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때문에 죽고싶어요

쓰니2023.07.06
조회6,338
진짜 5년동안 이악물고 버텨왔는데
요즘들어선 정말 못버티겠어요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인데
초6 때부터 중1,2,3 때 엄마 의부증으로 엄청 힘들었거든요.. 사실 엄마가 의부증이었던건지 아빠가 바람 펴놓고 오리발 내놨었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초6땐 그나마 덜했는데, 중1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이었어요. 정말..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밤 11 12시만 되면 엄마 아빠가 싸우기 시작했고 저는 남동생 여동생이 그거 못듣게 헤드셋 같은거 끼워서 끝방에서 재우고 엄마아빠 말리러 가거나, 방에서 싸우는 소리 듣고있다가 엄청 격해지는것 같다 싶으면 가서 말리거나.. 했어요. 한 두달정도 그짓거리 하니까 정말 미칠 것 같았는데 하필 그때 딱 코로나가 터져서 등교중지에 뭐에.. 학교를 안갔거든요. 동생 둘은 초등학생이라 정부 방침이 달라서 학교 가는 날이 저보다 많았어요. 덕분에 집에 저랑 엄마만 있는 날이 많았는데.. 온라인 수업 끝나면 엄마 한탄 들어주거나, 새로운 증거 생겼다면서 아빠한테 연락하려고 하는 엄마 말리거나, 이미 화나있는 엄마 달래는게 일상이었어요. 그렇게 6개월을 살다가, 2020년 여름쯤엔 부부관계가 정말 극에 치닫아서 매일매일 이혼하겠다고 싸우고, 저는 그거 뜯어말리고…. 이른 새벽마다 새 증거가 생겼다면서 저 깨우는 엄마 또 말리고… 모텔이니 콘돔 갯수니 성관계니 듣고싶지도 않고 듣지 않아도 되는 말들 엄청 듣고…. 진짜 이틀에 한번 꼴로 새벽 3시까지 엄마아빠 말리다가 두분 다 자러 들어가면 저 혼자 소리없이 울다 잠들었었어요 정말 지옥 같았고 그땐 마냥 엄마 잘못인것만 같아서 엄마 엄청 미워하고 아빠한테 의지하고 그랬거든요. 아빠도 저한테 의지하고… 아무리 엄마가 그래도 미워하지말라고, 엄마아빠 싸울땐 그래도 엄마편 들어주라고 그러시더라고요.

중3 땐 싸움은 좀 줄었는데 엄마가 저희한테 엄청 소리지르시고 짜증내시고 화내셨어요 힘들었지만 그때부턴 학교도 조금씩 나가기 시작했고 작년보단 낫다는 마음으로 버텼는데 가면갈수록 마냥 엄마 잘못은 아닌것같더라고요..
애초에 아빠가 엄마를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저희 엄마가 말을 막 아빠만큼 조리있게 못하시는 편인데, 아빠가 자꾸 싸울때마다 욕섞어가면서 말로 몰아치니까 엄마 입장에선 하고싶은 말도 제대로 못하고 답답하셨을 것 같더라고요.. 거기에 정말 엄마의 의심뿐일까라는 생각도 스멀스멀 나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제가 정말 이건 아닌것 같아서 엄마편 드니까 아빠가 저한테 엄청 역정을 냈어요 ㅆㅂㄹ들 둘이 잘먹고 잘 살아보라면서.. 엄마편 들어주라고 할 땐 언제고.. 그때부터 아빠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것 같아요.

고1 되고부턴 학교도 멀어지고, 학원도 많아지고 7시에 집 나가서 10시에 들어오는게 일상이 된 탓에 엄마아빠랑 마주칠 일도 거의 없었고 싸움 빈도도 몇주에 한번씩으로 줄어서 좀 살만했어요. 근데 엄마 아빠 싸움이 주니까 아빠가 쌓인 분노를 풀곳이 없어서 그런건지 제 남동생을 엄청 혼내기 시작하시더라고요. 제 남동생이 삼남매중에 혼자 남자인데.. 애가 좀 눈치도 없고 여려서 빠릿빠릿하게 뭘 못하거든요. 경미한 틱장애도 있고… 아빠가 지난 몇년간 엄마랑 싸우면서 화병이 난건지, 훈육을 방자해서 정말 별것도 아닌 이유로 제 동생 때리고 혼내고 엄청 욕하고 그랬어요. 동생이 잘못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맞고 쌍욕을 들어가면서까지 혼날 일이 아닌 것 같아서.. 동생 혼날때마다 가서 아빠 손 막고, 정말 가끔씩 대들고 (왜 때리냐고 얘가 뭘 잘못했냐고 때릴정도로 잘못한거 아닌거같다고 막 소리질렀었어요) ..엄마도 옆에 있긴 했는데 자꾸 중간에 나가버리셔서 제가 막았어요.. 그때부터 아빠가 저한테까지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그때 늘 했던 생각이, 차라리 내가 혼났으면 잘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제가 혼나는 상황이 되니까… 못버티겠어요 아무도 안도와줘요 가족들 다…

올해 4월경까진 제 동생이 타깃이었다가 점점 저로 넘어와서 지금은 제가 메인인 상태에요…. 이렇게 된 이유를 명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제가 좀 디폴트값 표정이 차갑거든요 분명 제가 생각할 땐 무표정인데 주변사람들은 너 무슨일 있냐고 물어보고, 걱정하고 그럴정도로 제 표정이 좀 차가워요
입이 짧고 눈매가 날카로워서 그런건지..

밖에서 인간관계 겪고, 학교생활 학원공부 하고 오면 지치기도해서 집에 오면 말도 거의 안하고 무표정으로만 있는데 아빠가 집에서 똥씹은 표정으로 있지말라고, 집안 분위기 개판내지 말라고 화냈던게 시작이라면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한두번 정도 혼나니까 아빠 화가 쌓여서 정말정말 어이없는걸로도 많이 혼났는데.. 집에 들어와서 밝게 인사 안해서 혼나고, 막내동생이랑 다르게 잘 안웃고 침울하게 있어서 혼나고, 혼나고 나서 죄송하다고 안하러왔다고 혼나고, 맥아리 없이 얘기해서 혼나고, 시험 끝나고 집 와서 자다가 엄마가 깨우셔서 좀 짜증냈는데 (솔직히 시험때문에 계속 피로 누적된 상황이었어서 더 자고 싶었는데 깨우면 어떻게 짜증을 안내요…. 거기에 비몽사몽한 상태라 제가 저 스스로 조절도 못하는데…) 방 치우라고 말한지 3시간 지났는데 다 안치우고 딴짓하고 있어서 혼나고 (이건 제가 잘못한게 맞지만..)
주된 이유는 왜 부모를(자기를) 무시하냐…
예의가 없다, 버릇없다, 가족들 생각을 안하고 이기적으로 생각한다… 정도..

물론 제가 정말 이기적인 행동을 해서 혼난것도 있겠지만.. 저 이나이까지 막내동생은 쓰지도 않는 존댓말 꾸역꾸역 쓰면서 사는데……… 제가 숫기가 없고 무뚝뚝한 편이라 제대로 표현은 못해도, 미운거, 속상했던거 겨우겨우 추스리고 그런 나쁜 감정 꾹꾹 눌러담고 가족들 생각 하는데….

오늘은 아빠가 짐 나르고 있는데 도와드릴까요 라고 말 한마디 안하고 지나친 것 때문에….(제 딴에는 학원 늦어서 그랬던거고 “제가 지금 학원 늦어서 못도와드릴것같아요” 라는 말이 미처 안떠올라서 그냥 말 없이 지나쳤던건거예요…)
“문제집 사는데 아빠카드좀 쓸게요.” 라고 카톡만 하고 학원 끝나고 서점 갔다온다고 허락 안받고 그냥 가서 문제집 사는데 아빠 카드 쓴다고 문자 했다고 (결론적으로 학원 끝나고 7시에 아빠 딴엔 이게 늦은 밤인가봐요 아무튼 늦은밤에 서점 가는데 허락 안받았다고) 혼났어요.
서점가는데 허락까지 받아야하는건지 몰라서 그냥 갔다왔던건데…… 평소엔 그냥 갔다왔어도 뭐라고 안했었는데…

그리고.. 제가 혼날때마다 아니요 라는 대답을 많이 하는데 아빠가 그 대답을 엄청 싫어하세요.. 저번에 혼날때 아니요란 대답 쓰지 말라고 엄청 뭐라고 하시길래… 이번엔 최대한 발음 뭉개서 아니요 하거나, 대답 안하고 있었는데 (예라고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어요)
그거가지고 또 혼내시더라고요… 왜 혼자 떠들게 하냐고… 원랜 혼나는거 빨리 끝내려고 억울한거 변명 안하고 그냥 죄송하다고 하는데 오늘은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서러워서,. 그럼 제가 뭐라고 해요 아니요라고 해도 뭐라고 하고 예라고 대답할수도 없는 상황인데.. 하고 울면서 반문했더니 엄청 어이없어하면서 예의없다고 욕하더라고요……
길게 장문으로 대답하는게 올바른 정답이었어요….



저 정말… 아무한테도 속사정 얘기 안하고 혼자 잘버텼거든요. 제가 엄마한테 당했던 것처럼 또다른 누군가를 감정쓰레기통으로 만들기 싫었고, 상대방에게 제 짐을 더는거 같아서.. 그나마 고1 때부터 다니기 시작한 정신과에 극히 일부만 털어놓고 우울증 약 처방받곤 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없어요… 의사 선생님이 제가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머리 쥐어 뜯어려고 한다고, 막 미친듯이 헝클어트리면서 소리없이 악쓴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웃으셨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쓰이고 수치스러워서 그만 다니게 됬어요….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인지, 평생 용서하지 않기로 다짐했던 엄마한테 기대고 싶어요.. 미처 못부린 어리광도 마저 부리고 싶고……
참 아빠를 대하는게 무슨 미연시 게임이라도 하는거 같아요
이 말하면 호감도 깎이고, 저 말 하면 올라가고..
지금까진 나름 공략법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너무 어려워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2학기 때 학원 하나 더 다니고 싶다고 얘기해야하고
정신과도 다시 다니고 싶다고 얘기해야하는데
막막하네요


그냥 아빠가 사라졌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