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 차·호텔서 당했다”… 미투 터진 대만 ‘국민 MC’ 극단선택 시도

ㅇㅇ202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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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역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 중인 가운데 현지의 한 유명 연예인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19일 대만 중앙통신사(CNA) 보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0분쯤 타이베이 소방국에 한 50대 남성이 자해를 해 응급처치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은 대만에서 ‘국민 MC’로 불리는 방송인 미키 황(황자교·黃子佼)으로 확인됐으며, 곧장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은 최근 대만을 뒤흔들고 있는 미투 운동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같은 날 ‘10여 년 전 한 유명 연예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 A씨의 폭로 글이 등장했고, 이후 미키 황이 가해자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영상을 올린 뒤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A씨는 “작곡가 지망생이던 17살 때 연예계에서 유명하던 MC를 알게 됐다”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차 안에서 강제로 입맞춤을 시도하다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루는 호텔로 나를 초대하더니 예술 전시에 필요한 사진을 찍겠다며 반라로 포즈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너무 어렸고 어리석었다. 원래 이 모든 일을 함구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최근 전국적인 미투 운동이 일고 가해자가 TV에서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을 보자 온몸이 떨리고 참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상대 남성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이 글 속에 담긴 단서를 근거로 미키 황을 지목했고 입장 발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얼마 뒤 미키 황은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고 A씨가 폭로한 성추행 가해자가 자신임을 시인했다.

이어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래 계속 불안한 마음이었다. 아내와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달라지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아내는 과거의 일을 모르고 있다.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또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불륜이 큰 그늘을 안겼다고도 했다. 다만 그의 글과 영상은 1시간 후 모두 삭제됐고 소셜미디어 계정도 사라진 상태다.

미키 황은 2020년 스무 살 연하의 배우 서머 멍(孟耿如)과 결혼해 슬하에 딸을 두고 있다. 서머 멍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밝혀진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남편은 좋은 사람, 좋은 연예인,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다”며 “남편과 함께 실수를 마주 보고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금 대만에서는 지난 4월 공개된 넷플릭스 정치 드라마 ‘인선지인(人選之人): 웨이브 메이커스’가 도화선이 된 미투 운동이 거센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에 대한 고발을 시작으로 의료·문화계 등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으며, 지난 15일 BBC는 “약 2주간 대만에서 약 90명이 ‘미투’ 고백에 나섰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