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얘기 나오는데 내가 진짜 사랑하는지 확신이 없음

쓰니2023.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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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애가 있다.
꽤 오래 됐다. 6년정도?
서로 모르는 게 없을정도로 가까운 사이인데
최근에 좀 심하게 다툰 이후로 내 마음에 의심이 간다
내가 쓰레기같아서 미칠거같다

첫만남은 동아리였다
얜 과하다 싶을정도로 날 잘 챙겨줬다 잔소리도 하고
이유가 뭔진 나도 잘 모르는데 나한테 책임감?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음
그때 난 그게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기까지해서
진지하게 말했음 이런거 하지말라고
그냥 말없이 챙겨주면 부담스럽긴 해도 참을만할텐데
맨날 옆에와서 잔소리하는게 훈수같아서 솔직히 참을수가 없었음
근데 갑자기 애가 울더라
좋아한다고 마음이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고
자기도 좀 자제해보려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안된대
좋아하는 마음조차도 문제가 되냐고 막 서럽게 우는데
갑자기 내가 너무 미안해지더라
얜 뭐 악의가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받은것도 많은데
이렇게 끝내면 겹치는 일도 많은데 괜히 불편해지고
심지어 얘가 내동생 과외를 해줌
엄마도 얠 너무 맘에 들어하고 솔직히 얘랑 있으면 나도 편함

그런 쓰레기마인드를 가지고 얠 좋아해보기로 노력했다
보통이러면 끝이 안좋은데 난 반대였다
진짜 좋아졌음
그리고 사귐

사귀는 동안 정말 자잘하게 많이 싸웠다
성격도 너무 다르고 가치관이 너무 다름
난 대화할 때 효율적으로 하길 원하고
오해가 없어야한다고 생각함
그래서 상대방이 말할때 뭔가 내 딴에 틀린게 있거나
오해라고 생각되는 게 있으면 즉시 말해줌
난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나이스하게 말한다고 생각함

예를들면

나 : 저녁 뭐 먹을래?
여 : 양배추가 위에 좋은 거 알지? 내가 요즘에 소화기관이 좀 안좋은거 같아서 양배추 있는 뭔가... 좀 순한 거 먹고싶은데
나 : 아 그래? 그럼 좀 순한걸로 먹자
여 : 자기 근데 관리좀 해야지~ 정말로 이게 내가 걱정되서 그러는건데 이대로 있으면 자기 정말 위험해. 살찌면 관절도 위험하고 쪘을 때 금방 빼야지 금방 빠져. 내가 정말 진심으로 말하는거야.
나 : 어 알았어. 좀 건강한걸로 먹자. 저번에 먹었던 그 샐러드집에서 시킬까?
여 : 자기 운동은 언제할거야? 자기 정말 살빼야해.. 맨날 한다고 말만하고 그러면 관절이  •••
나 : 했던 얘기 또 하지말구 저녁부터 정하자.
여 : (갑자기 말 없어짐)
나 : 뭐 먹고싶다고?
여 : 그런 식으로 날 공격하면 나도 상처 받지 않겠어?
나 : 아니 이게 공격이 아니라... 대화에서 겹치는 부분을 제외하고 말을 하면 효율적이지 않겠어 ? 그래도 좀 예민하게 말한 것 같아서 미안해 ~ 할 게 너무 많아서 내가 스트레스 받았나봐

이런식이다.
하나하나 다 서술하기 너무 힘든데...
어쨌든 여친 성격에 대해서 상담하려고 온 건 아니고
내가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 맞는지 헷갈린거니까
이거에 대해서 말을 하겠음

정황을 보고 한번 판단해보셈

얘가 안 힘들었음 좋겠음
힘들어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픔
힘들어하면 할수 있는 최대한으로 위로해줌
카페같은 곳 가면 생각나서 음료같은거 하나 더 사들고 감
얘가 하는 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나한테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짐 예를 들면 진지하게 피시방은 나쁜 곳이라고 구구절절 걔가 말하면 나중에 친구들끼리 피시방가자고 했을 때 몇 번 망설이게 되고 결국 죄책감 느낌
반대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은 _도 신경안씀
얠 웃기고 싶음 웃기면 뿌듯함
작정하고 상처주려는 말을 (몇번 시도해보려고 마음먹은적이 있음) 죽어도 못하겠음
가끔 어리광 피우고 싶음
내가 정서적인 공감을 바람 . A라는 문제에 대해서 말할 때 다른사람들에게는 그 A라는 문제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어떻게 해결할 지 말하지만 얘한테 말할 때는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왜 힘든지를 말하는 편임.
못한 일들에 대해서 변명을 하게 됨. 뭔가 해내지 못한 일이 있으면 왜 그랬는지 걔가 납득할 때 까지 설명해야함. 얘가 납득을 못하면 그렇게 서운할수가 없음.
얘가 죽는 상상을 하면 펑펑 움

여기까진 사랑같음
그치만

얘에 대한 사랑 자체가 의심이 듬
진지한 대화가 즐겁지가 않음
습관적으로 얘 말에 반박하려고 함 말싸움에서 절대 져주지 않으려 함
근데 친구들이나 동생한테는 안그러는 편임. 그냥 경청해주고 일리있다고 생각하고 넘김.
내 일을 대신해줘도 뭔가 무의식중에 당연하다는 느낌이 듬
얘로부터 일어날 수 있는 귀찮은 일들을 피하고 싶어서
얠 좋아하라고 자기세뇌를 한 기분이 듬
얘기하면 너무 답답함. 나를 이해를 못한다는 느낌이 듬
무의식중에 '얜 좀 공감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인식을 가지고 있음. 그래서인지 얘가 뭔가 말을 했을때 내가 일단 의심부터 하고봄. 저게진짜 맞는말인지
사귀는 게 마냥 행복한 게 아니라 고통스러운 부분이 참많음

지친거같기도 함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

댓글 너무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하나하나 다 너무 도움이 되고 특히 마음이 많이 안정되서 감사하네요. 여자친구하고 조만간 부드럽게, 그렇지만 솔직하게 대화해볼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