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남자에게 친절하고 부르면 다 나가는 대학친구...

2023.05.21
조회11,266
대학교에서 만난 친구가 있습니다.
타지에서 온 저는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친절하고 배려심 깊고 연락도 먼저 하는 친구여서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냈습니다.

그다지 나쁜 점을 발견하지 못했던 친구였는데
친구가 남자가 좀 꼬이는 타입이었습니다.

약간 유아 같은 어눌한 말투에 느릿느릿하지만 온화한 성격.. 첨 보는 사람에게도 친절하고 글래머인 친구라서
남자들이 좋아하는 타입인가 하고 좋은 사람 만났으면 했습니다.

딱히 사귀지는 않고 연락오는 남자들을 꼬박꼬박 답장하고 술 마시자는 연락은 거절 않고 다 만나주는 바람에
한 동안 만나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전 왜 맘 없는 사람도 쳐내지 않고 계속 연락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꼬이는 남자들 중에 아저씨 같은 스타일도 여럿이었어요.

왜 연락을 다 받아주는지... 친구에게 접근하는 남자들 멘트는 뻔했습니다. 부담 갖지 말고 연락하자. 그냥 동생같아서, 사귀자는 거 아니다... 그리고 새벽 한 시에 연락 오고 둘이만 만나서 술...

제가 그거 친구로 지내고 싶은 거 아니라고 이상한 사람은 연락 끊으라고 했습니다. 근데 계속 아니라는 친구... 순수한 건지 바보 인건지...

한 번은 친구랑 해외여행을 갔는데
현지에서 외국 남자가 접근을 했는데 옷차림이나 말투가 좀 이상한 것 같아 저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는데
친구는 또 배시시 웃으면서 그걸 받아주고 있었고

남자는 자기 차를 갖고 와서 타라고 했습니다.

전 안 탄다고 했고 플랜이 있어서 가봐야 한다고 했지만

친구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진지하게 고민을 하더라고요 저랑 차를 번갈아 보며 어떡해?어떡해? 하며 안절부절 하고 있었고

제가 화를 내면서 미쳤다고 첨 보는 외국인 차를 타고 가냐고 못 가게 막았어요.

근데도 고민을 하길래 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라고 소리치고 버스를 타러 가버렸어요.

안절부절하던 친구는 결국 절 따라왔고 외국인차는 머쓱하게 가던 길 갔고요.

버스에서 친구에게 가서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따라가려고 하냐고 물었고
그 외국남이 우리 좋은 데 구경시켜주겠다고 자기 차 타고 가자고 해서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길 나눴고 이미 우리 땜에 차를 빼왔는데 어떡하냐고 하는 겁니다...

기가 차서 친구와 그 얘긴 더 안 했습니다.

순진한 건지 뭔지 아 정말 모르겠더라고요.

남자가 하는 말을 정말 그대로 다 믿는 걸까요?

새벽 한 시에 생각나서 연락해 술 마시자는 남자들...

누가 봐도 친구 사이에 하는 연락이 아닌데 다 친구라며 받는 친구...

새벽에 술 마시러 나가는 길은 무섭다면서 한 두 번 본 사람은 안 무서운지 결국 나가는 친구...

그렇다고 누구와 자고 그런 적은 없지만...

누가 봐도 능글능글한 아저씨같은 남자들 연락을 왜 다 받는 걸까요?

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게...
과 여자애들 사이에서도 여우 아니냐 어장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으니..

알만한 애들은 알았습니다.

에효.........

친구와 진지하게 대화를 해 보려고 했는데
인맥 쌓는 건데 왜들 오해 하냐며 기분 나빠하던 친구...

답답하지만 그냥 뒀습니다... 새벽엔 되도록 나가지 말고 조심히 다니라고.. 그 말 밖에 해 줄 말이 없었어요.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다 취업을 했고,
어느 날 친구로부터 새벽 한 시에 전화가 왔어요.
친구네 회사 남자가 친구 휴대폰으로 통화목록에 있던 저에게 전화를 걸었고, 회사 회식자리에서 친구가 술이 너무 취해 데리러 오라는 전화였습니다. 가게도 문닫을 시간이고 집으로 데려다 주더라도 비번을 모르기 땜에 모텔에 눕혀 놓고 저에게 전화를 한 거였어요.

그 남자는 유부남이었는데 친구와 같은 팀이었고
둘이서만 회식을 자주 한다고 했습니다.

마셨다 하면 새벽까지 취해서 집에 들어가고 둘이서만 술을 마시고... 주말에도 통화, 문자... 깔깔거리며 대화하는 사이...

그러면 남들이 오해한다고 그러지 말라고 말렸는데...

같이 한 업무가 잘 끝나서 기념으로 회식한 거라고 이상한 사이 아니라고 오히려 뭐라고 하네요.

어째서 이상함을 못 느끼는 걸까요..?

학교 다닐 때부터 종합해 보면

제대로 된 남자는 안 사귀고 나이 불문하고 모든 남자의 연락을 거르지 않고 잘 받아주고 새벽도 마다 않고 술자리를 갖는 친구...

그렇지만 저한텐 너무나도 잘 해주는 친구.. 자기 시간 내어서 필요할 때 도움 주는 친구... 친구로만 보면 너무 좋은데

남자 관계는 솔직히 좀 어질어질합니다... 이해 안 되는 게 많아요.

이런 친구.. 제가 더 뭐라고 할 순 없는 부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