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를 왕따로 해결한 선생님

ㅇㅇ2023.08.07
조회272,326
지금은 초등 고학년 딸이 있는 엄마에요. 제가 초4학년때 우리반 친구들 여러명을 고통에 몰아넣던 여학생(A라고 부를게요)이 있었는데 담임선생님이 깔끔하게 해결해 주셨던 이야기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학년초에는 A가 반에서 키도 가장 컸고, 공부도 잘하고, 모둠활동 할 때도 리더역할을 하며 늘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반 친구들이 A와 같이 짝을 하거나 같은 모둠을 하고 싶어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 주변에 맴도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생각대로 지시를 내리거나 심부름을 시키기까지 했습니다.

반발하는 친구가 생겨나면서 다툼이 생기자, 자기 말을 따르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않으면 자신을 따르는 친구들에게 말해서 그 친구와 놀지 못하게 했고, 누가 그 친구와 얘기라도 하면 같이 묶어서 왕따를 시키게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생겨나자, 그 친구를 불쌍하게 보던 다른 친구가 위로를 해주고 싶었지만 A가 보면 자신도 왕따를 당할까봐, 하교후에 아무도 없는 교실로 다시 가서 선생님한테 A가 친구들을 따돌린다는 얘기를 했어요.

4학년때 담임선생님은 평소엔 학생들을 예뻐하시고 학생이 잘하면 칭찬을 많이 해주시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면 처음엔 온화한 표정으로 타이르시다가 그 행동을 반복하면 학생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할 정도로 엄격한 말투로 지도를 하신 분이에요. 그러다가도 그 학생이 자신의 행동을 교정해서 잘해나가면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학생을 바라보시면서 칭찬을 해주시는 분이어서 당시 우리반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좋아했어요.

담임선샘님은 다음날 아침 A를 부르시더니 따로 얘기를 나누셨어요. 목소리가 작아서 안들렸지만 저는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짐작이 갔죠.

그날부터 며칠간은 A가 아무도 힘들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왕따시켰던 친구와도 웃으며 얘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점심시간에 A가 함께 놀던 다른 친구와 의견충돌이 일어나더니 말다툼으로 번지더라구요. 옆에 있던 다른 친구들이 서로를 떼어 놓았는데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자신과 말다툼하던 친구와 그 친구옆에 함께 있던 한 친구까지 묶어서 '너네 앞으로 저 애들과 놀지 마!'라고 자신의 곁에 있던 친구들한테 말하더라구요.

또 다시 두친구는 왕따를 당했고 저는 다시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선생님은 저한테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이번엔 선생님이 도덕시간에 이 내용을 말씀하셨어요.

친구들 사이에 선생님이 모르고 있는 따돌림을 겪고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을까?
혹시 그런 친구를 본적이 있거나 직접 겪었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선생님한테 도움을 요청하거나 여러분들이 힘든 친구에게 힘이 되어 줘야한다.

는 내용으로 말씀을 하시니까

남자애들이 "얼마전에 A가 자기 친구들한테 ○랑 ○하고 놀지 말라하고 따돌렸다"는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남자애들은 어차피 A와 어울리지 않으니까 눈치볼 필요도 없고 남자애들이 얘기하니깐 저도 마음이 편했습니다.

선생님이 그 얘기를 듣고 A한테 사실인지 확인하셨고 다음에 또 이렇게 친구를 따돌리는 일이 생기면 그땐 A도 따돌림 당하는 기분이 어떤지 직접 겪어보게 해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습관이나 성격은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구요. 또다시 A가 친구들을 따돌리자 선생님이 이번엔 우리반 전체 친구들한테 "앞으로 3일간 우리반 모든 친구들은 A와 한마디도 말을 나누지 않고 A가 따돌림을 당하는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느낄수 있게 한다 "라고 하시며 3일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어요. 아마도 요즘 같았으면 아동학대라고 학부모가 거품 물었겠죠.

A는 하루도 안돼서 힘들어했어요. 여자아이들은 되게 고소해 했구요. 선생님은 A가 힘들어하니까 3일이 안됐는데도 따돌림을 해제시키면서 이제 A와도 잘 지내라고, 절대 A를 따돌리는 친구가 더이상 나와서는 안된다고 하셨어요.

직접 경험하더니 확실히 오래가더라구요.
거의 1학기 끝날 때까지는 별 탈없이 지내다가 2학기때 한번 또 버릇이 도져서 이번엔 일주일을 선생님이 격리를 시켰어요. 그땐 일주일을 꼬박 갔던것 같아요.

일주일 격리에서 해제되고 다시 함께 어울리면서 지내는데 A표정이 오히려 되게 온화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사납던 인상이 없어지고 평범한 친구들처럼 순수하고 밝은 모습으로 바뀐 것 같아서 이 때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더라구요. 그 친구는 이후로 한번도 왕따시키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5학년에 올라서는 반장까지 하더라구요.

요즘에는 이런 방법을 쓰면 선생님은 고소를 당하겠지요. 하지만 그 친구A에게는 그 경험이 본인의 성격을 변화시킨 중요한 경험이 됐을거 같아요

댓글 88

ㅇㅇ오래 전

Best역지사지를 겪어봐야 아이들도 자신의 잘못과 그로 인한 타인의 아픔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반성할 수 있는데, 지금의 학교현장에서 이러한 교육방법은 아동학대라는 이름 하에 절대 이루어질 수 없죠. 참 안타까워요. 잠깐의 아픔을 참으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을 할 수 있는데 그 아픔을 아동학대로 치부하니 아이들도 성장의 기회를 잃는 것 같아요.

ㅇㅇㅇ오래 전

Best역지사지, 초딩한테 딱 맞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지금 교육환경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네요. 지들도 느껴보는게 제일 좋은데.

ㅇㅇ오래 전

Best큰애 초등1학년때 옆반에 그런 일이 있었어요. 담임선생님이 애를 타일러도 보고 야단도 치고 학부모랑 상담도 하곤했는데 얼마 못 가서 계속 반복되더라고요. 결국 선생님이 마지막 경고를 하셨고 가뿐히 무시하던 그 애는 선생님 지시에 의한 왕따가 됐어요. 친구들에게 제대로 사과하면 해결될 문제였지만 고집스럽게도 버티다가 이주쯤 지나고서야 백기를 들었고 그 이후부터는 졸업때까지 그런 일이 없이 잘 지냈어요. 담임선생님도 그렇지만 교장선생님의 전폭적인 지지도 있었기에 더 가능했었던 일이라 생각해요. 사립초라서 엄마들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항의하는 학부모에게 학교는 학생을 교육시키는 곳이라며 그 방침이 싫다면 전학보내라고 선생님께 힘을 실어주셨거든요. 애는 학교가 좋다고 전학 안 간다 그러구요. 물론 지금보다는 교권이 어느정도 살아있으니 가능한 얘기기도 하지만 교장선생님이 하는 일이 뭔지 그때 제대로 봤던거 같습니다.

ㅇㅇ오래 전

Best그 아이를 선생님이 그냥 왕따만 시키고 방치하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따로 그 아이를 불러서 오늘 하루 힘들었지 네가 왕따 기분을 겪어보니 어떻든? 하며 그 아이 마음도 어루만져주었을 것 같네요. 옛날에도 노답 학부모는 있었어요. 그 아이가 자기 엄마아빠에게 학교 일을 알리지 않은 건 자신의 잘못을 확실히 인지했기 때문이겠죠. 정말 참스승이셨네요.

ㅇㅇ오래 전

Best저는 30대 아줌마예요. 초등 2학년. 4학년때 따돌림 주도한 친구는 크게 혼났습니다. 2학년때는 선생님께서 그 친구와 1주일간 놀지말라고 하셨고. 4학년때는 맨앞에 선생님 바로 앞으로 책상 옮겨서 혼자 앉게 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반에서 따돌림이 없어지더라구요. 그때 선생님이 올바르게 교육했다고 생각해요. 요즘 이러면 아주 난리가 나겠죠.

ㅇㅇ오래 전

요즘이었으면 난리난리도 그런난리가 없을듯. 저렇게 해서 아이태도를 바꿔주는게 아이미래를 위해서도 좋다는것도 모르고

ㅇㅇ오래 전

백프로 고소각이죠. 내 아이가 왕따시킨건 사과하면 되는건데 교사가 하는건 어디서 감히? 내 귀한 자식한테? 아이는 그럴수 있어도 선생은 그럼 안되지 부터' 세상이 이상합니디ㅡ

에휴오래 전

지금은 학부모 개입이 많고 비정상적인 선생님도 있고 ㅠ슬프다

ㅇㅇ오래 전

저 반애들이 너무 착하네 저딴애랑 다시 어울려주고

ㅇㅇ오래 전

저런앤 안고쳐짐 다른 학생들한테 피해끼치지 못하도록 학교에서 방출시켜버려야함

ㅇㅇ오래 전

저것도 저때뿐. 지새끼만 최고다 오냐오냐키운 부모때문에 다시 기고만장해져서 남들을 지 종부리듯 무시하고 패악질부리고다닐 인성

ㅇㅇ오래 전

선생님이 현명하네

ㅇㅇ오래 전

지금의 현실이 슬프다. 그저 오냐오냐 키워 피해자만 끝까지 당하는 현실...

ㅇㅇ오래 전

요새 뭐만하면 아동학대이니. 이런 지도 못하고 왕따 피해자만 양성하게 되는 시스템임.

ㅇㅇ오래 전

무식한 교사라서 그래요. 교육이념이 없고...교육심리학을 안배웠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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