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년 이맘때네요. 치유를 위해 길고 긴 저의 과정을 적어내려가려고 합니다. 밤 10시. 주에 3~4회 술을 마시는 남편이 잔뜩 취해서 귀가했다. 씻지 않으려 하기에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거실 화장실로 밀어넣었고 남편은 곧장 나와 화장실 앞 작은 방에 누웠다. 오늘도 안되겠다.... 나는 안방 문을 잠그고 누웠다. 시간이 조금 지나, 그래도 양말은 벗겨줄까? 하는 마음에 작은방 문을 열었다. 남편은 옆으로 누워 자고 있었고 얼굴 옆면에 핸드폰이 올려져 있었다. 아이고... 결국 잠에 들었구나. 남편의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다가 대체 누구랑 통화를 하다가 잠들었나 궁금해져 핸드폰을 열었다. 패턴은 나도 우리 딸도 알던 그 패턴. 통화목록에는 거래처 ㅇㅇㅇ과의 통화 내역이 여러 개 있었다. 낯익은 이름이다. 남편은 업무 상 핸드폰에 여러 사람들이 저장되어있다(고객 ㅇㅇㅇ, 거래처 ㅇㅇㅇ, 사장님 ㅇㅇㅇ 등). 두 달 전 일이 떠올랐다. 딸과 함께 외식을 하며 유튜브를 보여주다가 <거래처 ㅇㅇㅇ>과 자주 통화한 기록을 보았다. 늘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 기록을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상황에서 통화 기록을 본의아니게 보게 되었는데 그 거래처와의 통화목록이 다 사라졌었다. 아 함께 이야기하던, 도모하던 일이 잘 안되었구나. 엎어졌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러면서도 조금 이상했다. 결혼한지 10년인데,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무언가 이상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캡쳐해 내 카톡으로 보내고, 캡쳐본을 삭제하고, 남편의 보낸 메세지도 삭제했었다. 바로 그 번호이다. 다시 봐도 그 번호가 맞다. 그 사람이 맞다. 여자 이름이다. 나는 내 핸드폰에 그 번호를 저장했다. 카톡에 그 여자가 보인다. 어? 프로필사진이 내 남편 차의 내비게이션 화면인 것 같다. 앨범명 : ㅇㅇ(그 이름) 202x년 xx월 음악 : 예성 - beautiful night 앨범명으로 설정한 형식도 낯이 익다. 나는 남편 차에 가보기로 한다. 남편 차의 운전석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내가 여기서 더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침착하자. 내가 지금 무얼 해야할까? 늘 그렇듯 인터넷을 검색했다. 남편 바람, 남편 외도, 외도 대처법. 증거수집. 증거수집. 증거수집. 시동을 켰다. 화면을 본다. 앨범명 : ㅁㅁ(우리딸 이름) 7개월 음악 : 박효신 - 야생화 그래. 손이 떨린다. 찾아봐야겠어. 이상하잖아. 아닐거야. 그런데 아닐것같지가 않다. 여러 충전선이 뒤섞여있던 수납함을 뒤적이자 빨간 usb가 보인다. <usb 준비 중입니다> 화면이 끝나자 앨범명 : ㅇㅇ(그 이름) 202x년 xx월 음악 : 거미 - be happy now 스크롤을 내린다. 예성 - beautiful night 이 있다. 눌러본다. 그리고 내 카톡을 열어 비교해본다. 똑같다. 남편이 외도중이다. 나는 외도 피해자이다. 우리 딸을 지켜야겠다. 나를 지켜야겠다. 다시 원래대로 usb를 놓고, 집으로 간다. 낯설다. 내 집 맞나? 내가 10년간 행복했던 그 집 맞는건가? 이질감이 든다.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해야하는 것을 해야한다. 처음이고 다신 없을 일이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상한 지점들을 찾아 퍼즐을 맞춰야 한다. 생각해보니 올해 초부터 쭉, 남편은 주말에 집에 없었다. 큰아주버님의 사업을 돕는다고 했다. 큰아주버님은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고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만나지 않는다. 명절때는 외국에 가시고, 시부모님 모실 돈을 소박하게 받았다. 그냥. 나한테 없는 사람과 같다. 그런데 남편이 큰아주버님께 일을 배운다고 했었다. 멀리 지방에 주말마다 가야한다고. 잘 배우고 싶다고 했고 나는 반대했고 큰아주버님과 내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남편이 여러 번 요구하기에 주중에 육아를 다 하는 조건(+알파) 으로 주말은 내가 육아를 전담하기로 했다.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편했다. 거래의 후폭풍이 이런 것이구나. 그때의 나를 후회한다. 그렇지만 외도가 내탓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주말에 큰아주버님께 가는게 아니었구나, 이 여자한테 가는거였어. 분명 몇 번의 알아챌 기회는 있었다. 무딘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이제야 형광등을 켠 것 같다. 그래도 터널이다. 침착하자. 내가 지금 무얼 해야할까? 늘 그렇듯 인터넷을 검색했다. 남편 바람, 남편 외도, 외도 대처법. 소송. 손해배상소송. 상간녀소송. +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상한 지점들을 찾아 퍼즐을 맞춰야 한다. 외도임을 알기 불과 일주일 전. 퇴근길에 맛있어보이는 크림인절미를 샀다. 남편은 디저트는 원래 쳐다도 안보는 사람인데 그걸 맛있게 먹고는 나한테 "이런건 어디서 사? 너무 맛있다." 라고 말했다. 우와, 나 잘사왔네. 남편의 이런 반응은 처음인데? 어디서 샀는지, 얼마에 샀는지, 어떻게 샀는지 자랑을 했다. 금요일이었다. 남편은 토요일에 크림인절미를 사서 그 여자의 집으로 간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크림인절미를 먹지 않는다. 3
외도 + 가정폭력 + 알콜중독 남편이 있었습니다.
치유를 위해 길고 긴 저의 과정을 적어내려가려고 합니다.
밤 10시.
주에 3~4회 술을 마시는 남편이 잔뜩 취해서 귀가했다.
씻지 않으려 하기에
나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거실 화장실로 밀어넣었고
남편은 곧장 나와 화장실 앞 작은 방에 누웠다.
오늘도 안되겠다....
나는 안방 문을 잠그고 누웠다.
시간이 조금 지나, 그래도 양말은 벗겨줄까? 하는 마음에
작은방 문을 열었다.
남편은 옆으로 누워 자고 있었고
얼굴 옆면에 핸드폰이 올려져 있었다.
아이고... 결국 잠에 들었구나.
남편의 핸드폰을 내려놓으려다가
대체 누구랑 통화를 하다가 잠들었나 궁금해져 핸드폰을 열었다.
패턴은 나도 우리 딸도 알던 그 패턴.
통화목록에는 거래처 ㅇㅇㅇ과의 통화 내역이 여러 개 있었다.
낯익은 이름이다.
남편은 업무 상 핸드폰에 여러 사람들이 저장되어있다(고객 ㅇㅇㅇ, 거래처 ㅇㅇㅇ, 사장님 ㅇㅇㅇ 등).
두 달 전 일이 떠올랐다.
딸과 함께 외식을 하며 유튜브를 보여주다가
<거래처 ㅇㅇㅇ>과 자주 통화한 기록을 보았다.
늘 있던 일이었다.
그런데 그 기록을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상황에서 통화 기록을 본의아니게 보게 되었는데
그 거래처와의 통화목록이 다 사라졌었다.
아 함께 이야기하던, 도모하던 일이 잘 안되었구나. 엎어졌구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러면서도 조금 이상했다.
결혼한지 10년인데,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무언가 이상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캡쳐해
내 카톡으로 보내고, 캡쳐본을 삭제하고, 남편의 보낸 메세지도 삭제했었다.
바로 그 번호이다.
다시 봐도 그 번호가 맞다.
그 사람이 맞다.
여자 이름이다.
나는 내 핸드폰에 그 번호를 저장했다.
카톡에 그 여자가 보인다.
어? 프로필사진이 내 남편 차의 내비게이션 화면인 것 같다.
앨범명 : ㅇㅇ(그 이름) 202x년 xx월
음악 : 예성 - beautiful night
앨범명으로 설정한 형식도 낯이 익다.
나는 남편 차에 가보기로 한다.
남편 차의 운전석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내가 여기서 더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침착하자.
내가 지금 무얼 해야할까?
늘 그렇듯 인터넷을 검색했다.
남편 바람, 남편 외도, 외도 대처법.
증거수집. 증거수집. 증거수집.
시동을 켰다.
화면을 본다.
앨범명 : ㅁㅁ(우리딸 이름) 7개월
음악 : 박효신 - 야생화
그래. 손이 떨린다. 찾아봐야겠어. 이상하잖아.
아닐거야.
그런데 아닐것같지가 않다.
여러 충전선이 뒤섞여있던 수납함을 뒤적이자
빨간 usb가 보인다.
<usb 준비 중입니다>
화면이 끝나자
앨범명 : ㅇㅇ(그 이름) 202x년 xx월
음악 : 거미 - be happy now
스크롤을 내린다.
예성 - beautiful night 이 있다.
눌러본다.
그리고 내 카톡을 열어 비교해본다.
똑같다.
남편이 외도중이다.
나는 외도 피해자이다.
우리 딸을 지켜야겠다.
나를 지켜야겠다.
다시 원래대로 usb를 놓고, 집으로 간다.
낯설다.
내 집 맞나?
내가 10년간 행복했던 그 집 맞는건가?
이질감이 든다.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해야하는 것을 해야한다.
처음이고 다신 없을 일이지만
딸을 지키기 위해서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상한 지점들을 찾아 퍼즐을 맞춰야 한다.
생각해보니 올해 초부터 쭉, 남편은 주말에 집에 없었다.
큰아주버님의 사업을 돕는다고 했다.
큰아주버님은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고
멀리 떨어져 살아 자주 만나지 않는다.
명절때는 외국에 가시고,
시부모님 모실 돈을 소박하게 받았다.
그냥. 나한테 없는 사람과 같다.
그런데 남편이 큰아주버님께 일을 배운다고 했었다.
멀리 지방에 주말마다 가야한다고.
잘 배우고 싶다고 했고
나는 반대했고
큰아주버님과 내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남편이 여러 번 요구하기에
주중에 육아를 다 하는 조건(+알파) 으로
주말은 내가 육아를 전담하기로 했다.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편했다.
거래의 후폭풍이 이런 것이구나.
그때의 나를 후회한다.
그렇지만 외도가 내탓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주말에 큰아주버님께 가는게 아니었구나,
이 여자한테 가는거였어.
분명 몇 번의 알아챌 기회는 있었다.
무딘 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이제야 형광등을 켠 것 같다.
그래도 터널이다.
침착하자. 내가 지금 무얼 해야할까?
늘 그렇듯 인터넷을 검색했다.
남편 바람, 남편 외도, 외도 대처법.
소송. 손해배상소송. 상간녀소송.
+ 기억을 더듬어본다.
이상한 지점들을 찾아 퍼즐을 맞춰야 한다.
외도임을 알기 불과 일주일 전.
퇴근길에 맛있어보이는 크림인절미를 샀다.
남편은 디저트는 원래 쳐다도 안보는 사람인데
그걸 맛있게 먹고는 나한테
"이런건 어디서 사? 너무 맛있다." 라고 말했다.
우와, 나 잘사왔네. 남편의 이런 반응은 처음인데?
어디서 샀는지, 얼마에 샀는지, 어떻게 샀는지 자랑을 했다.
금요일이었다.
남편은 토요일에 크림인절미를 사서 그 여자의 집으로 간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크림인절미를 먹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