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타임용 무서운이야기(아홉번째)

무소유2023.06.04
조회3,131
본 이야기는 킬링타임용 이야기다.
실제 경험담이지만 과학적 증명이 안 된 이야기다.
때문에 진지함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봐주시길 바란다.
서두는 여기까지...(글이 길다 유념하길...)


전역을 하고 일을 시작 하기 전에 혼자 여행을 가고 싶었다.
여행 자체의 목적은 생각 정리를 위한 힐링 이었다.
군대에서 지급한 코 묻은 월급을 모으고,휴가때 알바를 하여
킵~해 놓았던 돈 들을 모아 보니 짧은 여행 경비로는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낚시에 관심이 많아 섬 쪽도 알아 보고 바닷가
근방에 민박집을 알아보는데 동기 놈이 관심을 보였다.

나도 껴주라....나도 낚시 좋아하고 회도 곧 잘 뜬다.(뻥치네)

싫다고 거절했다. 혼자 있고 싶은 욕망이 컷기에 혼자 다녀오리
라 다짐을 했었더랬다. 본인이 알고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낚시대 대여도 되고,바다앞 민박집이라 싸고,아는 분이라 할인도
된다고 꼬셨다. 살짝 흔들렸지만 또 다시 거절하였다.
사내놈들 끼리 가면 재미가 없다며 자기 여자친구와 친구까지
섭외하여 같이 가자고 판을 키운다..(조금...흔들린다.)

차량도 본인이 대고,비용도 충분히 댄다고 했고,여행 갔다가
연인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그냥 무작정 거절을 할꺼냐고 비아냥
거린다.이 자식이 사람 심리를 건드네 ?나를 그런 간사한 목적성
을 둔 사내로 봤다면 그래 내가 요물이 되어주마 너 나의 동료
가 되어라..(으으으응?)그렇게 초기 여행의 목적이 변경되었다.
그래 하나 보다는 둘,둘 보다는 넷이지...하하하하하하!
인생이 원래 음과 양의 조화로 돌아가는 법이다. 흠흠!

목적지는 여수쪽 이었고,사전에 미리 그쪽에 연락을 하여 방과
낚시대 등등 예약을 끝냈다. 여지친구는 휴가를 냈고,그의 친구
는 백조라 동반이 가능하다고 했다.날씨나 습도가 완벽했다.
흰색 렌트차량이 도착했고,앞 좌석에는 동기와 그의 여친이
뒷 죄석에는 그녀의 친구가 탑승하고 있었다,어색한 인사를
뒤로하고,짐을 드렁크에 실고는 차량이 서서히 출발을 했다.

이미 친분이 있는 셋의 대화의 장이 열린다.고지식하고 소심하며
내성적인 내가 낄 틈이 없다. 틈틈히 대화를 비집고 들어갔지만
티키타가 하듯 돌리는 단어놀음에 당해낼 제간이 없어 자세를
잡은 곰땡이는 동면에 들어간다.긴 시간을 달리자 소금기를 머금
은 바닷바람이 코끝으로 스친다.시내를 지나 동네 골목을 굽이
굽이 지나치자 멀리서 들리는 파도의 소리가 젊은이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다.페인트로 쓰여진 초라한 입간판이 보인다.

세월을 담은 건물은 건축 당시의 위용을 잃어버려 여기저기 실금
이 가 있고,거미줄이 요란하게 쳐져 있었다.낮은 담벼락에 주차를
하고 여든은 족히 넘어보이는 주인 할머니에 안내를 받아 남녀는
그렇게 방을 나누었다.구들방에 티비하나,장농하나,커피포트가
전부였다.할머님가 주의사항을 말씀하신다.
방에서 흡연금지,취식금지,남녀간의 애정행각은 방음의 문제
로 깡다구 있으면 알아서 해보란다.(장려인가 협박인가?)

낚시대와 미끼는 대여가 되었고,작은 슈퍼를 운영 하시는데 가격
이 너무 악랄하여 이용을 자제해야 했다.큰 마당에 드렁통을
반으로 잘라 제작된 간이 화구에 불을 지피고,석쇠를 올려 시내
에서 미리 구입해간 삼겹살을 올려 놓고는 저녁 음주파티가
시작되었다. 잔잔히,때론 거세게 부는 바람이 나쁘지 않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동기놈이 의도적으로 짝이 없는
두 남녀의 주선자리를 마련했다.

그렇게 몰아가면 더 어색해 질 것 같아서 그냥 서로의 힐링적
여행으로 즐기자고 선을 그었다.식사를 끝내고 낚시를 갈까
했는데 동기 커플이 밤바다 산책이나 하자고 한다.분명한 의도
가 엿보이는 작전이었다. 해변가를 따라 함께 걷다 커플들이
옆으로 스윽 빠지며,30분뒤에 다시 그곳에서 보자고 했다.
눈칫밥으로 살아 온 내가 상황파악을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여자분은 내가 이성으로 마음에 없다.

어색하고 불편하지만,어쨋든 같이 놀러왔으니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라 짐작되어,그냥 여행 자체만 신경쓰시라,저들이 하는 행동
이나 말들에 일희일비 할 필요도 없고,본인에게만 신경쓰시고,
즐다가 가시라,그래도 이 상황이 불편하면 숙소로 돌아가거나
혼자 걸으셔도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우리 그냥 앉아서 얘기나 해요..뭐 그 정도는 괜찮으니까...
맥주 한캔 마시고 싶네요..

서둘러 겉옷을 벗어 앉을 자리를 마련하고 잠시만 기다리라 말
한 뒤 숙소로 냅다 뛰어 할매슈퍼에 맥주를 값비싼 가격에 매입
해 다시 해변으로 뛰었다.그녀는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긴머리를
넘기며 멍하니 달빛이 일렁이는 바다의 지평선을 응시하고
있었다.다가가 맥주를 따서 건냈다. 딱히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진 않았다.간단한 호구조사와 일상적인 이야기들 그게 전부
였다.살짝 취기가 올라 바람을 마주하며 상념에 잠겨 있을때
그녀가 벌떡 일어나 바다쪽으로 걸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살짝 담그고는 멍하니 한곳을 응시했다
그녀도 깊은 상념에 잠겨있는 것인가?싶을때 한쪽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르킨다.

이런 시간에도 수영을 하는 사람이 있네...와 시원하겠다.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칡흙같은 바다와 그 위로 떠 있는 달빛
그림자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는 그쪽으로 손까지
흔들어 보인다. 깔깐 거리며 웃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네?아니요 같이 왔어요..안 추워요?시원해요?정말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진짜 들어가도 되요?

연극의 여주인공이 독백을 하듯 몇 마디 던지고는 나를 휙 뒤
돌아보았다. 거기 와서 달처럼 환하게 웃는 것을 처음보았다.
순간 이상함을 감지했다.그녀가 조금씩 바다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더 속도를 내고는 내가 반응을 할 새도 없이 바다로 몸을
던진다. 아차차.?!이건 무슨 스토리의 전개인가...
벌떡 몸을 일으켜 그녀가 더 깊은 곳으로 가기 전에 잡아야했다.
밀려오는 밀물이 그녀를 살며시 미는 척 하더니 썰물에 강한
당김으로 그녀를 깊은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큰일이다.

여기요...누구 없으세요..?도와주세요..저기요....

나의 절망속 외침이 파도소리에 묻혀 바다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시간을 지체하면 요단강을 건널 것 같아 수영도 못하는 놈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7월 말에 여수 밤바다는 검고 차가웠다.
바다는 나약한 인간을 몸을 사정없이 흔들어 휘청이게 만들었다.
갑자기 해수면의 높이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더 이상 바닥이 발에
닿지 않는 위치까지 끌려 들어갔다. 그래도 간격을 좁혀 그녀를
잡아끌었다.입속으로 짭짤함이 느껴진다.
그녀는 맑은 눈의 광인이 되어있다.해맑고 섬뜩하게 웃는다.

들어왔네 헤헤헤~바다 아래는 더 따뜻하고 편하대...
그래서 다 같이 있고 싶다고 하네...

머리를 짓누르는 그녀의 몸짓에 몸의 구멍들로 바닷물이 들이
닥쳤다.눈과 코가 무척 따가웠다.잠시 올라온 시선으로 그녀의
옆으로 퉁퉁 불어터진 얼굴의 존재가 웃어보인다(c바..건치네...)
미역줄기 마냥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자못 공포를 더했다.
그 형체가 물속으로 사리지고,나와 그녀는 하수구로 빨려 들어
가는 오수처럼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따가움을 참아내고
눈을 눈을 떳을때 지가 인어공주라도 된냥 주위를 뱅그르 도는
형체가 보였다.

안간힘을 쓰며 물속으로 가라앉는 그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이순신 장군님이 말씀 하셨다.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희망의 끈을 놓아버렸더니 수면위로
환한 불빛이 보인다.거센 물보라가 일어나고 내 얼마 남지 않은
시야에서 그녀가 사러졌다. 꿈인가?!뭔가 불쑥 끌어당겼다.
양식하는 미역이 된 듯 수면 위로 오르니 숨통이 틔였다.
거친 인생을 사신 듯 얼굴이 수염으로 가득한 남성분이 보인다.

해변가에 이끌려 운이 드럽게 없으면서도 반대로 운이 겁나 좋은
놈이되었다.매번 죽음의 문턱에서 그렇게 목숨을 부지했다.
쏟아지는 잔소리가 달게 들린다. 항상 그렇게 위기에서 구출
되어 쓰디쓴 잔소리와 들으며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잘 못 했습
니다 라는 사죄의 말들을 늘여놓아야했다.살았으니 됐지 뭐...
거듭된 감사를 드리고 부축을 받아 숙소로 돌아왔다.

인근 마을 주민에 의해 구출되어 다친 곳 없이 둘 다 신체가
멀쩡하게 살아 돌아왔다. 주인 할머니의 쓴 잔소리도 들을만하다.
불 옆에 앉자 비 맞은 강아지 마냥 바들~떠는 그녀를 위로했다.
누군가 바다에 떠서 평온하게 수영을 하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다가간 것 까지만 기억했다. 그게 물귀신인지 뭔지도
모르고 말이다.누구의 잘못이랴??그 시간 그 순간에 우리를
꼬드겨 지 잇속 챙겨려고 목숨을 원했던 귀신년의 탓이지...

그렇게 산 사람은 죽은 사람과의 흐트러진 이도공간에서 무사히
벗어났다.동기가 도착하여 걱정스런 제스쳐를 취한다.
너무나 길고 긴 여수밤의 하루가 지나갔다.동기 커플은 그만
돌아가자고 했지만,상호 의견조율을 통하여 2박3일의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낚시도 하고 값비싼 싯가를 가랑하는 회도
한 접시 드시고,올라오는 길은 내가 운전을 맡았다.

뒷 좌석에 탄 커플은 곯아 떨어졌다. 그녀는 옆에서 음료수며
커피를 건내면서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그것이 감정이 섞인
행동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단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함께
버티며 견딘 자에 대한 일종의 호의라고 표현하고 싶다.
차례대로 집에 픽업을 해주고 그녀의 연락처를 교환했지만
둘의 인연은 딱 그 여행에서 끝이났다.
살았으니 그걸로 된 여수의 바다 여행이었다.



이야기 끝맺음..
일이 쌓이기 시작하여 타이밍을 놓치고 지금에서야 들어옴..
남은 주말 잘들 보내시길 바라며~
건강 유의하시라....또 언젠가는 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