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게 번아웃인가?

ㅇㅇ2023.05.17
조회6,671
나는 학교 다닐때부터 내가 나이가 들어서 어른이 되면 그저 그런 월급 받으면서 내가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란 생각을 많이했다. 답은 항상 아니다 였지그래서 군대 전역과 동시에 학교를 그만두고 일을 시작했다.
기본급 30만원, 인센티브 30%, 광고주가 광고비를 쓰면 수수료 중에 30%가 내 인센티브가 되는 형태였는데, 적성에 맞았는지 첫 달부터 성과가 좋았다.3년 차까지 가장 못가져 가는 달이 600만원 선이었고 사내에서도 상당히 일 잘하는 직원이었음.2년 차에 팀장을 달았고 30살 되기 전에 내 밑에 4개 팀을 관리하는 부장까지 진급했음.중간에 내 사업하겠다고 깝죽거리다가 엎어져서 자살하니 어쩌니 할 때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12년 동안 길가면서 보이는 간판들 중 한두개 정도는 저거 내 광고주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커리어를 쌓으면서 일 자체에 재미를 느끼면서 살았음벌이도 괜찮은 편이고 연애도 문제 없었고, 일 때문에 야근이 잦아서 피곤해도 그냥 일하는게 좋았고 남들처럼 취미생활도 즐기고 나름 재미있게 살았음. 일과 생활을 놓고 보면 일 7 : 생활 3 정도?
그런데 작년 이맘때 쯤이었나 더이상 일이 재미있지가 않더라구, 정확하게 말하면 일 보다는 사는거 자체가 옛날만큼 재미가 없다고 해야할까, 성취감이란걸 느껴본게 언제였던가 싶어서 새 프로젝트도 하나 진행해보고 퇴사하고 몇달동안 취미인 자전거랑 낚시, 게임만 해보기도 하고, 업무환경이 바뀌면 달라질까 다시 일 시작한지 1달 꽉 채워도 일은 일대로 사는건 사는거대로 의욕이 하나도 생기지 않아서 그만두고 다시 놀고 있음. 그렇게 재미있던 게임도 낚시도 전 처럼 재미가 없어그냥 집에서 하루종일 고양이 끌어안고 잠이나 자고 느지막히 일어나서 낚시 좀 하고 오고동네 자전거로 한바퀴 돌고, 해뜰때까지 게임하다 또 자고 그렇게 그냥 시간 보내는 중해떠있을 때 밖을 나가질 않으니 연락오는거라고는 친구들 전화 몇번, 여자친구가 전부고멀리 있는 여자친구 만날 때 아니면 거의 집에 있음.
우울증인가 싶어도 우울한 감정과는 거리가 멀다, 정신과 상담 해봐도 일상에 변화를 줘보라는 조언 말고는 특별한 해결책이 되지 않고
나이도 있어서 이제 결혼도 생각해야하고 한참 일할 나이에 갑자기 히키코모리가 되버렸는데, 도대체 원인이 뭔지 나도 알수가 없으니 답답하다어차피 허송세월 하고 있는거 미친척하고 한 1년만 있는 돈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와봐야될까

댓글 9

ㅇㅇ오래 전

살다보니까 오늘의 판이라는데도 올라가보네요. 조금 창피하고 개중에는 배부른 소리한다, 철없는 소리한다 생각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어디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곳이라도 있었으면 해서 적어봤는데 사실 다른 글들 보면 안좋은 댓글들이 많아서 뭔가 기대하면서 쓴 글도 아닌데 공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여자친구한테도 이야기 못했었거든요. 오늘 여자친구한테 다 털어놨습니다. 나는 요즘 이렇다. 30년 넘게 살면서 이런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무기력한 내 모습이 너무 답답해서 나도 당황스럽다. 옆에서 3년을 함께 지냈는데 여자친구가 몰랐을리가 없었는지 자기도 내심 걱정했다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내키는대로 여행도 다녀오고 힘들면 게으름도 부리고 하고싶은데로 시간 보내보라고 하네요. 모르는 사람들이 해주는 말이 이렇게 위안이 될 줄 몰랐어요 고양이 여자친구한테 맡기고 자전거에 낚시대 들쳐메고 전국일주를 해볼까 합니다. 한달이 걸릴지 두달이 걸릴지 모르지만 껄떡껄떡 숨넘어가면서 자전거타고 쉬면서 낚시하고 하다보면 말씀해주신 것처럼 나름의 정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지나는 길에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 지인들도 만나구요. 오랜만에 준비도 할 겸 낚시대 꺼내서 닦고 자전거 세차도 했습니다. 벌써 조금 설레기도 하는 것 같고 그렇네요 감사합니다.

ㅇㅇ오래 전

다들 똑같아요. 결혼해서 책임감이 부여되면 어쩔수 없이 꾸역꾸역 일은 계속다니게 되는 차이점만 있을뿐

ㅇㅇ오래 전

열심히 달렸네 모아둔 돈있다면 그냥 놀아 여행도 하고 ~~ 모두 태어난 김에 그냥 살고 있어~~ 그러다고 또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 성취감, 목표가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은 없음........

ㅋㅋㅇ오래 전

애 낳아보삼. 다이나믹함.

P오래 전

대부분의 30대 중후반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삶에 재밌는 게 없고 기대가 딱히 없습니다. 하나하나 파보면 원인이 나오겠지만 솔직히 그것도 무섭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대한 목표가 사라져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달려서 목적지에 와서 돌아보니 기대했던 도착지가 아닐수도 있는거죠. 거창한 목표보다는 소소한 목표를 세우고 작은것에 행복을 찾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일단 몸으로 마음으로 머리로 쉬는게 필요할것 같아요.

ㅇㅇ오래 전

그냥.. 뭐 일하고 싶어 일하나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려고 일해요 저는.. 그러면서 또 위안삼고 일하고.. 하고싶은거 하고.. 뭔가 예전엔 워라밸을 꿈꿨지만..지금은 누리기 위해 일합니다..구냥 경제적으로 풍족해야지 삶에 떠 쫒기지 않는 거 같아 개미마냥 일합니다..

지나가요오래 전

인생의 우선순위를 생각해 보셔요~ 나의 커리어, 나의 가족, 나의 건강, 나의 인맥... 등등 사람은 자기마다 인생의 우선순위에 따라 행복하지 않아도 걸어야 하는 길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 과정이 행복하지 않아도 내가 가고자 하는 도착점에 다다르면 행복감을 느끼죠 내가 가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사는 인생은 너무 지치고 힘들것 같네요

ㅇㅇ오래 전

9년차 직장인인데 님이랑 똑같아서 댓글 남겨놓고 대댓글 다른거 달리며 보러 오려구요 .........이유가 뭘까요..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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