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늦은 시간까지 책상에 붙어 앉아 불을 켜 놓으니 숙
면을 취하기도 힘들었고,코를 너무 곯아 잠들기 앞서 늘 소음방지
용 귀마개를 끼고 잠들어야 하는 현실은 참으로 고달팠다.
부푼 기대를 품고 이사를 간 곳은 상가형 3층 건물로 1층은 생수
창고, 2층은 공실(학원 입주 예정), 3층이 우리가 실거주를 하는
일반형 주택이었다.

나뭇잎 문양의 알류미늄 재질의 꽤나 고풍스런 현관을 지나면,
짧은 복도형 공간이 있고,나무재질의 미닫이형 중문을 열면
거대한 거실을 기점으로 죄측에 큰 안방,우측에 중간크기 작은방,
정면으로 주방,그 왼편으로 저렴해 보이는 쪽문을 열면 창고형
공간이 나왔다. 원래 용도가 창고로 만들어져 공간이 협소하고..
조립형 슬라브로 대충 가벽을 만들어 놔 볼품없지만 상관없었다.
단지 내가 안식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대한 기쁜 감정
말고는 그곳이 모양새나 규모는 나에게는 큰 상관이 없었다.

90세는 족히 넘어보이는 건물주 할머니가 원래 딸 자식에게 증여
할 예정이었는데 일하는 곳이 서울쪽이라 거절을 하였고,그 전에
세입자는 막내 아들로 뭔가 맘에 안드는지 1년도 안살고 이사를
나갔다고 하셨다. 이사 들어오는 날 할머님 대신 전 거주자 막내
아들이 방문하여 건물에 대한 유의사항을 대략적으로 설명 했다.
내부구조를 약간 날림으로 하여 종종 전기배선쪽 문제가 있을
것인데, 저렴하게 집을 내놓은 만큼 셀프로 처리하란다.

창고를 쓰이는 곳은 임시방편으로 만든 곳이라 거주 용도로 부적
합 하니 왠만하면 창고 본연의 용도로 사용하는게 좋다고 하였다.
옛 건물이니 만큼 방음이 썩 좋지 않으니 그 점은 양해를 바라며,
보일러의 자체의 문제는 없는데 보일러를 돌려도 가끔 이상하게
서늘함이 느껴지고,특히 창고로 쓰는 방은 보일러 설비가 되지
않았기에 여름에도 서늘하니 알아두라고 했다.
또 작은방 화장실은 수압이 약하니 왠만하면 사용을 자제하란다.

결론적으로 창고는 거주목적에서 제외하고,작은방 화장실은
사용을 자제하라는 게 키 포인트였다.
뭘 그렇게 자제하라는 게 많은지..싼 곳은 역시 이유가 있었다.

세상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다더니 들어가는 날 부터 아버지의
잔소리가 쏟아진다. 창고를 그냥 창고로 용도로 사용하잖다.
즉각적으로 반문을 하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창고 공간은 내 방
으로 할 것이며 사전에 그러하기로 합의를 했으니 다른 의견은
듣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막내아들놈이 본인의 성에 차지는 않았지만, 본인을 닮아 성격상
고집이 드럽게 쎄다는 걸 아셨기에 더 이상의 의견조율에 의미가
없다고 느끼셨는지 혀를 끌끌 차시면 한 걸음 물러서셨다.

빈 공간에 내 짐들은 옮기면서도 참 기분이 묘했다.
비록 가벽으로 만들어진 곳이고,창문도 미이런니 했지만 모든
거주적 단점들은 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깔고 잘 이부자리 하나,과거 거실 식탁으로 쓰던 좌식 상 하나를
놓으니 뭐 공간이랄 것 까지도 없이 협소한 곳 이었다.
그러나 사춘기가 도래하는 성장기 사내놈의 개인적 공간,비밀에
의한,자유로운 공간이 생겼다는 것은 나에게 큰 의미였다.

형의 학업문제로 어머니까지 직업전선에 뛰어드셨다.
우열한 유전자로 고성능 두뇌를 탑재한 형의 학업 문제와 더불어
학원을 두어개 더 늘리기도 했고,자식들이 성장하면서 드는 경제
적 문제를 아버지 혼자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으셨겠지....
때문에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그 집에 문제들을 속속들이 혼자 체험하는 일이 빈번
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종종 전구가 깜빡거리는 일들이 생겼으며
비라도 많이 내리는 날은 차단기까지 내려가 암전상태가 되기도
했다.

업자를 부르기에 이르렀는데 업자가 혀를 내두른다.
배선 공사를 날림으로 하기도 했고, 공사를 진행하려면 규모적
으로 사이즈가 커지기에 매입한 주택이 아니면 그냥 저냥 감수
하며 사시 라는 얘기였다. 집이 워낙 오래 되어 수리를 하려면
전체적인 리모델링이 되어야 하는데 본인이 집주인을 잘 아는데
절대..공사를 할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뉘앙스에 말을 툭 던지고 돌아가신다.

여기 집...?예전에 뭐 문제 있지 않았었나??

남편을 도와 함께 일하시는 아내 되시는 분이 옆구리를 쿡 찌르며
입단속을 시키는 것 같았다. 그 말은 속 뜻이 무얼 의미하는지
가족들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 문제가 생긴것은 그로부터 한 이틀정도 지나서였다.
야근을 자주 하시는 부모님의 부재가 잦아서 두 형제가 집에있는
일이 빈번하였는데 어머니가 반찬을 만들고는 가셨지만 밥차리기
조차 귀찮은 사내놈들은 늘 저녁을 라면으로 떼우기 일수였다.

라면은 형이 잘 끓였기에 형이 라면을 끓이면 그 후에 내가 뒷처리
를 하는 역활분담을 하였고,그 날도 형이 라면을 끓인다고 준비를
하기에 내방으로 와 만화책 삼매경에 빠졌다.
똑똑...하는 노크소리가 들려 준비가 다 끝났나 싶어 문을 열고
나오니 형이 아직 라면을 끓인다.

뭐야?? 준비도 다 안됐구만? 왜 불렀어?

형이 어이없다는 듯이 노려본다.

뭔 소리야??누가 널 불러??곧 되니까 김치나 꺼내...

잘 못 들었나 싶어 머리를 긁적이며 수저와 그릇을 세팅했다.
저녁을 해치우고 서로의 방으로 들어갔다. 이부자리에 누워 만화
책을 보다 언제지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틱~탁... 틱~탁... 틱~탁...

잠에 들었는데도 그 특유에 스위치 소리와 함께 전등빛이 꺼졌다
켜짐이 반복되니 엄청 신경이 쓰이고 눈이 부셔 인상을 찌푸렸다.

히히히히.....경박스런 비웃음 소리가 들렸다.
하아~ 진짜..!장난도 정도껏 쳐야 웃어넘기지...

눈을 뜨며 버럭 짜증을 냈는데 문이 살며시 열려진 상태로 불이
꺼지고, 다다닥 뛰는 발소리와 함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서로 선 넘은 장난을 치는 사이는 아니었기에 화가 나 벌떡 일어서
거실로 진격했다. 안방에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다.
피곤한 모습에 어머니가 옷을 갈아입으시며 나오고 계셨다.

쭉~자지..뭐하러 나와?화장실 갈려고?

형 방의 문은 닫혀있다. 그 짥은 시간에 소리도 없이 들어갔다고?
그래도 아직 화가 나 있었기에 어머니에게 투덜댄다.

아니..잘 자고있는데 와서 불을 껏다 켰다 장난을 치잖아..

어머니가 꿈을 꿧냐고 물으셨다.퇴근하고 좀 전에 오셨는데 형은
이미 불 끄고 자고있기에 어머니가 방문을 닫으셨는데 무슨 장난
을 치냐며 자다가 뚱딴지같은 소릴하냐며 웃어넘기셨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더는 아무말 하지 않고,인사를 건내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뭔가 깨림직하다.
그리고 그것이 장난의 시작이었다.

우리집에 최고 신문물은 외삼촌이 큰 맘먹고 형의 중학교 입학
선물로 선사하신 컴퓨터였다. 다른 건 다 허용해도 절대 건들지
못하게 한 형의 최애 물건..때문에 형이 있을땐 쳐다도 못보고..
형이 늦게 오는 날!몰래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하고는 했다.
그 날은 부모님도 늦으셨고,형도 방과후 보충 수업과 학원스케쥴
이 있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기에 신나게 컴퓨터 앞을 차지하고 게임을 즐긴다.

게임이래봐야 도스나 플로피 디스크를 번갈아가며 실행하던
고인돌이나 페르시아의 왕자 따위였지만..(둘다 명작이다..)
그 단조로의 그래픽과 띠딩~띵딩하는 사운드에 매료되어 열심히
키보드를 누르던 그때 작은방 화장실에서 물이 쪼르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렷다. 잠깐 소리를 인식하였지만 이내 다시 네모난 뚱보CRT모니터 화면에 시선을 뺏겼다.

끼익~~~~

과거에 어린이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그 특유에 마찰음에
자동적으로 키보드를 누르던 손이 멈칫했다.
서서히 시선을 돌려 화장실쪽을 바라보았다.찰나의 순간에..
살짝 열리 문...똑똑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에 더해진 미세한
휘파람소리...

휘이이이~~휙휙~~~휘이이이이익~

온 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잠시 동태를 살피며 눈치를 보던
그때 컴퓨터의 전원이 꺼짐과 동시에 1~2초 이후 전기가 차단
되며 암전상태가 되었다. 그 고요한 적막함속에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들어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하였다.

끼이이이익~~~~~~~~~~쾅!

기겁을 하며,어두운 공간을 빠져나와 본능에 이끌린 빤스런이
시작되었다. 거실을 지나 창가로 들이미는 작은 불빛에 의지하여
중문을 열다 발가락이 낑겨는 고통을 참으며 맨발로 현관문을
박차고 나와 미끌어지듯 계단을 내려왔다. 밖으로 나와서도 멈추
지 않고,좁은 골목을 뒤로한 채 큰 길가로 나오고 나서야 심장을
부여잡고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숨을 토해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고 나자 현타가 찾아왔다.

새끼발톱이 깨져 피가 흥건히 맺혀있고,런닝셔츠에 사각팬티
차림이다. 민망함에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건물로 향했다.
들어가야 하는데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누군가를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가야 살 것 같았다. 그때 골목
어귀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같이 들어갈까? 아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아버지 보다 먼저 3층으로 올랐다.
활짝 열린 현관문 사이로 날 놀리듯 거실불이 켜져있다.
참 주옥 같은 인생이구나~느끼며 거실로 들어왔다.

계단 소리와 함께 곧 아버지도 올라오셨다. 인사를 드리니 발쪽을 보시며 왜 그러냐 물으셨다.
급하게 화장실 가다가 찧었다고 둘러되자 혀를 끌끌 차시며 조심
성 없는 놈이라는 잔소리가 하신다.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았다.
가족들이 다 귀가를 하고, 그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고요한 제 모습을 찾는다.

스트레스로 배탈이 심해져 새벽에 거실 화장실에 들어가 큰 일을
치루었다. 갑자기 밖에서 대화소리가 들린다.
버릇처럼 일단 의심부터 하기 시작했다.다 자는데 거실에서
대화 소리가 날리 만무하다. 선뜻 나가지 못하고, 안쪽에서 문에
귀를 대고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옅 들었다.

똑똑똑....

심장이 털썩 내려앉고, 주인의 의식을 벗어난 몸의 밸런스가
무너져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래도 다행이다. 뒷처리는 하고 그
렇게 주저앉아서....험한 꼴은(?)피하지 않았는가...
인내심이 바닥났다. 어머니와 둘이 있을때 얘기를 꺼냈다.
이러저러한 일 때문에 정신병이 걸리겠다고...
어머니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그걸 바라보는 내 표정은 더욱 더
좋지 못하다.

혹시 모르니 정신과에 가서 한 번 상담을 받아보자고 하셨다.
(엄마?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그 시절 정신과에 간다는 건
흉이었다.기록에 남지도 않고,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마치 그
당사자가 비정상적이란 판단이 들어서 였을 것이다.
그래 어디 한 번 가보자...약도 먹어보자 싶었다. 혹시 모르잖아?
좀 나아질지... 병원을 찾고 상담을 했다.
의사는 정해진 매뉴얼대로 소견을 말했다.

정신질환...인격장애...약을 먹으면서 상황을 지켜봅시다.

사실 뇌파검사,혹은 심리검사를 면밀하게 진행해 보자고 했지만
비용문제와 전문성 부족에 의한 대형병원,대학병원행을 추진
하였기에 기다림에 문제도 있어,거기까지 진행되지는 못했다.
신경안정제,항우을증약...그런것들은 오히려 정신을 더 피폐하게
만들어 무기력증을 안겨줬다. 그래서 얼마 가지않아 내 스스로
복용을 멈췄다.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일련에 문제들은 그 이후
로도 시시각각 나를 괴롭혔다.




한 번에 마무리를 지을려고 노력했는데 실패하였음..
고로 죄송하다는 얘기임..
본의 아니게 이어서 다시 써야 함을 너그러이 양해바람..
즐 주 보내셨길 바라며...오늘은 여기서 끝맺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