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 복이 없다

ㅇㅇ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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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넋두리하고싶어서..글 쓴다
우리 엄마가 보통의 엄마였다면 내 인생도 덜 서글펐을텐데 하고

내가 중학생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바람 펴서 어릴적부터 하루 온종일 집 굴러가는거 눈치보게 만들고 정신을 피폐해지게 만들었다 처음 알게됐을 땐 그저 의심 또 의심

어린 마음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다 동생은 본인 인생 사느라 전혀 모르는 것 같았고 아빠가 알게되면 집안이 엉망이 될 것 같아 무서워서 나도 모르는 척 그렇게 살아갔다 그런데 숨길 생각이 없는 건지 뭔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던 나는 그대로 듣고 커왔다 그러는 와중에 엄마는 나와 동생을 데리고 동반자살을 택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린 살아남았다
난 그날 이후로 엄마가 사라질까봐 엄마가 늦게오는 날이면 늘 불안에 떨었고 지금까지도 엄마를 살핀다 그런 엄마를 살피면 또 눈에 들어오는 바람의 정황들
그렇기에 엄마를 엄마처럼 대하지 못하고 반혐오의 느낌으로 애증의 느낌으로 못마땅하게 대했다

또 내 외모 지적은 오로지 우리 엄마만 한다
밖에 나가면 남들은 예쁘다고 절대 얼굴 손대지 말라는 소리까지 해주는데 내 엄마라는 사람은 심심하면 성형얘기를 꺼낸다 지금은 눈이 작다 어디가 별로다 여기만 하면 더 예쁠텐데

더 예뻐지면 좋겠는 마음에 그런거라고 이해는 하겠지만 나는 분명 절대 싫다고 했고 피 한방울 안 섞인 남들도 예쁘다 해주는데 엄마는 뭐하는 거냐고 화내봐도 엄마도 마음이 온전치 못해서 그런건지 자꾸만 날 깎아내린다

결국 그렇게 성인이 되었고 어디에도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없던 나는 너무 갑갑한 마음에 너무 우울한 마음에 취업 준비도 흐지부지되고 하루종일 눈물과 긴장에 살아가며 가족들 몰래 정신과 상담도 받게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이 모든걸 아빠가 알게되면서 집안은 뒤집어졌다 난 이때다싶어 어릴 때부터 쌓아온 원망과 애증의 감정을 엄마에게 쏟아부었다 두려워하던 현실과 차라리 마주하니까 아이러니하게도 불안감과 우울감은 덜해졌다 사실 체념의 상태가 되었다

어떻게 넘어간건지는 모르겠지만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여전히 바람이 계속 되고 있다는 걸
난 이런 상황을 보고 자랐고 사람에대한 결혼에대한 가정에대한 깊은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난 내 인생의 미래가 딱히 상상되지 않고 별 기대도 없다 동반자살을 기점으로 당장 내일 죽어도 딱히 삶에 미련이 없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았다
그 당시에 너무 극한의 공포에 닿았던 건지 그때 정신과 상담을 받았어야하는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렇게 바람피고 들어오면 매일같이 마시는 술에 담배에 폭식
이게 다 우울이 원인인 것도 알고 가족 모두 우울증 약을 달고살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우리 가족은 다들 마음이 아프다
모든 부분에서 그게 티가 난다 하지만 다들 마음이 온전치 못해서 고치지 못하고 아픈 채로 살아간다 나는 아직 덜 아파서 그런가 그게 눈에 다 보인다

아빠는 동반자살 일이 있고 난 후 정말 많이 노력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엄마를 위해서 그리고 우릴 위해서
그 결과 가난에서도 벗어났고 집안일부터 엄마의 감정을 받아주는 일까지 아빠는 정말 노력했다 나와 동생 또한 그랬고

하지만 엄마는 그대로였다 그냥 그런 사람이었던 거라는 생각이 이제와 든다 유혹을 참지 못하는 자기 절제가 안되는 그런 사람. 뒤늦게 알았지만 우리 엄마는 나르시시스트 그 자체였다


난 그런 엄마를 보며 절대 이렇게는 살지 않아야지 하고 다짐하며 오늘도 내 자신을 통제하고 또 통제한다 남들은 내게 왜이렇게 본인에게 엄격하냐며 이미 충분하다고 하지만 이런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듣는 그런 얘기는 전혀 와닿지 않는다

그런 나는 엄마를 반면교사 삼아 엄마와는 정반대의 사람으로 살아왔지만 우울도 유전인 건지 난 절대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마음 먹고 살아왔건만 어쩔 수 없는 일인 건지 다른 사람의 눈에 내 우울이 티가 나나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하다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잘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극복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극복을 해야할까하는 생각도 있다

그냥 많이 남은 내 인생이 빠르게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