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줘 진심이야.

니선택이야20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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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말하길 친인척이 아무도 없대.

그래서 우리보고 비용을 내라고 한거고 사인도 확실해서 부검도 안해도 된다더라고.

부랴부랴 친구들하고 돈지불하고 화장하고 우리는 서로 짠거처럼 말한마디도 안하고 술만 먹다가 필요한 말 외에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눈물도 안나더라고. 실감도 안나고.

내가 갑자기 벙어리? 실어증이 걸린줄 알았어.

그렇게 친구를 뿌려주고 그놈 집에 가봤어.

우리는 집을 잘못 찾은줄 알았어.

우리가 상상했던? 부유한? 그런 구석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더라고.

이런데서 살았나? 싶을 정도로..

조그맣고 오래된 손잡이 테두리는 녹슨 냉장고.

비키니옷장 달랑 하나.

이빨빠진 사기그릇.

지금도 상상조차 하고싶지 않은 그 상황들.

방 구석에 조그만 서랍장에는 다 먹지못한 약봉지들.

기초수급자 통장.

할머니 앞으로 얼마, 그놈 앞으로 얼마..

벽에 걸린 곱추 할머니와 그놈,

그 높은 문지방을 곱추등으로 숙이고 넘어다니셨을 할머니,

지금 내가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승승장구했더라면 그놈이 생각났을까?

술한잔 들어가니 그놈이 갑자기 떠오르네.

그놈이 10분만 얘기 들어달라고 했을때 들어줬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