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타임 무서운이야기(일곱번째)

무소유2023.05.24
조회2,505
본 이야기는 킬링타임용 이야기이다. 마음은 가볍게,심심한데
할 것 없는 한가한 시간에 보시길 추천드린다.
개인적 실제 경험담이며,과학적 증거는 없음을 밝힌다.
(이야기가 길어 지루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갔던 상업고가 남녀공학 시범학교로 선정
되었다. 학교폭력 근절의 목적성을 둔 교육적 시행이었다.
드디어 나에게도 샤랄라라한 학교생활이 펼쳐지는가 싶었는데
인기없는 비주류 녀석에게 남녀합반은 보기좋은 떡 이었다.
그래도 책상에 붙은 지박령처럼 어두운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여자사람 친구도 생기고, 남자놈들 친구도 꽤 있었다.
나만 너무나 평범이하라 졸업후 얼굴은 아는데 이름을 모르는
애들이 있었다는 것은 반성해야 할 문제인 듯 했다.

유독 친한 친구 하나가 있었다. 성격이며 생각이 비슷하고,대화
가 잘 통해서인지 급속도로 찐해져 찐친이 되기에 이르렀다.
다른 반에 그 친구의 이란성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는데 쌍둥이
인데도 성격이 완벽히 다른 타입이라 다가가기 힘들었다.
그 친구의 부모님의 큰 식당을 운영하고 계셨고,당시 식당의 부흥
을 맞아 분점을 내느라 원래 살던 집에서 이사하여 집이 좀 다운
그레이드 되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는 했다.

그런 친구가 고민을 얘기했던 것은 이사를 하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처음에는 뜨문뜨문 가위에 눌리다가 빈도가
점차 늘었고 이후 여동생도 종종 가위에 눌리거나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며 집이 뭔가 이상하다고 했다. 부모님께 얘기를 했냐고
물었더니 일단 그런 걸 절대 믿지 않는 분이시고,부모님은 그런것
에 대해 전혀 느끼지 못하니 말해도 잠자리 바뀌고 너희들이 좀
민감하고 예민해져서 그런것이란 말을 하셨단다.

며칠사이 친구의 표정이 더 좋지 않아 걱정을 했다.마치 이토준지
공포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눈은 퀭하고,다크써클이 광대까
지 내려와 있다. 괜찮냐고 물었더니 손사래를 치면서 얘기했다.

나 요새 집도 그렇고,자는 것도 무섭다. 자면 가위에 눌려..
동생도 그렇고, 저기 너희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토요일에 우리집
에서 하루 같이 잘래? (응~아니;;;)

친구의 간절한 부탁을 마냥 거절할 수 없었지만,딱 봐도 사이즈가
나오는 곳에 제 발로 찾아가긴 나로서도 좀 두려웠다.
내 속내를 모르는 녀석은 부탁에 부탁을 더 했고,어쩔 수 없이 그
래 가서 맛이나(?)보자 싶어 승낙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머니께 얘기를 하니 그쪽 부모가 허락했으면 마음데로 하라고
하셨다.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려 갈아입을 옷과
만화책 몇 권을 챙겨 친구의 집으로 향했다.

골목을 지나 끝 부분에 위치한 친구의 집은 구옥이긴 했지만 규모
도 있고,구옥스럽지 않게 작은 마당도 있었다. 겉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지만, 들어가 본 내부는 손을 댓는
지 꽤 현대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2층 주택에 1층에 위치해 있으
며 윗층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공실로 남아있다고 했다.
내부는 비슷비슷한 크기에 방3개에 화장실 하나,그리고 작은 철
문을 열면 보일러실이 있는 공간이 보였다.

제일 작은 방은 부모님이 안방으로 쓰시고,거의 같은 구조에 두개
의 방은 자식에게 내어주셨다. 여동생의 방문앞은 유치하게 접근
금지라 써 있는 작은 플라스틱 표지판이 붙어있고,화장실을 지나
우측이 친구의 방이다. 침대에 책상하나,헹거와 책장으로 이루어
져 있고,깔끔하게 정리정돈이 되어있었다.
대충 짐을 내려놓고 늦은 점심을 먹는데 어머님께서 잠시 집에
들러 간식거리를 건내주신다.

아...아들 친구구나?얘기 많이 들었다.잘 쉬다 가...

주말에는 더 바쁘시기 때문에 그렇게 잠시 들리셔 급한 용무만
해결하시고 가게로 가셔 그곳에서 주무시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게임기를 티비에 연결해 신나게 게임도 하고,DVD따위를
보면서 시간을 떼우다 보니 해가 산봉우리에 걸린다.
씨끌벅적했던 낮의 소음들이 분해되어 사라지고,고요하고 적막
한 밤의 공기가 가득 차 오르자 가슴이 차분해졌다.
쌍둥이 여동생은 방문을 닫고 들어가버렸고,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문제의 밤이 찾아왔다.

슬슬 감기는 눈까풀을 이길 수 없어 친구가 침대에 누었다.
같이 올라와서 자라고 하는 걸 질색하고는 침대 옆 바닥에 몸을
맡긴다. 뭐 별 일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책상에 수면등을 켜고
나도 밀려오는 피로에 서서히 눈을 감았다.
드르륵~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린다.늘상 소리에 예민하여 그런
작은 소음에도 귀가 번쩍뜨였다. 스윽~슥 하는 소리에 불안한
마음으로 눈을 살짝 떠 봤다. 침대위 나무로 된 작은 미닫이 문이
열리고,검은 형체가 거미처럼 벽에 붙어 서서히 내려온다.

숨이 턱 하고 막히고 무서운 마음에 몸을 돌려 누우려고 했는데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가위에 눌렸다.
익숙한 듯 벽을 타고 기어내려온 형체가 몸을 웅크려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친구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양손을 살포시 친구에 목에 가져가 괴롭히듯 목을 조르기 시작했
고, 즐겁다는 듯 나즈막히 웃었다... 흐흐흐...
한 밤의 불청객은 그렇게 잠시 동안의 놀이(?)를 마무리 하고는
몸을 일으켜 서서히 내 쪽으로 향했다.

정말 필사적으로 눈을 감았더니 눈 주변이 파르르 떨리며 미세한
경련을 일으켰다. 제발~제발~ 주문을 외듯 대뇌였다.
사악 사악 움직임의 소리가 들리고 극도의 긴장감에 시달렸다.
나에게 오는건가?그렇겠지... 호기심은 인간을 이롭게 발전시키
기도 하지만,헛된 결과를 부르기도 한다.
눈을 감고 있어야 하는데 너무 조용하니 살짝 떠 봤다.
어떻게든 그것이 사라지고 없길 바랬다.

살며시 뜬 시야에 그것에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이따금
사악~사악 어디론가 향하는 소리가 들렸다.
불안한 마음을 안정시키려던 그때 침대에서 자고 있던 친구가
눈을 떳고, 우연히 둘의 눈이 마주쳤다.
잠깐 동안의 무언의 눈빛교환을 마치고,친구가 다시 눈을 감았다.
사악~사악 다시 소리가 들려 질끈 눈을 감았다. 소리가 가까워지
며 심장소리가 귀에 들릴 만큼 커졌다.
심장소리를 비집고 낮은 목소리가 의미심장한 문장을 전달했다.

눈 뜬 거 봤어...아무것도 얘기하지마..

스윽스윽~ 마찰음이 들리고 드르르륵~~~문제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사라진 뒤에도 아무런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째깍째깍 시계소리가 들린다. 시계소리가 새벽녘 새소리로 바뀌
고,창문으로 서서 동이 트는 게 느껴졌다. 환한 빛이 창문으로
들어와 간밤에 어둠을 밀어내고 긴박했던 공간을 정화시켰다.
그렇게 아침이 찾아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몸을 일으켜 앉
자 멍한 머릿속 생각을 정리하였다. 뻐근하고,퀭했다.

이것에 대해 서로 의견을 종합해 볼 필요성이 있었다.
분명 둘 다 명백히 가위 현상을 경험했고,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허나 친구는 눈을 마주친 기억도 없고,그 이상의 것들도 역시나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니 본 것은 나 하나 뿐인데 이것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상대에
게 설명하는지 그게 매번 어려웠다. 허나 한낱 고딩 두명의 꿈
이라고 치부하기엔 상황이 심각했기에 사실 그대로를 설명했다.
그리고 문제의 침대 위 나무 문의 쓰임새에 대해 물었다.

옛날 집들이 만들어 놓은 다락형식의 공간이었다.
쓰임새가 없어 방치를 했고,따로 열어 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또 벽지 공사를 하기 전 다락 윗쪽 천장에 브이자 형식으로 두개
의 부적이 붙어 있었는데 시공을 하면서 인부가 떼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론 다락쪽 문제로 보였고,떼어낸 부적이 일종
의 봉인 역활을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으나 이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난리가 났다. 당연하게도 말도 안되는 얘기를 꺼낸다고 하셨다.
피곤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렇게 꿈도 꾸고 가위에 눌릴수도
있는건데 뭐가 그렇게 예민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냐는 것이다.
역시 경험해 보지 않은 것들은 일반적인 허구가 되버렸다.
그렇게 난 또 이상한 놈이 됐다. 내 도움은 거기까지였다.
친구의 상태가 더 악화됐다. 잠을 통 못자니 다른 것들도 의욕이
없을 것이고,신경이 예민해져 자주 말다툼이 생겼다.
그것은 다른 반에 있는 여동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식이 안 좋다는데 당해낼 부모는 없다.(아니 있을지도...)
부모님이 다락을 열고 쭈욱 살펴보셨는데 몇 가지 잡다한 쓰레기
를 제외하면 그 좁은 공간에 별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도 계속 가위에 눌리는 일은 반복되었고,결정적으로 친구의
어머님도 이상한 현상을 경험 하셨다고 했다.
혼자 집에 계시다가 일 나갈 시간이 되어 씻고 화장실에서 일을
보시는데 화장실 문이 스윽 열렸다고 했다.

그 시간에 혼자 계셨고,바람에 문이 열린 것 같다 판단을 하시고
는 뒷처리를 하시는데 사악~사악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잘 못 들었나 싶었는데 문이 살짝 더 열리면서 흐흐흐 하는 웃음
소리가 들려 기겁을 하셨다고 했다.
그쯤 해서 아버님까지 가위를 경험하며,트리플 크라운이 달성되
고,가게 손님중에 시주를 하러 오시는 스님이 있는데 친분도 있고
그런쪽 일들에 능통하신 분이었는지 그 분에게 부탁을 드렸단다.
그 분이 집으로 방문을 하셨는데 다락보시고는 그곳은 들고 나는
길목이고 거기에 뭐가 있는 건 아니라고 하셨다.

집의 성질이나 기운이 썩 좋은 것은 아닌데 그 집의 문제는 아니
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는 조용히 나와 윗층으로 올라가셔서
한참을 그 집 통창문으로 집 안으로 보시고는 그 집을 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셨단다. 멀리 거주하는 집 주인이 옆집
지인에게 키를 맡겨 놨다고 하셨고, 그 집 내부를 확인했다.
아마 그곳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셨는지 집 이곳저곳을 살펴
보시고는,아랫층과 같은 구조에 우측방 다락을 확인하셨다.

그리고 그 다락에 끝에서 작은 나무 상자를 발견하였다.
상자속에 작은 항아리가 있었고,그것은 누군가의 유골함 인 듯
했다.그것을 주인에게 알렸고,주인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단다.
전에 살 던 분이 중년에 부부였는데 남편이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아내가 1년정도 더 거주를 하시다가 안 좋은 마음을 품고 다른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내려놓으신 모양이었다.
계약이 자동적으로 끝나 있던 짐은 업체에 맡겨 처분했단다.
그래서 그 유골함이 누구 것인지 어떻게 거기 있는지 알 수 없다.

친구네 가족이 이사를 오기 전에 젊은 커플이 단기계약을 했는데
아마 그 커플도 뭔가 이상한게 느껴져 부적을 사용하지 않았나
예상을 했다. 스님에 의해 유골함이 옮겨졌고,그것이 그런 일들
의 이유였는지 그 이후 모든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그런 사건들은 이후에 안줏거리가 되어 자주 회자되었다.
아직도 그 친구와 만나며 지내는데 그 친구의 부모님이 나만 보면
늘 친구보살 이라고 부르신다.



이야기 끝맺음...
갑자기 밀려드는 작업량에 이야기 쓸 시간이 넉넉치 않음을
양해바람...최대한 빨리 돌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