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같은건 절대 아니죠?

ㅇㅇ2023.05.21
조회2,663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성인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겉과 속이 다르고 사회생활을 위해 어느정도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만, 저는 좀 심한 것 같아서 질문을 올려봅니다.

1. 일단 제가 어렸을때 제가 방에서 혼자 뭘 하고있을때 부모님이 들어오시면 숨기기 바빴고, 거짓말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거짓말이 들켜 크게 혼나고나서 어쩔 수 없이 안하게 됐구요.

2. 어렸을때부터 매주 주말마다 가서 친척들과 놀았을만큼 친할머니댁을 자주 방문했었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할머니의 잔소리도 많이 듣고 여러 대화를 주고받으며 여러번 싸우기도 하는 등 고운정 미운정이 다 들어야 할만큼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겉으로는 인사하면서 안부를 묻는 등 살갑게 했지만, 단 한번도 할머니께 정이 든 적은 없었습니다.
그 시간에 내 인생을 위해 자기계발하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만 들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할머니댁에 가서 제가 인사를 하면 인사 받아주시는 할머니가 아니라 인사한 뒤 저한테 주시는 돈(용돈)에 관심이 가더군요.
그래서 혼자 몰래 방에 들어와 돈의 액수를 세며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매년 설날 새뱃돈 받을때도 새배따위 어찌되든 상관없었지만 돈받기 위해 진심인 척 연기하며 절했어요.
여기까지는 모든 사람이 그럴 수 있다쳐도, 아랫부분은 지금 생각할때 좀 문젠가? 싶은데요.

작년에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장례식장엘 갔는데 다들 할머니의 갑작스런 돌아가심에 충격받고 슬퍼하던데, 저는 전혀 슬프지 않았습니다.
저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와 저를 향한 작은 관심에 더 기대가 있었어요.
그치만 남들이 우니까 저도 울어야 될 것 같아서 나오지도 않는 눈물 억지로 쥐어짜며 우는척 슬퍼하는척 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날 또래 친척들과 오랜만에 떠들고 놀 생각에 들떠있었고 떠든 뒤에는 너무 지겨워서 빨리 맛있는거 먹고 집에 가고싶은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결국 장지에서 동생의 뒤를 살짝 껴안으려다가 동생이 뿌리치자 갑자기 화가나서 동생과 싸웠고, 남들 다 할머니 화장하시는 모습에 슬퍼하며 울었지만 집에 못가고 발목이 묶여있는것에 화나고 짜증만 났지 슬픔같은거 하나도 없었어요.
겉으로 우는척만 했을뿐이죠.

3. 또 그전에 저희 이모와 외할머니께서도 돌아가셨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만날때마다 저를 반겨주셨던 것 같은데도 하나도 슬프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 일에대한 걱정만 가득했습니다.

얼마전에 어머니와 함께 이모와 외할머니의 추모공원에 갔을때도 어머니께선 슬퍼하셨지만 저는 아무 감정도 안 들었고 오직 제 목적인 사촌과의 만남에만 관심이 가득했습니다.
죽었는데 어쩌라고, 이게 제 평소의 생각이었거든요..

4. 학교다닐때 왕따를 당했는데 처음에 겉으로 다 들어주는 척하다가 결국 못참고 속에서 나는 기분대로 행동하니까 물리적인 괴롭힘은 못하더군요.
나중에 소수지만 친구를 사겼을때도 친구가 넌 겉으론 너무 착한데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니가 어떤 성격인지 감이 잘 안잡힌다. 라는 말을 한 적 있습니다.

5. 제가 공감능력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겉으로만요. 속은 하나도 공감 못하는데 공감 잘해준다는 말을 듣는 방법을 터득해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기분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공감능력이 좋다는 칭찬듣는게 기분이 좋아서요.)
그와 동시에 무심하다는 말도 꽤 듣는편입니다.
남한테 일 못한다, 눈치가 없다며 욕먹다가 단기간에 짤릴만큼 먹고살기힘든 내 인생을 살기도 바빠서 아무리 친해도 남의 일에 눈곱만큼도 관심 없습니다.(이건 모든 사람이 그러리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저는 친한사람이 서운해 할 정도입니다.)

6. 성인이 되고나서 한번 친구를 만나러 가는길이었는데, 시내버스 안에서 어떤 아저씨가 저에게 갑자기 (사람이 많지도 않은 상황인데도)사람도 많은데 앞으로 내려야지!! 라고 소리치며 ㅅㅂ년아 ㅂㅅ년아 뭘 꼬라봐 어쩌구 욕을하며 소리를 질러대서 따지려고 쫓아가는데 갑자기 절 본인의 신체로 밀더군요. 덕분에 저와 제 뒤에계시던분들 모두가 다 넘어질 뻔 했습니다.
그래서 확 패고싶었지만 패면 나한테 손해가 될 것 같아서 꾹 참고 아저씨, 생사람을 갑자기 밀치면 어떡해요? 라고 말로만 따지고 말았어요.
지금은 후회 많이 합니다. 가능한 명분들을 다 갖다붙이고 고소해서 최대치로 배상받았어야했는데… 더 망가뜨렸어야했는데… 라고요.

7. 성인이 되고나서 취업공부를 위해 학원을 다니며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는데요.
잘 지내다가 이 사람들은 제 목적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 하에 선배 한 명과 함께 이 사람들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버렸습니다. 상처를 받은 것 같던데 상관없었고 선배는 죄책감을 가졌지만 전 전혀 없어서 선배에게 발빠르게 움직이지 못한건 저 사람들이지 우리는 아무 잘못 없다.라고 했더니 선배가 깜짝 놀라더라구요.
저는 지금도 죄책감이 아니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며 거기서 남이 상처받는건 내 알 바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곁에 사람이 거의 없지만, 내 이익에 방해가 되면 누구라도 버릴 마음도 있습니다. 혼자가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들면서요.

8. 마지막으로 이건 상관없을수도 있겠지만 제가 무슨일을 당했다고 생각되면 어떤식으로든 복수를 하고싶어지고 그래야 제 기분이 풀립니다. 똑같이 되돌려주는것 따위로는 성에 안차고 철저히 망가지는걸 제 눈으로 봐야 속이 후련해져요.
그렇게 못하면 분노를 주체할 수가 없어서 몇날며칠 분이 안풀리고 그 사람을 해치는 구체적인 상상까지 하게됩니다.
예전엔 물리적인 방법으로 응징했지만 이젠 그렇게하면 저만 손해라 심리적, 정신적인 방법으로 복수하고 싶어지고요.
누군가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도 닮고싶어지고 멋있다는 생각만 합니다.
오히려 그 사람을 먼저 화나게해서 복수당한 사람이 100%잘못이고 당해도 싸다고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소시오패스라고 볼 수는 없는게 소시오들은 머리가 좋은걸로 아는데 저는 우울감이 심할때 웩슬러 지능검사를 해보니 90점대 초반이었어요.
그리고 청소년기때 왕따당하면서 친구관계에 어려움만 겪었지 비행행동을 한 적도 없구요.
지금은 여러 이유로 사람이 없는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우울감 심한 조울증까지 앓고있어서 정신과약도 먹습니다.

정신없이 적은거라 다소 두서없는 글을 적었는데요,
소시오패스같은게 아니라 그냥 공감능력의 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