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친구 하나 있다는 것 만으로 잘 산것같아

쓰니2023.08.03
조회212
나 주변에 진짜 좋은 친구 하나 있는것 같아서 자랑 좀 하고 싶어 물론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친구가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는걸 주변 사람들이 모르는것 같아서 여기서라도 얘기해볼게

언제 그렇게 느꼈냐면 내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 학교에서 말도 안되는 소문이 퍼져서 그거 수습하고 다니느라 엄청 힘들었거든 그때가 시험기간이었어서 괜히 고민상담 했다가 친구들 귀찮게만 만들것 같아서 얘기 안 하다가 3개월정도 지났을때 얘기해주는게 낫겠다 싶어서 털어놓았거든?
다른 친구들은 그냥 진짜 힘들었겠다 라는 식으로만 같이 화내고 그랬는데 얘 얼굴에서 눈물이 한두방울 떨어지는고... 진짜 놀래서 왜 우냐고 그랬는데 얘가 나 진짜 힘들었겠다고 어떻게 버텼냐고 얘기하더라 막 지가 왜 울어...? 싶은 느낌으로 펑펑 우는게 아니라 눈물 몇방울 흘리는 것처럼... 글로 쓰니까 파워 F 같고 지가 왜 울어 싶을수도 있는데 나는 그걸 겪어본 당사자 입장으로 얘기해보자면 진짜 고마웠어

그리고 나랑 똑같은 학생 신분인데도 얘는 용돈을 안 받거든? 그냥 필요할때마다 부모님한테 요청하고 조금 받고 그런 식이야. 근데 길 가다가 나를 닮은걸 발견했다고 선물이라고 종종 사주고 그래.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모티콘 출시된거 살까말까 혼자 고민중 이었는데 너 이거 좋아하지 않냐고 갑자기 선물해주더라

그리고 생일선물도 보통 무난한거 사주잖아
근데 얘는 절대 안 그래... 내가 떠드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단톡방에서 이거 예쁘지않냐 저거 좋아보인다 살까말까 하고 말하는 성격인데 물론 사달라고 티내는건 아님... 왜냐면 내가 말 꺼내는 물건은 하나도 빠짐없이 내가 다 사... 어차피 살건데 좀 더 합리적인 소비인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말 하는 안 좋은 소비습관이긴 해 여튼 갑자기 논점에서 벗어났는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내가 지나치듯 저거 예쁘다- 아 나 뭐뭐 사야하는데~ 라고 했던 말들을 전부 기억하고 노트에 적어놓았다가 생일선물로 사줘... 난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는데 내가 그랬대. 필요한 물건이긴 했는데 어떻게 알았지?? 싶다가도 내가 했던말들을 기억해주는게 너무 고맙더라

우리 둘 다 같은 아이돌을 덕질했던 시기가 있었어 그 친구가 어떤 굿즈를 같이 사자고 했는데 내가 돈이 없어서 살까말까 하다가 안 샀거든 결국? 그 친구 혼자만 산 줄 알고 배송 왔을때 엄청 부러워했는데 내 생일에 알고보니까 걔가 내껏까지 사실 샀었대... 그게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거든.. 사실 리셀하는게 걔한테 돌아가는 이익이 엄청 클만한 굿즈였어. 그 굿즈를 같이사자 얘기했던건 사실 내 생일 4개월전이었거든? 한정판이라 그때 아니면 못 구하는 물품인데 그걸 그 순간에 생각해줬다는게 너무 고마웠어

그리고 이 친구가 사소한 언어습관이나 예의범절이 정말... 엄청나 진짜로. 우리가 대화하다가 습관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우리처럼 멍청한 애들은 그런거 못 해" 라는 식의 말 지나치듯 써보거나 겪어본 적 있잖아 습관적으로 "우리"로 묶는거. 그거 팩트여도 엄청 기분 나쁘잖아. 근데 그 친구는 절대 한번도 그런 실수를 한적이 없어. 둘 다 해당되는 말이어도 "나는~"이라고 말하더라... 또 말하다가 보면 상대방 부모님을 그냥 너희 엄마라고 부를때도 있잖아? 그게 마냥 틀렸다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걔는 꼭 너희 어머니라고 해
이게 어찌보면 굉장히 당연한 것들인데 안 지키는 사람이 많잖아.

얘가 마냥.. 너희가 아는 착한 캐릭터처럼 늘상 웃고 욕 안 쓰는 애도 아니야. 오히려 좀 ㅈㄹ맞은 성격임ㅋㅋㅋㅋ 완전 금쪽이에다가 얘기하다보면 이영지랑 좀 닮기도 했어 MBTI도 ENTP야... 우리 학교는 타반 출입 금지인데 가끔가다 보면 소위 말하는 일진 애들이 막 들어오는데 다른 애들은 그냥 웅성웅성... 좀 나가지... 아 진짜.. 이정도라면 걔는 그냥 냅다 소리질러 미친년처럼ㅋㅋㅋㅋ 아!!!! ㅆㅂ 나가라고!!!!! 아 좀 나가!!!!! 이것도 다 이유가 있는게 처음 5번은 착하게 말해줬어... 우리 반 어떤 미친놈이 에어컨 온도를 2도 낮추는 법을 알아서 우리반만 유독 시원하거든, 그래서 여름에 다른 반 애들이 들어오기도 해. 에어컨 바람 쏭쏭 나가니까 개빡쳐서 소리지르는거지...

또 신기한건... 얘가 호구처럼 보일 정도는 아닌데 좀 퍼주고 다니거든. 근데 절대 생색을 안 낸다? 보통 야 내가 너 저번에 그거 사줬잖아! 라고 함서 장난칠텐데 걔는 오히려 칭찬 받으면 거짓말 안하고 얼굴색이 거의 번개장터 아이콘처럼 변하면서 되게 싫어함... 자칭 칭찬 알레르기래. 고맙다고 막 하면 얼굴이 시뻘게져서 한번만더 고맙다고 하면 절교라고 하고 다님 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이런 친구가 있다는게 정말 복 같아.
어디 얘기할데도 없어서 여기다가 주절주절 풀어본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