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마음으로 한 결혼

쓰니202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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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비참한 일이다.

물론 그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노력한다고 노력하고 있다고.

내가 그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은 것일까.

꼬일만큼 꼬여버린 내 마음은 노력한 애정이 이것이라는 것에 더 상처받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도무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사실 알고는 있다. 그냥 내가 포기하면 된다는걸. 사랑하지않거나 적당히 사랑하면 된다.

그저 포기하고 내버려두면 난 그의 적당한 사랑을 받으며 살 수 있다.

그럼 기대하지도 상처받지도 않겠지.

그게 행복일까. 다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데 나만 유난인 것일까.

나도 행복하고 싶은데 난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걸까.

4개월전 극심한 우울증에 폐쇄병동에 입원했었다. 그 우울증때문일까.

임신에 집착하게 되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애정을 쏟을 곳이 필요해서.

작고 여리고 그래서 무조건적으로 애정을 쏟아부어도 아깝지않을, 다시 돌려받을 애정을 기대하지않는. 그런곳이 필요해서 그래서 조급한 마음으로 임신을 준비한다.

이게 맞는것인지 이런마음으로 내 아이를 사랑할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냥 없어져 버리고 싶기도 하다.

생각따위 하고싶지않고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도 않다.

뒤틀려버린 마음에 무엇이 문제인지 생각하다 결국엔 스스로 자체의 문제라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상처를 더 벌리는 짓은 그만하고 싶다.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눈물은 지겹다.

어릴적 아버지의 사랑을 그다지 받고 자라지 못한 탓일까. 어느샌가 그 모자란 사랑을 채우려 아무나 만나고 쉽게 사랑하고 쉽게 몸을 내어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다. 나말고는 다른사람은 생각하지않는것같은 그의 행동에 나는 그에게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람이 평생 같은 마음으로 같은 모습으로 사랑할수있겠는가.

변한 그를 탓하고 싶진않다. 나역시 변해있으니.

언젠가 사주를 보러가서 혼자 살 팔자라며 얘기하던 사주쟁이의 말을 들었어야 하나 하는 후회만 있을뿐.

익숙해질때까지 내가 버텨야 할 내 모자란 마음이 불쌍하면서도 쓴물이 올라온다.

도망치고 싶으면서도 모두에게 상처줄 용기는 없다.

오늘도 큰 침대에 홀로 누워 목이 조여드는 상상을 한다.

그렇게 수십번도 더 목을 조르고 난 후에 또 한참을 운다.

징그럽게 끔찍한 하루의 마무리다.

언제쯤 이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더 이상 사랑을 구걸하고싶지않은데 언제쯤 모자란 내 마음은 포기가 될까.

누군가의 탓을 하고 나의 뒤틀려버린 마음 탓을 해도 속이 무너져가는것이 멈춰지지않는다.

그럼에도 놓아지지 않는 아이러니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