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미워져요

ㅇㅇ2023.06.14
조회3,492
안녕하세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엄마 관련해서 고민이 너무 깊어져 몇년만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우선 저는 엄마를 너무 사랑하기에 손절해라 이런 조언은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전 더 나은 관계를 원하거든요..ㅠ 바로 시작하자면

고등학생 때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병원을 갔다거나 상담을 간 것은 아니라 확실치도 않고 정도도 모르겠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확실히 맞는 것 같아요 그때의 우울한 기억이 여전히 불쑥 나와 우울하게 만들기도 하고요

대부분의 이유는 엄마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는 어렸고 엄마 말은 다 맞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상처 준 말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개 꺼내 적어보자면,

고딩이기에 3년 내내 입시 준비(수시는 학종, 내신 준비)를 하느라 공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당연한거죠 다른 친구들 받는만큼 받았고 엄마는 위로해주고자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위로해준다기보다는
: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안올라서 힘들어
: 그만큼 너가 안한거잖아
이런 식이었던 것 같네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아니~ 하면서 먼저 짜증을 낸 건 맞지만 엄마도 항상 화를 내셨어요 끝엔 꼭 “너 때문에 엄마가 너무 힘들어” “오늘 기분 좋았는데 너때문에 다 망쳤어” “넌 왜이렇게 예민하니?” “또 너 기분 안좋은거 티 낼거야?” 이런 식으로 말해서 항상 죄책감을 느꼈어요

언제는 저랑 한참을 싸우고 거실로 나가 동생에게 “00이빼고 우리 둘이 살자”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되고 짜증이 나서 나가서 뭐라 짜증을 냈어요
그랬더니 장난도 못 받는다고 한참을 뭐라 하더라구요

어쨌든 고등학교 때의 엄마의 기억은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엄마와 많은 대화를 통해 좀 줄었어요
제가 우울증에서 벗어나기도했고요 그때 예민한 건 맞아요

그래도 여전히 어쩜 그렇게 상처되는 말을 쿡쿡 잘하는지 그래요 저번에 용기내어 속마음을 털었어요
“내가 내 감정을 인지하기 어려웠어 충분히 기분 나쁠 만한 상황에서도 기분 나쁜 거구나,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합당한거구나를 그동안 몰랐던 것 같아 그래서 이제부터는 내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표현하려고 해” 라고 했어요

정확히 이해하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다른 날 또 싸움이 일어났어요 그 날 엄마가 제 표정을 보고 뭐라하고 있었고 전 그냥 무표정이었던 거라고 하고있었죠 그런데 그때
“지금 너가 너 감정 속이고 있잖아!! 속이지말고 똑바로 보고 말하라고!!” 라고 하더라고요
전 용기내어 말한거였는데 그게 이렇게 박힐 줄 몰랐네요

엄마에게 상처되는 말을 너무 잘하니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자랑스럽다는듯 “엄마가 너무 직설적이지? 맞는 말만 꼬박꼬박 하지?”라고 하더라구요

맞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면 오히려 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저 상처받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본인은 기억을 못하니 더 상처인거예요
엄마는 자신의 잘못이라해야할까요 저의 상처를 정확히 모르시는 것 같아요 여러 번 깊은 대화를 나누었는데도요

엄마랑 갈등이 생길 때마다 제가 아팠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크게 다쳐서 크게 아파서 솔직히 엄마가 후회하고 걱정했으면 좋겠어요

그냥 엄마가 미워질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져요
너무 답답해요

사실 위로도 너무 받고싶어요 저 되게 힘들었거든요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엄마가 미운 존재가 되다니 그것도 너무 혼란스러웠는데요 엄마 상처 주기 싫어서 최대한 삼켰어요 그리고 지금은 누구보다 성숙하고 건강한 정신을 갖고있어요 친구들이 인정할만큼요 그래서 더더 답답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