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부터 근무를 시작한 초등학교 교사이구요 현재 2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고 있습니다. 단순히 직업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막상 아이들을 직접 대하다 보니 한명한명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만족스럽게 일을 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 반 친구들 중 한명이 아이들 사이에서 많이 겉돌며 어울리지 못합니다. 허름한 옷 차림새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조금 손길이 부족해 보이는 외관 때문이라 짐작이 됩니다. 학기초에는 나름 다른 아이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오히려 밝은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잘 씻지 않고 3일 정도는 같은 옷을 입고 다니기 일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불러서 방과후에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는데 이혼 가정 아이이고, 현재 아이는 아빠랑 살고있는 상황인데 아빠는 집에 잘 오지 않고 아이 스스로 등하교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라는건 알고있었지만 아이 혼자 생활하고 있다는건 처음 알아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집에 가서 꼭 깨끗히 씻고 자기로 약속하고 아이를 돌려보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아이가 한 말이 귀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아이가 잘 씻지 않고 다닌 이후로 다른 친구들 몇몇이 아이에게 대놓고 더럽다, 냄새난다 등의 말을 하는것을 저도 목격한적이 있었고, 그 친구들을 불러 엄하게 타이르기도 했으나 아이에게는 많이 상처가 된 것 같습니다. 그냥 학교를 안나와도 되냐고 묻더라고요.
경력이 없어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다른 선생님들께 여쭈어보니, 요새 아이들 집안 사정까지는 신경 안써도 된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들 해주시긴 했지만 그럼에도 주눅든 아이의 어깨가 너무 신경쓰여서 주말 내내 고민을 했던거 같아요. 평소 수업도 열심히 듣고 학교생활에 성실히 임했던 친구라 너무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하면 아이가 좀 덜 상처받으며 학교 생활을 하도록 할 수 있을까요? 아버님과는 몇번 통화를 계속해서 했지만 그때마다 더 신경쓰도록 하겠다는 말 뿐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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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잘 읽었습니다. 아동학대 또는 방임을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제가 판단한 결과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불가피하게 일어난 상황이고, 아버님과 통화를 했을때 아이를 나몰라라 하시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감히 아동학대가 아님을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난 3개월 가까이 아이를 지켜보았을때 학대 당한 아이의 모습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밝게 어울렸고 일기장에도 아빠와 주말에 놀러갔다는 내용 등이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순간 눈에 띄게 안좋아진 아이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해결책을 구하고자 썼던 글이 혹시 몇몇 분들께 염려를 끼쳐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오늘 아이와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저녁은 먹는지, 주말엔 어떻게 지내는지 등등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1시정도면 끝나는 일과시간 이후에 집 또는 놀이터에서 홀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아이 형편상 방과후 수업같은 경우는 참여하기 어렵고 갑작스럽게 바뀐 생활로 인해 아직 혼란스러운 상황인것같아 일단 다른 아이들에게는 비밀로 하고 방과후에 교실에 남아 함께 시간을 보내보자고 제안해보았습니다. 내일부터 아이와 함께 교실에서 시간이 되는 한까지 함께 지내볼 생각입니다. 업무를 하느라 바쁘더라도, 낮 시간만이더라도 보호자와 함께 있는 편이 더 나을것 같아 생각한 방법입니다. 또한 저의 제안을 기분 나쁜 조언으로 받아들일 만큼 큰 아이도 아니기에 아이도 싫은 기색 없이 받아들여주었습니다.
댓글에 써주신것처럼 보드게임도 함께 해보고, 단정하게 옷 입고 다니는 법, 깨끗하게 씻는 법 등 아이에게 필요한 조언들도 해주도록 하겠습니다. 지역 아동 센터도 알아봐서 빠른 시일내에 조치도 취하고요.
초임교사인지라 아이에 대한 마음만 있고 경험은 부족했나봅니다... 최선을 다해 힘 닿는데까지 해보고, 아이가 안정을 찾아갈 때 쯤, 학기가 끝나갈 때 쯤 다시 아이의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시한번 조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